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X평창 파이널 쇼케이스. 40일간의 열정을 보았다
- [테마] 인터뷰, 현장취재
- 2017. 10. 17. 23:30
평창문화올림픽을 위한 아티스트들의 움직임은 이곳저곳에서 피어 나고 있습니다. 강원도 평창 감자꽃스튜디오에도 아티스트들의 열정이 넘쳤는데요. 그곳 모습을 같이 보고자 글을 써봅니다.
감자꽃스튜디오에서 열린 [첩첩산중X평창] 프로젝트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나라의 음악과 무용, 시각 부문 대표 아티스트 23인이 40일간 평창과 강원 지역에 체류하며 강원도의 자연과 문화 및 생활유산을 경험하고 그를 통해 받은 영감과 주제 의식들을 공연.전시∙영상∙출판의 형태로 창작하고 발표하는 전문 예술프로젝트였습니다.
아티스트들은 체류기간 인문학 강연, 파트연습, 음악무용 콜라보, 뮤직댄스필름, 시각워크숍 등을 통해 공동작품을 창작하고,
그 결과물을 오픈스튜디오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하며 지역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여서 반가움을 더합니다.
실제 그 노력에 대한 결과물이 우수했다는 점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신있게 말이죠.
강원도 평창 감자꽃스튜디오에서 열린 파이널 쇼케이스에는 프로젝트를 함께한 20여명이 보였고요. 파이널 쇼케이스에서 보인 작품은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10월 22일 오후 5시 무대에 올라 많은 대중을 만날 예정입니다.
관련 도움 링크는 글 마지막 부분에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찾은 날은 마침 날이 무척이나 좋아 그 미래를 짐작케 했습니다. 사실 방문했을 때 너무 한가해 보여서 좋은 작품이 보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각 프로젝트 무대가 보여지는 순간 만족도는 그 어떤 작품보다 높았다는 점에서 안심을 하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날 보인 [첩첩산중X평창] 파이널 쇼케이스는 ‘Deep in the Mountains’과 전시 ‘몽타주는 심장박동이다’로 열렸습니다.
감자꽃 스튜디오는 노산분교라 불리던 작은 폐교를 고쳐 만든 스튜디오로, 창작의 공간으로 더 없이 좋은 장소로 보였습니다.
과거의 국민학교(현재 초등학교)를 기억하던 세대로 감자꽃스튜디오로 변한 노산분교의 모습은 놀라움이었고, 이런 공간이 있다면 나 역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게했는데요. 그만큼 좋은 환경을 갖춘 곳이라 작품에 임한 아티스트들의 창작 능력은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존경스러웠습니다.
감자꽃스튜디오 뒤로 연결된 강당에서 첫 [첩첩산중X평창] 프로젝트를 마주했습니다.
[첩첩산중X평창] 프로젝트는 총 3파트로 구성됐었는데요. 첫 코스로 댄스 파트를 구경할 수 있었고요. 이어 뮤직 파트. 세 번째 비주얼 아트 파트를 구경했습니다. 강당에선 댄스 프로젝트를 볼 수 있었죠.
도착했을 때는 마지막 동선 체크 과정들이 보였습니다.
[첩첩산중X평창] 프로젝트 댄스 파트는 시작됩니다.
정수동 현대무용가가 무용 감독을 맡았고요. 무용분야의 아티스트는 14인. 음악 PD 김재훈 씨까지. 총 16인이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창작 작업은 개별작업과 공동작업으로 이뤄졌고요. 무용 무대 자체가 개별작업과 공동작업이 같이 보이는 방식이어서 꽤 자연스럽게 다가왔습니다.
마침 평창중학교 학생과 평창고등학교 학생들이 참여한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평창군수 심재국 님도 가운데 보이네요.
폴란드 무용수 바르텍 보스트윈스키(Bartek Woszczynski)의 무대는 과거의 기억과 후회를 벗어낸다는 메시지가 담긴 퍼포먼스를 선보였고요.
