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러를 넘어 양성 혐오론자의 시대가 왔다. 단어 하나에 오만가지 뜻을 넣어 자신의 세계 위주로 살아가는 네티즌이 있고, 또 그들과 상생하는 쓸데없는 언론이 시대를 점령하고 있다.
아무런 뜻 없이 실수로 나온 말에 ‘여혐’이라 몰아붙이는 시대. 또 자신 위주의 생각을 벗어난 행위를 했다고 ‘남혐’이라 몰아붙이는 시대가 현시대이니만큼 살기는 참 퍽퍽하다.
또 여론의 관심을 갖고 싶어 하는 자격 없는 썩은 글쟁이들은 사전적 의미로 예능을 풀이해 갈등을 부추기는 시대다.
이광수가 <런닝맨>에서 한 말 ‘꽃뱀’은 사전적 의미로 보자면 분명 부정적 의미의 단어이다. 그러나 그 말이 왜 나왔는지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비난만 하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그들은 오롯이 문제 삼고자 하는 단어의 뜻풀이를 해 폭력적인 언행을 했다고 몰아붙이는 게 전부다.
이광수는 AOA 혜정과 짝을 이뤄 ‘좀비 커플 레이스’를 했고, ‘인간 또는 좀비’의 여부가 중요했다. 처음부터 서로 인간이라 믿게 했다가 혜정이 좀비로 밝혀지자, 배신감에 의미를 두지 않고 ‘너 꽃뱀이지?’라는 말을 한 게 이광수였다.
정확히 쓰자면 제작진이 순화한 말처럼 ‘너 사기꾼이지’ 정도로 썼으면 좋았을 터. 하지만 다른 말을 쓸 수 있고,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할 수 있는 데도, ‘꽃뱀이냐’ 물었다고 큰 문제인 것처럼 몰아붙여 그를 몹쓸 사람 취급하고 있다.
이는 평상시 어떤 말로 친구와 대화를 하는지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운 일이다. 꼭 사전적 의미로 친구와 대화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도 이광수의 말은 큰 문제가 없다 여겨진다.
만약 그가 사전적 의미로 그 말을 썼다면야 큰 문제겠지만, 그는 사전적 의미보다는 편한 사람끼리 하는 말로 한 것이기에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
예를 들어보자. 문제 삼는 이가 친구에게 ‘아이고 이 병x아’라고 했다 치면, 친구가 꼭 ‘병x’이어서 ‘병x’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예 또한 그리 좋은 비유는 아니지만, 극단적 비유로 하자면 이해는 쉽다.
또 친구 간에. 형 동생 간에. 가족끼리 쓰는 말은 사전적 의미를 건너뛴 언어 습관일 수밖에 없어 사전적 의미로만 판단해 비난하기 어렵다. 하나의 예를 더 들어보자. 어머니가 자식에게 장난으로 ‘아이고 ㅈ랄병한다’라고 했다 치자. 그렇다면 어머니는 자식에게 ㅈ랄병을 앓으라고 한 것일까? 분명 아니다.
사회적으로 미투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시점이라고 해당 말을 쓰지 말라는 말 또한 과한 헛소리일 뿐이다. 의미 없이 썼을 뿐인데.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다고 의미를 부여해서까지 그에게 ‘넌 그 말을 쓴 거야’라고 죄를 물을 이유는 없다.
시즌 종영을 한 <무한도전> 또한 단어 한마디 한마디에 의미를 부여해 불편해하는 ‘선비님’들 덕분에 웃음을 잃어버린 예능이 됐는데, 이젠 <런닝맨>에까지 단어 한마디 한마디를 꼬투리 잡는 것은 위험해 보일 수밖에 없다.
<런닝맨>에서 이광수는 7년 넘게 비슷한 역할을 해왔다. 서열을 파괴하는 캐릭터였고, 가족 같은 분위기로 예능을 해왔다. 또 <런닝맨>의 기본 언어 습관은 가족 같은 분위기의 언어 습관이어서 대부분 말을 트고 게임을 하는 예능이었다.
이광수는 평상시 하는 가족 언어 습관. 친구와의 언어 습관으로 대했을 뿐이다. ‘꽃뱀’이라고 했다고 꼭 그 의미로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칠푼이 같은 상상력일 수밖에 없다.
또 과하게 의미를 부여해 왜곡된 여성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건 너무 큰 오버일 수밖에 없다. 한국 사람의 의식이 그 정도로 수준 이하일까? 아니다. 그 의미로 쓴 게 아니란 것을 대부분이 알고 있었다.
호들갑을 떨어가며 아무것도 아닌 일을 키우지는 말자. 없는 혐오를 했다고 우기면 그 사람이 혐오를 하는 것일까? 역시 아니다. 망상증을 가진 너 자신만 그런 생각을 한다 생각하라.
그런 말이 있다. ‘예능은 예능으로 보자. 다큐로 보지 말고’라는 말. 그 말을 혐오론자인 네티즌과 언론인에게 전해주고 싶다. 또 하나의 말 ‘방구석에만 있지 말고 산책도 하라’라는 말 또한 전해주고 싶다.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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