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방송 취소 사태. 국가주의 전체주의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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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을 통한 수정을 유도하는 게 1단계여야 하고. 권고를 함에도 듣지 않았을 때 질타를 통한 수정 유도가 2단계여야 하며. 3단계는 실력행사 단계여도 늦지 않다. 그럼에도 대중은 1, 2단계를 거치지 않고 3단계 실력행사로 문화 콘텐츠를 압살하고 있어 심히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전심의는 민주적 사회를 방해하는 통제사회의 전초적 성격이라 걱정은 당연할 수밖에 없고. 이 사전심의를 대중이 먼저 하고 있다는 점에선 여러 걱정이 앞선다. 방심위의 빡빡한 심의도 콘텐츠의 질적 하락을 심화했던 요소인데. <조선구마사> 사태를 통해 국회 과방위까지 나서 방송사 허가에 관여를 하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대중의 사전심의는 독이 되고 있다.

 

게다가 과잉 대응으로 보이는 언론의 배우 마녀사냥 유도는 심각한 우려를 낳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대중의 실력행사는 광고주 불매운동이라는 직접민주주의 형태로 나타났는데. 좋게 표현해 직접민주주의이지. 전체주의나 국가주의적인 모습으로 비쳐 우려스러움을 낳고 있다.

 

작가는 조선족이 아니냐는 억지 추측으로 한순간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 취급받고 있고. 배우 한 명 한 명 사과를 받아내려는 악마 같은 언론은 악랄하게 배우 개인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사과를 받아내려는 모습이다.

 

대중이라도 이성적이어야 하는데 이성적이기보다는 오히려 감정적으로 휩쓸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아쉽다.

 

반중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는 여러 일을 겪었기에 대중의 정서가 좋지 않은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감정적인 대처로 얻을 건 없다는 점에서 이성적인 대응을 촉구할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이 김치와 한복 등이 자신의 문화인 양 동북공정에 열을 올리고. 극단적인 일부 중국인의 혐한 분위기가 꾸준히 전해진 탓에 한국 또한 중국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건 또 당연했다.

 

어떻게 역사를 왜곡하고 부정하는 나라와 국민을 좋아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똑같은 모습으로 대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적어도 그들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에 이성적 대처를 바랄 수밖에 없다.

 

지금의 중국 행동들을 보면 외교 관계까지 끊어야 할 정도로 좋지 않은 게 현실이지만, 정부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감정적인 일이 있다고 하여 외교 관계를 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다.

 

민간 차원의 역사 왜곡은 민간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고. 사안이 심각했을 때 정부가 주의를 주는 차원에서 해당국 대사를 초치해 엄중 경고하는 것은 있을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하여 외교를 끊긴 어렵다.

 

중국에 이로운 듯한 연출 장면이 보였다면 수정을 요구하고. 음식문화 왜곡이 있었다면 이 또한 수정 및 재촬영을 통해 바꾸길 바라면 되는데. 논란이 됐다고 하여 융단 폭격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한 부분은 잘못된 행위임이 분명하다.

 

한복이 중국 풍이고. 머리 모양이 중국 풍이고. 갓을 쓰지 않는 장면이 중국 풍이라는 트집 또한 판타지 드라마를 다큐로 해석하는 정도의 해석이기에 이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퓨전 한복 모양으로 점점 바뀌어 표현된 건 기존 사극 드라마에서도 찾아보기 쉬운 일이고.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판타지 드라마이기에 정통 사극의 범주에 모두 끼워넣기는 무리다. 머리 모양 또한 기존 사극 드라마에서 꽤 많이 표현된 수준의 모양이었으며. 갓을 쓰지 않고 주인공과 주연이 등장한 장면은 셀 수 없이 많이 등장했다. 이 드라마는 논픽션이 아닌 픽션 판타지 드라마라는 점에서 달리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잘못된 건 역사적 실존 인물을 잘못 썼다는 점인데 이 또한 수정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폐지보다는 수정으로 계도할 수 있던 부분이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입장 표명도 기다리지 못하고 수정의 시간도 못 준 것은 작가의 상상력을 폭압한 행위이기에 아쉬움을 표할 수밖에 없다.

 

한국인의 정서를 건드렸다고 자국 드라마를 폐지시킨 것은 단순히 환호할 수 있는 성격의 일이 아니다. 그에 따른 사회적 손실도 생겼고. 제작사 및 방영 언론사 등에 가해지는 손해는 그야말로 엄청난 상황이다.

 

80%의 제작 비용은 수백억이고. 그 수백억은 이미 지불되거나 지불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덩치가 커 그나마 맷집으로 버티는 제작사나 방송사, 협찬사, 지자체, 이름 있는 배우들은 버텨도. 외주 급의 스태프는 분명 돈을 떼일 운명이고. 보조 출연자의 피해 또한 엄청날 것이기에 지나쳤던 폭압이 안타까울 뿐이다.

 

대중은 타이핑 몇 자로 화를 풀 수 있고. 사과도 받아 낼 수 있지만. 무수히 손해를 본 그들은 어떻게 복구를 할 수 있을까?

 



판타지 드라마에 역사적 잣대를 과하게 요구하는 일은 최소한이어야 한다. 하나하나 지나칠 정도로 까다롭게 하면 창조적 드라마는 나오지 못한다.

 

우리 것만 맞고. 우리의 정통성을 건드리는 일엔 단 하나의 관용을 베풀지 못하는. 오롯이 국가만을 위한 해석으로 모든 것을 폭압하려는 자세는 옳지 않다. 상상력 부재의 세상을 만들자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그러한 자세는 국가가 과하게 국민을 통제할 수 있는 단초만을 제공할 뿐이다. 국가주의 전체주의 국가는 그렇게 탄생한다.

 

비판은 하되 교정을 통한 완성된 드라마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대중의 역할이다. 민중의 인민재판이 일상화된 사회를 보는 기분은 영 씁쓸하며. 공산당식 자아비판을 강요해 사과를 받아 낸 모습 또한 영 씁쓸하다.

 

<사진=SBS,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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