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좋은 이미지를 남길 수 있는 건 행운과도 같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들킬 수 있고, 부족하진 않으나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면 불행하다 느낄 수 있으니.
특히, 좋지 않은 여론에 의해 왜곡된 시선으로 피해를 받고 있던 연예인이라면 쉽게 출연 결정을 하긴 어렵다. 나가더라도 등 떠밀려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에, 설현의 <삼시세끼 바다목장편> 출연은 모 아니면 도의 상황이었을 것은 분명하다.
첫 방송이 나간 한주 전 방송까지만 해도 설현의 출연은 좋지 않은 여론을 뒤집지 못했다. 막연히 안 좋게 생각하던 일부 대중의 마음을 돌려세우기에는 부족한 면이 보였기 때문.
쑥스러움을 유독 많이 타고, 누군가를 어려워하는 내성적 성격 탓에 이래저래 눈치를 보는 장면은 썩 좋을 게 없던 장면이다.
그렇지만 한주가 지난 방송에선 설현의 내면을 알 수 있는 장면들이 나오며 여론은 180도 바뀌었다.
과거 충분히 할 수 있는 실수 때문에 돌아선 여론조차, 설현의 진짜 모습을 보고는 다시 돌아서 그녀를 응원하는 분위기다.
충분한 말은 안 했지만, 늘 누군가에게 자기 주장을 하지 못하는 게 천성이었다는 것을 알렸고, 또 누군가에게 실례가 되지는 않을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으로, 해야만 하는 말도 못했던 과거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선 감싸주고 싶은 마음도 갖게 했다.
설현은 억울할 법한 편견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하는 이상형의 모습을 그려 놓고, 그렇게 가야 한다며 강요당했던 과거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것이 바로 그것. 그렇기에 득량도 삼형제인 이서진-에릭-윤균상은 설현을 아끼고 싶어 하는 분위기였다.
게스트로 출연한 한지민이 오랜 친분에서 나오는 편안함으로 시청자 포함 득량도 삼형제의 마음을 빼앗았다면, 설현은 한결같은 차분함으로 마음을 돌려세운 케이스.
사람들이 원하는 이상형의 여성상이 희고 가냘픈 여성이라는 편견 때문에, 자신도 그렇게 되라며 강요당했던 지난 이야기는 시청자의 마음을 돌리는 결정적 장면이었으며, 삼형제의 마음도 돌린 부분으로 보였다.
<삼시세끼>에서 설현은 모든 부분에서 한결같았다. 말도 차분하고, 웃음도 차분했으며, 분위기에 잘 섞이는 모습도 보였다. 내성적인 것과는 별개로 사람과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모습 또한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여우 같거나. 혹은 선배니까 잘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가식을 드러내는 케이스도 아니었다. 오랜 살아온 경험에서도 알 수 있듯 이서진과 에릭은 설현의 본심을 빨리 알아챈 느낌이었다.
상황에 충실해 후다닥 달려 가 일을 거들고, 자신에게 해보라고 하는 것에 서툴지만 해내는 모습. 또 하지만 기대감 이상을 충족시키는 소고기 굽기 스킬은 반할 만한 모습이기도 했다.
<삼시세끼> 득량도 삼형제가 적극적으로 설현을 아끼는 동생으로 생각하려 했던 건, 설현의 성격이 먼저 무엇을 풀어가기보다는 풀어주면 잘하는 것을 알았기에 더 적극적이었을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로 충분히 그 사람을 모르면서도 다 아는 것처럼 평가를 하고 질타를 하며, 비난까지 하는 세태 속에. 이서진-에릭-윤균상이 특히 설현을 예뻐했던 것은 투명할 정도로 겉과 속이 같아 보였기 때문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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