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에겐 KBS 연예대상은 고통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09. 12. 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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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에도 각종 방송사마다 시상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첫 테이프를 KBS가 연예대상으로 끊었다. 이번 년도의 특이한 점은 작년에는 어느 한 프로그램에 집중이 된 시상에서 고른 시상이 주어졌다는 것은 그나마 좋은 모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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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시나 일방적인 한 프로그램에 대한 편애는 역시나 집중이 되어 나머지 프로그램들은 들러리 정도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것은 다름 아닌 1박 2일에 대한 편애였다. 만약 시청률이 아닌 의미 깊은 연예대상이 되었다면 이경규가 타도 할 말 없을 정도로 '남자의 자격'을 히트치게 한 의미는 대단한 것이다. 프로그램 기획을 거의 다 짜서 들어간 상태에서 그야말로 KBS는 엄청난 지원군을 얻은 것은 분명했다. 만약 '남자의 자격'이 아니었다면 '1박 2일'이 이렇게 시청률이 꾸준히 오를 수 없었을 수도 있다.
1박2일이 어차피 KBS에서는 예능 대표 프로그램이라고 전폭적인 지지를 해 주고 있지만, 그 외 다른 프로그램의 활약은 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물론 1박 2일은 주말 시간 가장 보기 좋은 시간에 배정되어 있고, 시청률 또한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기에 KBS에서는 안 밀어줄 수 없을 것이다. 또 대상이 갔어도 이에 대해 공정성 시비를 걸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니 할 말은 없다.
그렇다고 1박 2일만 선전하는 것은 또 아닌 것 같다. 시청률에 있어서 1박 2일 외에도 '개그콘서트'와 '해피투게더 시즌3' 또한 꾸준한 시청률로 KBS 예능을 이끌고 있는데 너무 한쪽으로 몰리는 응원은 그리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니었다. 올 해 가장 놀랄만한 성적은 다름 아닌 '천하무적 야구단'의 활약과 '남자의 자격' 팀이 있어서 KBS 예능이 빛을 본 셈이다. 하지만 이 모든 프로그램들의 대우는 그렇게 좋게 이루어지지 않아 보였다.
연예대상 전체 분위기를 봤을 때 1박 2일 팀을 대고 밀어주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인기가 있어서 그렇겠지만 나머지 프로그램에도 애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한 KBS 관련 고위 인사들의 아쉬운 발언은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정말 보기 좋은 장면은 자신 프로그램과 스타 자신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같이 축하해 주는 자리에 모든 팀이 하나가 되어 연예대상에 참가한 것은 좋은 모습이기도 했다.
이 와중에 가장 안타까운 사람이 있으니 그건 바로 "유재석"이다. 유재석은 KBS에서 상복은 당분간 없을 듯하다. 하지만 그런 자리에도 나와서 끝까지 지켜봐주고, 후배들과 같이 하며.. 응원도 해 주는 모습은 참 보기가 좋았다. 유재석은 KBS 연예대상에 봉사 활동 나오는 정도 밖에 못 하는 게 아쉽다.
유재석은 다른 방송국과는 달리 KBS에서는 그렇게 큰 대접을 못 받고 있는 듯하다. 바로 1박2일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유재석 자신이 몇 년간 지켜온 '해피투게더'는 항상 좋은 프로그램으로 방송국 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의외로 상과는 먼 곳에서 지켜봐야 함이 아쉬울 것이다.
이번에도 '해피투게더'는 좋은 평가를 받으며, 유재석은 같이 하는 멤버들에게 상을 탈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 주었다.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박미선'과 '신봉선'에게 상을 탈 수 있는 좋은 배경을 제공해 준 것은 유재석이 상을 타지 못했어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해피투게더는 몇 년간 꾸준한 인기로 평일 심야 예능의 불리한 조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청률 또한 15~20% 사이를 오가는 사랑을 받아오며 연말 시상식에서 좋은 상을 받게 한 것은 분명 좋은 프로그램, 좋은 MC가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다.
