놀러와, 뜨지못해 안타까운 녀석들. 왜 못 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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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열성은 태산보다 높은 개그맨들이 있다. 그러나 그 열성만으로 인기가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이 여섯 남자의 고생은 오랜 시간 빛을 발하지 못하여 아쉬움을 준다. 그나마 요즘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정성호'를 뺀 '김경진', '유상엽', '양배추', '남창희', '김인석'은 TV프로그램 어디서도 보기가 힘들다.

리얼 예능 프로그램을 뺀 정통코미디 시장이 유야무야 사라져 버린 이후 코미디 시장은 울상이다. SBS는 아예 정통코미디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도 없고, MBC는 그나마 남아 있는 것이 <웃고 또 웃고>이다. 제일 크게 명맥을 잇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KBS의 <개그콘서트>이지만, 요즘은 옛 명성의 인기를 얻고 있지 못해 이 프로그램 또한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번 <놀러와>에 나온 이 여섯 남자는 나름대로 데뷔를 한지 꽤 오래된 재목들이다. 상대적으로 '김경진'과 '유상엽'이 신입 축에 속하고, 다른 개그맨들은 데뷔를 한지 어언 10년이 넘는 베테랑이기도 하다. 허나 10년이 넘은 베테랑이라고 그들이 뚜렷하게 웃음을 주는 것도 아니다. 설령 웃음을 준다고 해도, 시청자들에게 다가오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님을 이들은 보여준다.

'유세윤'이나 '정형돈', '신봉선' 등은 이번 <놀러와>에 나온 개그맨들과 언뜻 데뷔년도가 비슷한 이들이다. 그런데 시청자에게 인기를 얻는 체감지수는 판이하게 다름을 알 수 있다. 한 때 이들도 웃기지 못한 개그맨들은 아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시청자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것은 그들이 어떤 부분에서 모자람을 보여주었기에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웃음을 줄 수 있는데도 뜨지 못했을까?

시류를 읽어내지 못하는 고착성의 코미디에 묻혀 있어서는 아닌가 한다. 지금의 시대는 억지스런 상황별 코미디를 받아들이지를 않는다. 예전 코미디에서 보였던 짜 맞추는 웃음은 노력이 어지간하지 않으면 어색함이 당연히 묻어난다. 합이 잘 맞아야 현실성이 그나마 있어 보이지만, 그것조차도 시청자가 뭔가 억지스러움을 느낀다면 웃기기란 정말 힘들다.


그나마 이런 짜 맞추는 개그가 큰 웃음을 주고 사랑을 받기 위한 조건을 갖추려면, 현실의 맛이 얼마나 살아있느냐가 중요하고, 풍자 요소는 어떤 것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 포인트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웃기기만을 위해서 가상의 상황을 코미디 요소로 집어넣어, 억지로 웃음을 유도했기에 좋지 못한 반응을 얻었다.

예전 정통코미디가 웃음을 주지 못한 상황을 되짚어 보면, 뭔가 현실과는 먼 가상의 상황이란 부분을 느끼게 한다. 바보 연기를 하는 연기자, 분장으로 지나치게 자신을 없애고 캐릭터로 분한 연기자들의 모습은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그런 모습과는 분명 다른 맥락의 웃음이었다.

올해로 각 11년, 12년차인 '양배추'와 '남창희'가 개그맨으로서 웃음을 주지 못했고, 결국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것은 시대를 읽어내는 웃음을 체화하지 못한 것이 큰 문제였을 것이다. 특히 남창희는 수동적인 한계를 가진 대역 연기자 정도의 모습을 보여줬었다. 그가 그나마 리얼 예능에 모습을 보인 것은 초반 <무한도전>에서가 기억에 남는 정도다. 물론 양배추도 그러하다.

이들은 인력으로서는 활약을 했으나, 시대가 요구하는 현실적인 리얼 예능을 못 보여줬다. 평상시 웃기는 녀석이라는 부분을 보여주지 못하고, 뭔가 짠 듯한 모습을 보이며 스스로 무너진 것이 가장 큰 한계점이었다. 매번 이들은 <무한도전>이나 여타 리얼 프로그램에서 얼굴은 조금씩 보였으나, 늘 들러리 역할만 했다. 그들이 우물쭈물 하는 시간에 개그맨을 비롯 개그맨이 아닌 다른 연기자들에게도 묻히는 모습들을 보여줬다.


이번 <놀러와>에 그들이 출연하기 위해서 며칠 밤을 새운 것은 이야기 중에 드러났다. 분명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나 이들이 아직도 인식하지 못한 것은 바로 시대가 요구하는 흐름의 애드리브를 익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짜 오는 개그가 시청자들의 생리에 안 맞는 것을 알지 못한 채 계속 억지스러운 웃음을 주려 한다면 그들은 역시나 뜨지 못하는 안타까운 녀석들로 남아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분명히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무척이나 재미있던 상황별 개그였지만, 한 번 웃기자고 엄청난 에너지를 매번 억지로 짜 맞추려하는 모습은 많은 에너지 소비를 초래하는 것이 될 것이다. 더욱이 짜 맞춘 개그의 소재가 떨어지거나 웃기지 못 했을 때 투입해야 할 상황 개그가 없다면 거의 빈껍데기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다.

요즘의 리얼 예능에서는 전체 그림만 정해준다. 그 그림 안에서 단독으로 끼를 발산하는 것은 그 사람의 능력이며, 현 시대의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유세윤, 신봉선, 정형돈' 등이 억지로 짜 맞추는 개그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금 당장 생각지 않은 웃음 코드를 던져줘도 애드리브로 막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반대로 이렇게 짜 맞추는 개그만을 해오던 개그맨들이 즉각적인 애드리브를 하기는 매우 어렵다.

일명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것은 다반사. 실제 그들이 매번 좋은 기회를 놓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정성호'와 '유상엽'을 제외한 '양배추', '김경진', '남창희', '김인석'은 공통점으로 <무한도전>이나 타 리얼 프로그램에 출연을 해봤던 경험이 있다. 그들이 보여준 애드리브는 당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몸으로 하는 개그는 웃겼을지 모르나, 그 외 웃자고 던진 개그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어색하게 만든 것은 그들이 안타까운 녀석들 소리를 듣는 중요 역할을 했다.

그들이 뜨지 못하는 이유? 현실적인 감각, 초반응이 요구되는 감각의 애드리브를 익히지 못했다는 것으로 이유를 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어떤 상황만을 생각하여 개그를 만들기 보다는, 수없이 많은 상황을 서로 만들어 순간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는 애드리브를 더 키우는 것이 그들이 현시대의 예능에 뛰어들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다. 또한 거꾸로 리얼 예능이 아닌 합이 잘 맞는 상황별 코미디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성호'만큼이나 세심한 연구와 체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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