스웨덴 무용수 잉그리드 로스버그(Ingrid Rosborg)는 인간에 의해 구성된 시스템을 벗어나면 인간보다 코끼리와 나무에 가까워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개별작업이지만 공동작업이기도 하여 여러 나라 아티스트가 함께하는 무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첩첩산중 Deep in the Mountains>의 마지막 무대가 될 <시간의 파편>은 무용 감독 정수동과 음악 감독 김재훈의 작곡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될 예정이죠.
낯선 환경에 도착한 아티스트들이 적응하며 느끼고 기억될 순간들을 하나하나의 장면으로 캡쳐하듯이 이미지화 하는 것에 주력했다고 전해집니다. 기쁨/슬픔/즐거움 등 내적 감정의 요소들이 공간 속 무용수들에 의해 변형되고 충돌하며 겹쳐지는 무대가 될 예정이죠.
개별작업이 보이고 공동작업이 같이 보이는 방식. 쉽지 않은 연출이지만, 매우 매끄럽고 수준 높은 창작 무대에 박수가 절로 나왔습니다.
바르텍 보스트윈스키, 용 션 리우, 정수동 감독, 탄 청 응웬의 퍼포먼스도 잡아봤습니다.
산과 자연, 시간과 다양한 주제 의식이 담긴 작품들이 선보여졌죠.
용 션 리우의 위트 넘치는 퍼포먼스도 볼 수 있었는데요. 평창의 자연과 서로 다른 예술가들의 관계성을 콜라쥬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말레이시아의 무용수의 퍼포먼스도 멋졌습니다.
전보람 무용수는 줄을 이용한 퍼포먼스로 인상 깊게 남았는데요. 평창과 서울을 오가는 길의 여정을 선과 신체로 표현하는 퍼포먼스였습니다. 뮤직 파트 베로니카 톨레나르와 협업이 있었죠.
바르텍 보스트윈스키, 전보람, 탄 청 응웬, 잉그리드 로스보그, 이리나 데미나, 용 션 리우, 정수동 무용가의 공동작업 퍼포먼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러시아 이리나 데미나는 여성의 춤의 정신인 빌라스(Vilas)에서 영감을 받은 춤 동작을 중심으로신체의 형태와 이미지, 현존과 부재 사이에 존재하는 것을 탐색하고자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베트남의 탄 청 응웬은 월정사 템플스테이에서 발견한 돌탑에서 영감을 받아 돌과 돌을 쌓는 행위를 신체로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입니다.
음악 부문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에후드 에툰과 자연-반연에 관한 대화를 춤과 연주로 표현하는 한국의 정지혜 무용수 또한 좋은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전체 무대가 끝나고 자유롭고 재미있는 연출의 단체 사진도 남겼습니다.
정수동 감독과 이리나 데미나의 우정 가득한 사진 또한 남겨드립니다.
[첩첩산중X평창] 프로젝트 중 음악 프로젝트가 보여질 감자꽃스튜디오 이곡리 극장의 모습도 보입니다.
음악 파트를 꾸밀 아티스트가 등장하기 전 무대는 평창고 스쿨밴드와 평창중 스쿨밴드가 열어줬습니다. 위 사진은 평창고 스쿨밴드 대일밴드의 모습입니다.
평창중 스쿨밴드 ‘스톤 파크’도 열심히 공연을 했습니다. 쑥스러워 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 무대. 앞으로 더 노력하면 잘 할 수 있겠죠.
음악 파트 정예 아티스트가 출동했는데요. 사진에는 김시율 피리연주자, 베로니카 톨레나르, 뭉흐진 푸렙쿠, 에후드 에툰, 파트리시오 노에 크롬이 보이고, 음악 PD 김재훈 씨도 피아노 앞에 보입니다.
먼저 한국 피리 연주가 김시율과 네덜란드 베로니카 톨레나르(Veronica Tollenaar)는 하멜표류기에서 영감을 받아 17세기 클래식 반 아이크의 ‘Malle Symen’과 조선의 풍류음악인 ‘천년만세’를 오버랩한 무대를 선보여 감동을 줬습니다.
