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가든, 시청자를 환자로 만들려나?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12.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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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가든이라는 드라마가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놀고 있다. 이 드라마는 토요일과 일요일 늦은 밤에 시작되어 안방 시청자들을 모조리 흡수하는 스펀지처럼 수분을 쪽쪽 빨아 드신다. 쪽~쪽~! 이 드라마가 나오면 일단 방안이 쥐죽은 듯 조용해지는 신기한 현상이 벌어진다. 그렇다고 방송사나 드라마에서 그리 시킨 것도 아닌데 참으로 신기하게 시청자들은 알아서 단합을 한다.
오로지 <시크릿가든>이 나오는 시간 안에 나오는 소리는 감탄사와 부러움과 질투 섞인 몸의 반응이 나올 뿐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하는 것을 마땅히 따라할 수 없음에 혼자 좌절을 하고 만다. 하지만 내가 못하는 것 네 놈들이 열심히 해봐라~ 하며 또 토요일과 일요일 이 시간에 TV앞에 책상다리 하고 앉아 가볍게 즐기신다.
이 못된 드라마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로 작정을 했다. 참으로 못 된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드라마를 보고 난 이후 일단 시청자를 염려하게 만들어 놓는 특성이 있다. 이 특성으로 인해서 한 주를 또 어떻게 기다릴까 하는 조바심으로 살아가게 만든다. 다른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에 빠져도 이 설레임을 채워 주지는 못하는 아쉬움이 남게 된다.
<시크릿가든>은 시청자를 환자로 만들어 놓고 있다. 그것도 유쾌해서 미칠 정도로 말이다. 그렇다면 시청자에게 그들은 도대체 어떤 병을 걸리게 해 놓았는지 몇 가지만 살펴보자.
하나, 엘리스 증후군.
김주원 이 녀석 참으로 못된 녀석이다. 저만 앓아도 될 라임을 향한 엘리스 증후군을 그만 시청자에게 전염을 시켰다. 법정전염병 같이 강력한 것을 말도 없이 옮겨 놓았다. 시청자 또한 그가 말한 증세를 보이게 만든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증후군이라고 있지. 망원경을 거꾸로 보는 신비한 시각적 환영 때문에 매일매일 동화 속을 보게 되는 신기하고 슬픈 증후군 말이야. 도대체 왜 아무것도 아닌 저 여자와 같이 있는 모든 시간이 동화가 되는 걸까"
.. 라는 그의 말은 그 말 그대로 시청자가 앓고 있는 희귀병이기도 하다. 이 희귀병이 나으려면 또 다른 시크릿가든 한 회를 봐야 하는 골 아픈 증세다. 시청자는 주원과 라임이 보여주는 장인정신 깃든 한쭈삣 한주삣 동작에 그만 동화를 보는 듯 신비한 시각적 환영으로 고생을 하고 만다.
그 신비한 시각적 효과로 인해 거리를 다녀도 그들의 한 장면 한 장면들이 겹치는 현상이 보이고 만다.
둘, 상사병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주문을 외며 그들의 허구의 인물이라고 애써 부인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여자는 현빈(주원)에게 빠져들어 사경을 해매는 현상을 줘 버린다. 어쩌면 이렇게 멋진 남자가 다 있어! 라며 연신 감동하는 주위의 여성을 발견하는 것은 이제 모래알 찾는 것 보다 빠르다.
"나중에 알게 되면 내가 어떻게 저렇게 멋진 분이 연기를 하는 모습을 봤지" 하며 그를 사모하게 만드는 것에 그만 여자 친구를 빼앗겼다는 피해의식에 젖게 만들기도 한다고 한다. 난 솔로부대라서 그럴 필요도 없지만 대신 이해가 되는 것이 라임이나 엉뚱대여왕인 윤슬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공감을 하게 된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극중 주인공일 뿐인데 그 주인공들을 아주 푹~ 자신도 사귀는 듯 한 망상에 휘말려 그만 상사병에 빠지고 만다. 병중에서도 가장 낫기 힘들다고 하는 상사병을 들게 하는 못 된 드라마가 <시크릿가든>이다.
셋, 동동병
세상천지 듯도 보도 못한 묘한 병도 다 있다. 글쎄도 급조해서 지어 봤지만 딱 말 들으면 이해 갈병이 아닐까 한다. 이놈의 병은 사람을 그냥 내버려두질 않는다. 특히나 남자는 앓지 않는 병으로서 특이하게 여성에게만 전염되는 병이란다. 아니 세상에 여성만이 드는 병이 어딨어? 그랬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었다.
