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개인기 수준. 평소 담소. 평소 숨쉬기 등으로 크게 뭘 웃길 수 있을까? 아무리 잘난 MC라고 해도 다른 MC와 공조를 하지 못하면 그 프로그램은 산으로 가기 마련이다.
tvN 예능 <공조7>은 처음 시작하며 한 말이 있다. “(주변에서)이 멤버라면 숨만 쉬어도 재밌겠다더라”라는 제작진의 말.
하지만 숨만 충실히 쉬어서 일까? 재미는 많이 뽑아내지 못했다. 개개인의 능력이라면 사실 제작진이 말한 대로 이 프로그램은 숨만 쉬어도 재밌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것은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그들이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능 콤비 탄생을 위한 계급장 뗀 한판 승부, <공조7>에서 승리한 이는 없다. 모두가 패장이 되어버렸기 때문. 그렇다고 이 프로그램을 보며 명콤비가 되어준 MC도 찾기 힘들다는 것은 프로그램 종영 이유와 맞닿아 있다.
섭외된 이경규와 박명수, 김구라, 서장훈, 은지원, 권혁수, 이기광의 콤비는 사실 그 순서대로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경규와 박명수가 콤비, 김구라 서장훈 콤비, 은지원 권혁수 콤비에 이기광이 진행을 보는 그림은 그냥 자연스러운 그림이었기에 그대로 밀고 나갔으면 됐다.
어떤 주제가 주어지고 미션이 나오면 서로 경쟁을 하고 공조를 하며 명콤비의 진행력을 보였으면 됐는데, 정확히 기준점은 없이 매번 바뀌는 탓에 10회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최종회 10회에서 종영 이유를 가지고 서로가 원흉이라는 듯 물고 뜯는 장면은 웃음을 줬지만, 웃음 너머 진짜 원인을 따지면 갈피를 못 잡고 헤맨 제작진과 더불어 MC들도 책임을 면키는 어렵기에 씁쓸함을 줄 수밖에 없던 것도 사실이다.
이경규는 열심히 한 게 맞다. 후배 MC들과 세대를 넘어 경쟁하는 모습은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그 의미를 못 찾은 건 독보적인 MC의 자리를 못 보여주고 동화되는 선에서 끝났기에 열심히 한 것은 알아도 프로그램을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것도 지적할 수밖에 없다.
김구라는 서장훈과 때로는 이경규, 은지원과 티격태격하면서 재미를 줬지만, 역시 게임에 참여하는 일반 게스트 수준을 못 벗어났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그러나 생각 이상 자신의 역할을 소화해 낸 MC도 보인다. 은지원은 게임에서 절대적인 실력으로 재미를 줬고, 분위기를 이끄는 면도 있었다. 이기광은 진행을 하며 때론 대타로 재미를 줬고, 무엇보다 열심히 하는 면이 보였다. 또한, 권혁수도 상상 이상으로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내 분위기 메이커가 됐다.
그중 제일 못한 건 서장훈. ‘미우새’ 영향으로 잠깐 빠졌다가 들어와 상대적으로 활약을 못 했다고 해도, 그가 <공조7>에서 한 건 사실 많지 않다. 게스트 수준에서 미션에 임하고 게임을 한 것 외에 분위기를 주도하거나 잘 묻어난 것도 없다.
박명수는 나름 열심히 하려는 모습은 보였으나, 사석 외에는 못 웃긴다는 징크스를 깨지 못하며 <무한도전>과는 달리 ‘박복 캐릭터’ 하나 얻는 것으로 끝났다.
난다 긴다 하는 MC들은 전체적으로 나름 열심히 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종영할 수밖에 없는 주원인은 역시 제작진의 잘못이다.
어떤 미션을 주고 마냥 지켜보는 수준의 연출은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마치 이 프로그램의 제목이 <방조7>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풀어놓는 모습이었다.
정해진 동선을 주고, 해야 할 미션을 생각대로 끝내게 하고,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촬영분을 지목해주지 않았기에 방종형 예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참가한 MC 중 특정 스타의 팬이 아니라면 과한 인내심이 필요했던 게 <공조7>이었다. <공조7>은 예능이지 다큐가 아니다. 어느 정도 대본이 그들을 옭아맬 때 재미도 찾을 수 있었지만, 그것을 못해 종영하게 됐다. 다시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비슷한 포맷으로 프로그램을 생각한다면 미션과 게임 가이드는 명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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