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스런 키스, 시청률 부진 이유는?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9. 1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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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극 시청률은 현재 KBS가 독식을 하고 있다. 그 사이에 시청률의 사나이라고 했던 이승기를 갔다가 놓아도 무조건 참패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승기는 시청률 40%의 사나이라며 황태자 취급을 받은 자타 공인처럼 취급을 받아왔으나 그 조차도 수목극의 아성은 쉽게 깨지를 못했다. 이러한 이유에는 수목극의 채널을 KBS가 아예 붙박이로 박아 놓을 수 있는 연타석 홈런을 친데 그 첫 이유가 있어 보인다.
KBS가 수목극을 가져간 가장 큰 원인은 본 필자가 따져볼 때에는 <아이리스>의 성공이었다. '아이리스 시즌2' 채널이 SBS로 가긴 했지만, 최초 아이리스를 성공시킨 것은 KBS였다. 곧바로 이어진 <추노>는 아예 KBS 수목드라마가 절대적이라는 공식을 갖게 해 버렸다. 이제 수요일과 목요일은 의례 채널이 KBS2로 고정이 되게 생활 습관을 바꿔 놨다는 것이 다른 방송사가 안 되는 이유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아이리스'와 '추노'가 오랜 시간을 성공하는 틈에 타 방송사는 뭔가 획기적인 드라마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움을 남긴다. 사실 이 절대적인 시청률을 선물한 것은 채널 선택권을 가진 아줌마 파워일 것이다. 수목드라마가 10시 이후에 시작한다는 것은 성.인 들의 채널 선택권이 있는 시간인데, 그것도 아줌마 아저씨로 대변되는 절대적인 시청자들이 몰리는 시간에.. 청소년이나 젊은 층만을 위한 맛의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이 시청률 저조의 원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
KBS가 성공을 한 '아이리스'와 '추노'의 성공요인 중에 하나를 보면, 이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20대 이상에서 무조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많았다. 시나리오, 연출, 배우.. 모두가 성공 요인이었을 정도로 균형을 이루었다. 20대에서 50대 까지 놓고 봤을 때에도 각 세대들이 모두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내용들과 배우들이었다.
그런데 타방송사의 경우는 너무 매니악한 드라마들이 많았다는 것이 어쩌면 패한 이유가 될지도 모른다. 분명 그런 드라마들이 못 만들은 드라마는 아녔으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드라마였었다. <미남이시네요>, <로드넘버원>, <나쁜남자>,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은 분명 잘 만들었지만 각 세대들이 고루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녔다. 그런데 KBS 수목드라마는 그 모든 연령을 아우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어찌 보면 안전주의 일수도 있어 보이기도 한다.
분명해 보이는 것은 현재 <제빵왕 김탁구>가 특별나게 재밌는 것은 아녀도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키가 있기 때문에 대단한 시청률을 거두는 것이고, 아무리 새로운 드라마가 나오더라도 기존 입맛에 맞춰진 기존 세대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것이 타 방송사가 시청률의 저조한 늪에 빠지는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뻔한 드라마를 만들자니 그것 또한 이제 와서는 아니고 미칠 노릇일 것이다.
장난스런 키스만으로 놓고 보는 시청률 부진의 이유.
이 드라마는 황인뢰 감독과 김도형이 연출을 한다. 황인뢰 스타일..!! 이 스타일 이라는 것이 참으로 무섭다. 황인뢰 감독의 드라마는 영상 면에서 최고로 친다고 해도 토를 달만한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예쁘고 멋지게 만들어 낸다. <궁>이 그랬고, <돌아온 일지매>가 그랬고.. 이제 <장난스런 키스>가 바로 그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황인뢰 스타일은 엔딩 때 테디베어 만으로도 그의 작품인 것을 알 수 있게 만들어 놨다.
