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사망의 원인은 악플러보다 언론의 책임이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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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사망을 두고 누군가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으나, 책임 소재를 두고 서로 미루는 모습은 고인에 대한 예의도 아닐뿐더러 지켜보는 대중으로서는 짜증 날 일이다.

가장 먼저 책임 소재를 물은 건 악플러들의 악플. 하지만 그 악플러를 만든 건 다름 아닌 언론이기에 언론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언론은 그저 악플러에 대한 포커스를 맞추는 듯한 모습이다. 지상파 종편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언론은 악플이 죽음의 원인이라는 식의 보도를 하고 있다.

악플러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오고 있고. 인터넷 실명제를 추진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고 있으니 그렇게 바라보는 것일 수 있지만, 원인 제공을 따진다면 언론이 더 큰 역할을 해왔기에 굳이 규제를 하려 한다면 언론에 대한 보도 규제를 먼저 하라 요구할 수밖에 없다.

언론은 설리의 죽음 전 일거수일투족을 기사화했다. 그것도 긍정적인 방향의 기사화가 아닌 부정적 이슈로 다뤄 왔기에 대중은 미워하지 않아도 될 그녀를 더 미워해야만 했다.

성적인 이슈. 젠더 간 대립을 위한 이슈몰이. 위아래 구분 못하는 되바라진 아이콘. ‘관종’ 등 그녀를 끊임없이 소환해 악플을 유도한 게 언론이다.

설리가 어떠한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마치 대가를 받고 올리는 듯. 단 한 번도 안 빼놓고 기사화한 인터넷 이슈 헌팅 기자들은 각 언론사에 있어왔다.


마치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듯. 악플러의 책임 때문이라는 듯 사망 후 악플러들만 이슈화 하는 언론과 해당 기자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 악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장단을 맞춘 악플러들의 책임이 없어지는 건 또 아니다. 매번 그런 의도를 알면서 장단을 맞춰 악플을 쓴 악플러는 처벌이 마땅하다.

이 사태에 있어 악플러가 주 처벌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인터넷 실명제를 운운하는 모습 또한 적절한 포커스가 아니다.

인터넷 실명제는 긍정적인 결과만 낳는 게 아니다. 거꾸로 여론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자유로운 의사를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악법의 여지가 있어 이미 위법하다 판단이 된 것이다.

이미 한국은 개인의 자유를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법들이 많고 개인의 명예훼손에 대한 자유를 너무 많이 보장했기에 작은 사안에도 명예훼손 처벌을 받고 있다. 따라서 무조건 법을 강화하는 것은 시의적절한 방향성 제시가 아니다.


대중을 악하게. 악플러를 양산하는 언론을 먼저 정화하는 것이 현재로썬 바람직하다. 언론을 지나치게 옥죄는 것이 아닌. 공공성을 유지하는 언론으로서 바람직한 방향성 유도를 위한 가이드를 제시해 따르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설리의 사망 원인이 악플이라고 재단하는 것 또한 삼가야 할 일이다. 유서에 악플이 원인이라고 나와 있는 것도 아니고. 출연했던 프로그램에서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다고 말했다고 해서 이번 사안에 있어 전적으로 그것만이 원인이라고 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여 재단해 말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악플러를 처벌하는 것은 굳이 인터넷 실명제가 아니어도 얼마든 가능하다. 방지 또한 어느 선 이상 가능하다. 다만 적극적이지 않아서이지 불가능했던 건 아니다. 그 예가 포털의 자율 정화다.


포털은 상습적인 악플러 댓글에 대해선 필터링을 거쳐 반복된다면 자동 삭제되게 해야 한다. 이는 알고리즘만 바꿔도 가능한 일이다. 또 직접 처벌할 수 있는 건 소속사나 인권 단체의 적극적 개입으로 가능한 일이다. 이 모두가 적극적이지 않은 시스템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하려면 할 수 있는 일이다. 굳이 인터넷 실명제를 안 해도 계정 사용자를 고발하면 자연스레 실명 가입자를 소환할 것이기에 고발/고소만 하면 된다.

설리 사망의 원인 제공자는 쉽게 재단하려면 악플러로 재단할 수 있겠지만, 실제 원인 제공자를 따진다면 악플러 이상으로 언론의 역할이 컸다. 조금만 관심을 끄고 그녀를 자유롭게 했다면 지금 이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수 있다.

지금은 반성이 먼저다. 누구 책임이 아닌 전부의 책임이다. 굳이 벗어나려 하지 말자. 특히, 언론의 벗어나기 시도. 너무 뻔히 드러나고 있다.

<사진=JTBC,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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