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 이대로 가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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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프로그램의 연출을 지적할 타이밍이 됐다. 연이어 갈등 인물을 배치해 시청자의 짜증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는 기본도 안 된 가게들이 등장해 시청자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충무로 필스트리트 국숫집을 보며 스트레스가 쌓였고,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 원테이블집을 보며 스트레스가 쌓였다.


‘왜 굳이 저런 집에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느냐’는 불만의 소리가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됐다.

장사를 잘 하고 싶어 하는 가게는 많다. 그러나 꼭 욕먹을 만한 가게를 픽업하고 시청자는 또 굳이 그런 사장들을 욕하며 피로도는 쌓여 가고 있다.

매 편마다 등장하는 갈등 인물과의 필요치 않은 감정 소모는 짜증의 반응으로 분출되고 있어, 이게 누구를 위한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서로 좋자고 시작한 건데, 가게 사장들도 욕을 먹고, 연출을 이상하게 한 제작진까지 욕을 듣고 있으니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한 일.

응한 가게 사장들도 손해이고, 시청자도 필요 없는 분노를 표하고 있으니 확실히 문제가 있는 건 맞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게 운영을 잘못한 식당주에게 있다. 원가를 잘못 산정해 고객에게 부담을 안겨줬으니 해당 가게 사장이 욕을 먹은 것이고, 음식 맛보단 데코레이션에만 신경을 썼으니 욕을 먹는 건 그들의 잘못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잘못한 건 제작진이다. 알아서 도태될 식당을 출연시켜 욕을 먹게 했다는 부분에서 질타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어졌다.

아무리 골목상권이라고 해도 잘 하는 집이 있고, 못 하는 집이 있으며, 출연을 하려는 식당이 있고, 안 하려는 식당이 있을 진데 굳이 끌고 가며 욕을 먹게 한다는 부분에서 질타를 피하긴 어렵다.

갈등 요소를 배치하면 흥행은 성공할 수 있다.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이니 시청자가 궁금해 빠져들 수밖에 없다.

막장 드라마 구조 또한 마찬가지다. 쓸데없이 갈등 요소를 배치해 시청자를 묶어 두고 시청률 가두리 양식을 하니 시청률은 좋으나 비난은 끊이지 않는 구조.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현재는 막장 드라마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출연자 중 누군가를 개념 없게 표현하고, 실컷 욕 먹인 후에 성공케 하는 스토리. 극적 화해와 극적 솔루션 제공으로 반전을 노려 성공케 하지만, 반복될수록 피로도는 커질 것이기에 멈추라 말할 수밖에 없다.


백종원의 이미지가 무척이나 좋아지는 효과는 무개념 출연 인물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자기를 희생해 가며 도움을 주고자 하니 그의 이미지가 좋아지기는 하나, 반대로 이미지가 나빠지는 식당주는 말 못 할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당장 기존보다는 장사가 잘 될 것은 확실하기에 입을 다물고 있을지 모르나, 가공된 이미지 때문에 장기적으로 악인 취급을 받고 무능력자로 취급받는 것은 탐탁지 않을 것이기에 안쓰러운 면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찾아야 한다. 골목식당은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알게 해야 하고, 프로그램은 막장 요소를 제거하면서도 시청률을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처럼은 안 된다는 것이다.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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