그러나 한 가지.. 너무나 예쁜 황인뢰표 드라마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 있는데, 왠지 모를 정지 영상의 동화 장면을 연상케 한다. 분명 움직이는 화면인데도 배경의 화사한 모습은 정지되어 보인다는 것이다. 비교해서 보면 황인뢰 작품을 동화 장면이라고 한다면, 홍자매의 작품은 만화적이다. 다시 비교해 보면 황인뢰의 드라마는 인물이 움직이고, 홍자매의 드라마는 배경이 움직인다.
역동성의 차이란 부분이 큰 차이를 보여준다. <장난스런 키스>를 보고 있자면 인물들은 부산하게 움직인다. 1:1 비율로 움직이는 것을 보면 배우들이 힘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차라리 배경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배경은 고정시키고 인물만 뛰어다니게 하면서 그 속도를 가끔 2배속 속도로 돌려주는 면으로 역동성을 줄 수 있다. 음성 또한 지지직~ 하면서 2배속 속도로 돌리는 정도로 가끔 써 먹어도 좋은 것이, 일반적인 대화가 오히려 살아나는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같은 패턴으로만 움직이는 화면 보다는, 패턴이 바뀌는 것이 훨씬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빠져들게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령 봉준구(이태성)가 스쿠터를 타고 가다 멈춰서 기름통에 기름이 안 보인다고 라이터를 켜다가 연료통으로 빠지며 터지는 장면도 충분히 웃길 수 있는 장면들이었는데, 화면 속도 비율이 고정되고.. 배경이 인물에게만 맞춰지다보니 연극을 하는 듯 한 기분을 줬다. 벌써 사람들은 연료통을 열고, 라이터를 켜는 순간 터질 것을 예상하고 웃음끼도 걷어들인 결과가 웃음을 주지 못한 이유다.
주인공인 김현중과 정소민 또한 대사를 하는 장면에서 너무 고요한 곳에서 낭독을 하는 듯 한 기분을 준다. 이것은 배우들의 문제라기보다 연출과 효과 삽입 장면에서 잘못된 모습으로 생각이 된다. 가벼운 BGM을 깔아준다거나, 화면을 돌려주거나, 엉뚱해 보이는 효과음을 집어넣음으로서 훨씬 더 밋밋함을 지울 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들만 연기를 하게 만들어 놓는다.
만화책의 내용을 옮기면서 동화로 받아 적은 것이 무엇보다 재미를 반감시킨다. 동화처럼 화려한 것은 일단 좋다. 그러나 동화 속에다 만화를 집어넣을 생각은 왜 못 했는지 그것이 안타깝다. 예를 들어 만화처럼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만화 컷을 집어넣는 것으로 해결을 할 수 있다. 인물이나 행동 묘사 등에 가끔가다가 만화 컷을 같이 보여줌으로서 이것은 현실과 만화적 상상을 결합시킨 형태란 것을 보여줬어도 꽤나 재밌었을 듯하다.
일단 가장 큰 부진의 이유를 드라마적으로 봤을 때에는 이런 것이고, 드라마를 벗어나서 본다면 역시나 KBS <제빵왕 김탁구>가 가진 아줌마 시청자를 못 빼앗아 온다는 것이 부진의 이유일 것이다. <장난스런 키스>는 어차피 시청자를 빼앗아 온다기 보다는 마니아를 형성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좀 더 역동적인 영상과 만화가 원작인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컷 등으로 속도감을 높여준다면 일정 부분 이상의 성공을 거둘 듯하다. 한국 시청률 보다는 외국에 판매되는 것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그 편이 날 듯하다.
오히려 외국 판매용으로 따진다면 <제빵왕 김탁구> 보다는 <장난스런 키스>나 <미남이시네요>류의 드라마가 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도 더 예쁘고 멋지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일단 정지된 영상처럼 보이는 부분, 음악적인 부분, 효과음 부분만이라도 보충한다면 충분히 멋진 드라마가 될 것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송병준의 손길이 안 느껴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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