직접 난 그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다. 나의 목격담은 시크릿가든 초반 편이 방송이 되던 때였다. 여행을 떠나서 같이 한 동행객들이 10시가 되기 전 모든 일상을 끝내려는 모양새가 느껴졌다. 특히나 여성들의 모습은 왠지 수상쩍었으나 그것이 어떤 목적에서 그렇게 서둘러 대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시간이 그래도 늦게 되니 주변 마을회관으로 쳐들어가는 쇼킹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자~ 보시라. 이 인원이 옹기종기 모여 <시크릿가든>을 시청 중이시다. 그런데 문제의 '동동병'을 목격한 것은 <시크릿가든>에서 명장면으로 남을 주원과 라임이 영혼체인지를 하고 난 이후 동이 튼 아침 침대 씬에서 결정적으로 나왔다.
주위에 있던 여성이 극한의 '동동거림'을 보여줬다. 그래 그랬다. 문제의 '동동병'은 발을 동~동~ 거리는 모양새의 병이었다. 어쩌랴 이 병은 여성만 있는 것을... 글쎄다 굳이 남자에게 있다면 남성이고 싶지 않은 선택자들이 하지 않을까? 한다.
목격담 두 번째는, 지하철에서였다. 주말 지하철에서 DMB를 켜 놓은 듯 스마트폰을 열심히 연구하는 여성이 눈에 띄었다. 그 여성은 불행하게도 영혼을 스마트폰 안에 빼앗기고 있었다. 도대체 몰랐다. 무엇에 저리 빠져 있는지를 말이다. 그런데 그 궁금증은 머지않아 눈치 채기에 이른다.
나도 궁금하기에 DMB 채널을 뒤져보니 그만 <시크릿가든>이 나오는 시간이었고, 시크릿가든에서 나오는 주원과 라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반응을 하는 그녀를 보았다. 오호라~ 그런데 기다렸던(?) 발 동동 시츄에이션이 터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와~ 대박이었다. 그 동동거림은 전철 바닥이 타다다닥~ 거리는 특수음향 효과를 지원해 주는 게 아닌가!
넷, 페이스오프 증후군.
이 증후군은 정확히 말해서 표정이 악인과 선인의 구분이 생길 정도로 극명한 표정을 제공하는 것이다. 위와 연결된 증후군이었다. 지하철녀가 DMB로 <시크릿가든>을 몸에 땀 한 바가지 날 정도의 후끈한 열기로 보는데 갑자기 전파가 차단된 것이다.
오~ 하늘이시여~ 그녀는 절망의 늪에 빠진 듯했다. 그랬다. 전파 수신 불량으로 그녀는 시크릿가든을 순간 못 보게 된 것이다. 그것도 가장 극적인 장면에서 말이다. 그 극적인 장면에 난 DMB의 가장 핫 한 장면을 보았고, 마침 그녀는 발 동동거림을 멈추고 얼굴이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다울 표정에서 가장 우울한 표정으로 페이스오프를 하는 증후군을 보여줬다. 안타깝다.
다섯, 지름병
지름신이 내린 병이라고 해야 할까? 이 드라마 <시크릿가든>은 시청자의 주머니를 홀랑 털어가는 나쁜 드라마다. 그 대상은 영역을 가리지 않고 병 증세가 찾아간다. 어린 아이의 추리닝 패션이 남달라졌다.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작업한 것이 아닌 동대문 장인의 칼날 같은 솜씨로 빚어진 작품이 되겠다.
지름신은 국경과 언어를 뛰어 넘는다는데 그들은 다른 방송사로 지름신이 줄 수 있는 병을 옮겨놓았다. <무한도전> 네 멤버가 그만 지름신이 생겨버린 것. 아 그대들도 <시크릿가든> 폐인이었던가!
바쁘신 동대문 장인께선 납기일에 촉박한지 네 명 분량밖에 못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사실 한 벌의 여유가 있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느 손에서 귀여움을 받을지 아직 수소문 중이라고 한다.
끝으로, 지름병에 걸린 분들 단체 사진샷
추신> 행복한 하루되소서~~!! 추운데 감기조심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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