시상식의 영광이라고 해야 하는지, 피해라고 해야 할 지 헛갈리는 문제 중에 하나 바로 대상의 각축전에서 대상을 제외한 나머지 노미네이트 된 사람들의 씁쓸함이 있어서 보기가 안 좋다. 이번에도 이경규, 이휘재, 박미선, 유재석, 김병만 등 여러 개그맨들이 후보로 올랐으나 대상 후보로 올랐을 뿐이지 어떠한 상도 못 탄 사람들이 있다.
이런 후보들은 말 그대로 공양 차원의 연예대상 참가일 수밖에 없다. 이경규가 그렇고 유재석이 그러한 셈이다. 나름 보람을 찾는다면 자신이 함께한 프로그램과 그 안에 스타들이 여러 상을 탈 수 있는 것에 기쁘긴 하겠지만 정작 자신은 프로그램을 이끈 수장으로서 대우가 없어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이기도 하다. 뭐 어차피 안 받아도 그 사람의 몸값은 이미 누구나 알만한 가치를 지닌 사람들이기에 서운함은 있겠지만 보람찬 일이 될 것이다.
유재석은 '해피투게더'를 이끈다. 하지만 해피투게더는 1위를 할 수 없는 시간대와 공간의 제약성을 지닌 프로그램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도태될 수 있으나 유재석과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이 함께 하며 안정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지만 1위를 못하는 프로그램을 이끌어 갈 수밖에 없는 유재석이 시청률 위주인 연예대상에서 당분간 대상을 탈 수 있는 조건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매년 유재석은 '해피투게더'로 KBS에 공로 역할을 하는 정도 밖에 없다. 물론 자신이 출연하고 출연료는 받겠지만 시청률이 대상의 기준이라면 애초에 대상을 탈 수 없는 조건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약간 아쉬운 부분일 수밖에 없다. 프리랜서로 일하면 여러 곳에서 일을 할 수 있겠지만 불리한 것이 시청률에서 밀리면 자연스레 대상도 물 건너간다는 것은 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또한 매년 유재석은 받지 못하는 대상 시상식에서 후보로 앉아서 곤욕을 치러야 하는 것은 보는 시청자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하지만 자신의 동료와 후배들이 상을 받는 자리에 계속 후보로 나와서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는 것은 칭찬 받아 마땅한 일이다.
유재석에게 있어서 일방적일 수밖에 없는 KBS 연예대상은 자리 자체가 곤욕일 것이다. 거의 90%이상 못 받는 시상식에 참석해서 들러리 하는 역할은 곤혹스러운 일임에 분명하다. 또 이름이 있기에 참석하지 않을 수 없는 그의 마음은 정말 안타깝다.
대상 발표가 되고 축하를 해 주는 유재석의 모습은 멋져 보이나, 매번 뻔히 못 받는 그를 보는 시청자 또한 괴롭기는 마찬 가지다. 상을 받으러 올라간 다른 후보의 시상을 지켜보고 있는 자리 뒤로 이하늘이 다가와서 유재석을 꼭 껴안고 아쉬움의 위로를 해 주는 이하늘은 정말 의리 있고 정이 넘치는 사람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이런 자리에 후보로 안 나오는 것도 옹졸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매번 뻔히 못 받는 자리에 참석해야 하는 후보들의 고통 또한 이해가 되고 남는다. 어떻게 보면 올 한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남자의 자격'팀 이경규에게 대상이 갔으면 어땠을까도 생각해 본다.
나머지 방송사 MBC와 SBS에서는 유재석의 활약이 단연 앞서니 그곳에서는 당연히 유재석이 대상을 탈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힘든 한 해를 지낸 유재석에게 대상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 일 것이다. SBS에서는 '패밀리가 떴다'를 꾸준히 주위 제작진과 출연자의 잘못으로 욕을 먹었지만 그래도 사랑을 받게 하고 죽어라 열심히 한 유재석에게 대상이 가야 하는 것은 진리이고, MBC 또한 '무한도전'으로 1년 내내 고생하고..'놀러와'를 월요 예능 최고로 만들고 사랑 받게 한 유재석이 대상을 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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