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감동을 망쳐놓은 조영남 반말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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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이자 현재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 중인 조영남. 그가 갑자기 <라디오스타>에 이어서 <놀러와>에 '세시봉 특집편'으로 나왔다. 그러나 조영남은 <라디오스타>에 이어 다시 한 번 <놀러와>에서 실망감을 줘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었다. 지난 <라디오스타>에는 그와 평소에 교류가 있던 DJ DOC와 함께 나와서 학력을 가지고 꼬투리를 잡아서 비호감이미지를 준 적이 있었다.

그는 당시 이하늘과 김창렬의 학력을 가지고 계속 면박을 주는 행동으로 시청을 하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출연 당시 자신의 저서인.. '이상은 이상 이상이었다'를 홍보하고자 나왔었지만 라디오스타의 편안한 진행으로 그것이 책 홍보인지 아닌지의 구분을 안 가게 할 정도로 많은 웃음을 뽑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특집 또한 그의 홍보는 모르면 몰랐어도, 아는 한도에서 봤을 때에는 노골적이었다. 옷에 라디오스타 출연 당시 김국진이 써 준 책 이름 옷을 입고 나왔고, 거기에 멈추지 않고 책까지 들고 나와 기어코는 유재석 손에 들려주는 대범함(?)까지 보여줬다.

이번 특집인 '세시봉 특집'은 많은 감동과 지난 세월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좋은 방송이었다. 여기서 '세시봉'은 1960년대에서 70년대를 대표하는 최초의 음악 감상실로 유명했던 곳이다. 이번 방송이 두 번째 방송이었고, 첫 번째 방송은 지난 주 방송이 되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특히나 지난 주 방송에서는 지난 세월의 흔적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세시봉의 흔적들을 이야기 하면서 추억을 시청자들에게 입혀주었다.

당시 '세시봉' 음악 감상실을 호령하던 스타이기도 했던 윤형주, 송창식, 조영남, 김세환 등이 출연해서 포크 문화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조금씩 알려주었다. 이들은 40년 우정인 만큼 격 없는 친분을 과시하며 편하게 이야기를 하며 시청자를 즐겁게 해 주었다.

이들은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너무도 잘 알고, 또한 그들끼리 남아있는 서열과 힘의 논리로 서로를 견제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또한 가장 당시의 포크문화를 알 수 있는 노래인 윤형주의 히트곡 '하얀 손수건', '웨딩케이크'를 불렀고, 조영남과 김세환은 '돈 포겟 투 리멤버 미'와 '우리들의 이야기'를 불러 당시의 추억을 고스란히 안방으로 전해줬다.

그리고 그들끼리 알고 있는 친구와 동생, 형님 서로의 이야기들을 풀어놓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 첫 방송이 끝나고 난 이후 감동적이었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해당게시판을 통해서 쏟아져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도 많은 감동의 댓글들이 전 주에 이어서 올라오고 있다.

이번 주 또한 당시 에피소드 등이 많이 나왔다. 특히나 최고의 전성기를 누릴 때 그들 모두가 CM송으로 유명했던 당시의 친숙한 노래들을 들려주어 감동을 배가시켰다. 윤형주는 현재는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양의 CM송을 불렀는데 그 곡이 무려 1,400여 곡이 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송창식과 같이 살게 된 이유 또한 들려주며 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들이 들려준 세시봉 특집은 느림의 미학과 재미임에는 분명했다.


하지만 감동만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좋고 감동적인 방송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바로 조영남의 '반말 퍼레이드'였다. 며칠 전 같은 방송사인 MBC <황금어장> 내(內) '무릎팍도사'에 출연을 했던 노주현이 방송을 하는 내내 강호동과의 이야기를 받아 말을 건네는 도중에 계속해서 반말로 자신의 생활사를 이야기하며 많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와 비슷한 일이 <놀러와>에 출연한 조영남에게서 재연이 되었다.

조영남은 <놀러와> '세시봉 특집' 도중 90% 이상을 반말로 일관했다. '세시봉 특집'이 편안히 친구나 다름이 없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고 감안을 하더라도 반말은 자신들끼리만 썼어야 했음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송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같이 출연을 한 윤형주와 송창식, 김세환 세 명은 모두 방송이라는 경계를 명확하게 인식을 하며 촬영에 임한 모습이었다. 윤형주는 자신이 맡았던 당시의 CM송을 부르면서 재치 있게 상표 대신 '놀러와'를 붙이는 등 적재적소에 순간적인 기지를 보여줬다. 반말은 세시봉의 친분을 가진 네 명끼리만 하는 것을 명확히 했고, 다른 멤버들 또한 윤형주와 같이 경계를 잘 지켰고, 많은 웃음을 줬다.

그러나 딱 한 명. 조영남은 그 모든 것을 지키지 않았다. 메인 진행자인 유재석과 김원희가 질문을 하면 어김없이 반말로 '그랬어', '저랬어', '응~', '아니야~' 등 수 없이 많은 반말을 구사했다. 자기들끼리의 대화라고 한다면 방송이 될 수 없다. 분명 자신들끼리 대화를 한다고 해도 그것은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 하는 것이고, 유재석과 김원희가 질문을 하는 것은 당시 세시봉과 그리고 그곳에서 같이 했던 인물들을 시청자에게 들려주는 부분이었음에도 조영남은 그냥 유재석과 김원희를 자신보다 나이 어린 사람으로 보고 그냥 마구 반말 행진을 보여주었다.

이번 방송은 감동과 재미 그 모두를 분명 주었다. 그러나 딱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었다면 바로 조영남의 반말과 혼자만의 책 홍보 행진이었음은 그냥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행동으로 보인다. 방송국에서 자신의 후배들과 나이 어린 사람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그 보다도 훨씬 연배가 높은 분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방송에서 하는 말은 시청자와 하는 말과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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