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 고현정과 차인표 연기로 분란도 흡수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10.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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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극 대물의 인기는 예상대로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같이도 아닌 한 주 뒤에 시작한 <대물>이 이렇게 단번에 <도망자 Plan B>를 2주 만에 두 배 가까이 시청률에서 앞선다는 것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일이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러할 이유는 너무도 많고, 너무도 명확했기에 더 크게 놀라지 않는다.
우선 도망자의 경우 캐스팅에서는 화려함 그자체지만 스토리가 없는 단순한 탐정물이고,주인공 캐릭터를 맡은 비(정지훈)가 다양한 연기를 소화해 낼 수 없는 인물이기에 빨리 희망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정극 연기보다 연기가 수월한 캐릭터 연기는 그만큼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 다양한 감정선과 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수십, 수백 번 얼굴의 모양이 바뀌어야 하는 곳에서 그렇기에 정극의 연기를 소화해 내기가 어렵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비 같은 캐릭터 전문 연기자는 말이다.
캐릭터 연기는 사실 연기를 하러 들어온다는 타 영역의 스타들이 가장 먼저 치고 들어오는 분야다. 감정선을 안 살려도 되고, 그저 자신의 평상 모습대로 그저 까부는 연기를 해도 되고, 발연기를 한다고 해도 그것은 모두 설정으로 덮을 수 있는 마력의 연출이 있다. 그러나 정극의 연기는 다를 수밖에 없고, 그들은 그것을 하기에 부족함이 많다.
대충 한 주 차이니 같은 선상에서 출발을 했다고는 하나 <대물>과 <도망자>는 어떤 비슷한 이유에서 분란이 있었다. 시작 전부터 <도망자>는 비(정지훈)가 주식 먹튀논란으로 비도덕적인 면을 보여줬다는 의혹에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고, <대물>은 권상우가 뺑*소*니를 했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수사를 받았다. 그러나 결론은 그저 벌금 700만 원이 전부였다.
그런 논란으로 대물은 시작 전부터 권상우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시작이 되었다. 하지만 드라마가 시작이 되기 전 미리 찍은 분량의 드라마와 준비기간 동안 아무런 말없이 배짱을 부리던 권상우는 조금이라도 타격을 덜 받기 위해서라도 '악어의 눈물'을 생각나게 하듯..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용서를 구했다.
그런데 역시나 한국의 문화에서는 이렇게 악어의 눈물을 생각나게 하는 스타의 겉 사과도 쉽게 받아들이며 드라마를 보기에 이른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오히려 그 사람에게 빠져들기도 한다.
'대물'은 이런 논란만 있는 게 아니다. 이미 기사로도 나왔지만, 연출가와 분란이 있는 메인작가가 교체되는 이상한 모습, 그리고 연출자와 제작사 이김프로덕션 간의 갈등, 주인공인 고현정과 제작사 간의 갈등, 제작사 단독의 배우 캐스팅 등 논란거리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많이 가지고 시작이 된 드라마가 바로 <대물>이다.
하지만 대물이 논란거리의 수(數)로서는 도망자보다도 많지만 시청률 면에서 무조건 이길 수 있는 것은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탄탄한 시나리오가 뒷받침 된다는 것과, 그 시나리오를 연기하는 불세출의 연기자들이 포진되어 있다는 것이 시청자를 믿게 만드는 것이다. 그 중에 지금까지 그 역할 수행도가 가장 만족스러운 인물이 있다면 이순재, 고현정, 차인표 3인방이 있어서 이 드라마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중에 일단 고현정과 차인표는 젊은 혈기를 앞세운 강한 카리스마를 가졌다는 것이 시청자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이순재가 맡은 대통령의 모습은 인자하고도 덕장으로서의 면을 가지고 있다. 단지 힘없는 나라의 주권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뭔가를 다 처리하지 못하는 부분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이순재가 맡은 역할은 역시나 짧고도 굵은 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여유까지 말이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고현정이 연기하는 서혜림과 차인표가 연기하는 강태산이 중요하다. 물론 원작에서는 하도야 역할도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이기는 하지만 왠지 권상우는 정극 배우이면서도 발음과 포스를 지니지 못한 면이 있기에 역할 수행도에서 조금 비중을 줄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그렇기에 차인표와 고현정을 중요한 역할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드라마 <대물>이 4회까지 진행이 되면서 차인표와 고현정의 역할이 가장 임팩트 있게 그려졌다. 아니 그려진 것보다는 그들이 발산하는 카리스마 때문이라도 드라마가 더 강력하게 다가올 수 있었다. 고현정의 카리스마를 당해 낼 사람이 없을 정도지만 역시나 차인표는 떨어지지 않는 카리스마와 폭 넓은 연기를 보여줬다. 차인표에 비하면 권상우는 배역 자체도 그렇지만 가벼운 면이 있어서 그들의 카리스마를 대적하지 못하는 면을 보여준다.
고현정이 맡은 서혜림 역할에서 자신의 남편을 잃고 슬퍼하는 망자의 역할을 소름끼치도록 잘 표현해 냈고, 힘없는 나라의 국민으로서 억울해도 참아야 하는 입장과 사회생활이 녹록치 않지만.. 연이어서 자신에게 힘들게 다가오는 것들을 정면 돌파하려하지만 그것이 신념과는 달리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활에 점점 어려운 일들이 다가오고 이것을 헤어나가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들이 찾아오며 방황을 하게 된다. 현실에서 가장 어려운 나날을 보내며 내려간 고향에서도 그녀는 어려움에 겪게 된다. 또한 자신보다 더 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자의반 타의반 나서게 된다.
될 놈은 자신보다 주위에서 알아봐 준다고 그런 서혜림의 능력을 알아주는 것은 망자의 슬픔을 가진 여인이라기보다는 그녀를 자신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주위의 시민과 나아가 국민들이 있다는 것이 조금씩 눈에 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그녀의 능력을 알아봐 주는 한 사람이 다가오니 바로 그는 강태산(차인표)이었다.
강태산은 서혜림을 자신의 뜻을 이루어줄 적임자로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밀어준다. 자신의 인생 한 부분을 잃을 수 있음에도 강태산은 서혜림을 위해서 일정 부분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그녀의 뜻에 동조한다. 서혜림은 자신을 알아봐 주고 끌어주려는 강태산의 뜻에 따른다. 그 이유는 현실에서 자신이 받고 있는 억울한 면과, 주위의 사람들인 하도야와 자식을 위해서라도 당당하고 불의에 맞서 싸우려함에서라도 정치의 길로 들어선다.
다시 드라마에서 빠져나와 인물로 돌아와서.. 이 과정들을 표현함에 이미지가 흐린 배우들이 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대충 멋으로 연기할 사람이 아닌 진정 뭔가를 전해줄 수 있는 그런 연기자들이 필요했고, 고현정과 차인표는 그 배역을 훌륭히 해냈다. 이 두 배우는 '대물'에서 가장 중요하고 멋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위에 표현해 놓은 그 많은 분란조차도 명연기로 헤쳐 나가며 논란이 있는지도 모르게 하고 가는 그들이 있어서 이 드라마는 희망적이다. 시간이 가면서 <대물>은 <도망자>와의 시청률에 있어서 많은 차이를 보일 것이다.
고현정과 차인표가 있어서 <대물>이 희망적이다. 작고 큰 분란조차도 이 두 인물의 연기에 힘을 잃는 것이 신기하고 대단하다고 느낄 때가 아닌가 한다. 고현정은 <선덕여왕> 이후로 연기대상을 탈 만한 작품이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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