이어 아르헨티나 기타리스트 파트리시오 노에 크롬(Patricio Noé Crom)과 이스라엘 재즈 베이시스트 에후드 에툰(Ehud Ettun)의 콜라보가 이어졌으며,
파트리시오 노에 크롬은 몽골의 마두금 연주자 뭉흐진 푸렙쿠(Munkhjin Purevkhuu)와 또 다른 콜라보 무대를 보였습니다.
특히, 뭉흐진 푸렙쿠의 마두금 연주 실력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물론 파트리시오 노에 크롬의 연주도 열정적이었죠.
한국의 타악 연주자 최혜원도 합류해 매력적인 앙상블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에후드 에툰은 한국의 타악 연주자 최혜원에게 소개받은 독창적인 전통 국악의 장단 ‘칠채’를 이해하기 위해 곡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는 말도 해 그들의 협업 수준이 어떤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매우 성공적인 무대였으니, 매우 성공적인 소통을 했다고 보면 되죠.
수준 높은 무대를 평창 감자꽃스튜디오에서 봤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될 정도로 감명 깊었습니다.
전체 음악 파트가 끝나고 이어진 단체 사진에는 [첩첩산중X평창] 프로젝트를 이끌어 갈 주인공과 찬조 출연으로 평창고/평창중 학생들이 함께해 더 뜻 깊어 보였습니다.
또한, 감자꽃스튜디오에선 소리산책 체험 가이드도 있어 찾을 만했습니다.
티네 슈렐 랑게가 제작한 소리산책 체험 지도를 따라 소리산책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누구라도 쉽게 찾을 만한 작은 여정이 있다고 하네요.
비주얼 아트 프로젝트는 전시 파트로 <몽타주는 심장박동이다>가 컨셉입니다.
전시타이틀은 영화감독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가 영화의 미장센과 몽타주 기법에 대해 쓴 에세이 중 한 문장인 “연출이 하나의 장면이라면 몽타주는 심장박동이다.(If direction is a look, montage is a heartbeat)”에서 빌려온 전시라고 하죠.
몽타주 기법의 전시이기도 하죠.
이번 전시는 짧은 기간 동안 인연을 맺고 헤어지게 되는 레지던시의 필연적인 여정과 각기 다른 작업 전개를 보여준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의 호흡을 몽타주로 제시하고자 노력했다고 합니다.
브라질 이고르 비도르(Igor Vidor)는 축구선수이기도 했었다네요. 2채널 비디오는 정지혜, 최혜원, 김시율의 협업이라고도 합니다.
독일 마이클 본 쉔버그(Michael Von Schonberg)는 동료를 업고 산을 오르는. 그곳에서 느낀 기억들을 사진으로 담은 작품도 보였습니다.
일본 주리 스즈키(Juri Suzuki)는 채집된 사물들을 이용한 전시를 보여줬습니다.
미국 잉그리드 상희 에드워드(Ingrid Sanghee Edwards)는 한국 부산 출신인데, 입양이 된 케이스의 아티스트였습니다. 한국인으로 남아 있는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 앨범을 만든 작품들이 보였습니다. 멋진 아티스트라 더 반가웠습니다.
모든 [첩첩산중X평창] 프로젝트 파이널 쇼케이스가 끝난 이후에는 야외 파티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참가한 아티스트와 자리를 찾은 이들의 파티가 즐거웠죠.
전시 및 퍼포먼스 일정
[국제레지던시 <첩첩산중X평창> 전시]
전시명: Montage is a Heartbeat
전시일: 2017년 10월 20일(Fri) – 11월 04일(Sun) | 10월 25일은 휴관
전시장소: 행화탕 Haenghwatang
특이사항: 무료
[국제레지던시 <첩첩산중X평창> 파이널 쇼케이스]
공연명: 첩첩산중 Deep in the Mountains
공연일: 2017년 10월 22일(Sun) 오후 5시(17:00) 하루
공연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Daloreum Theater, National Theater of Korea
특이사항: 전석 초대, 네이버예약 사전신청
끝으로 한마디,
16개국 음악, 무용, 시각예술 아티스트 20여명의 40일 기록. 그들의 기록은 어떤 지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보는 것도 행복일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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