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가 유명 DJ 하드웰의 음원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가 제대로 망신 당했다. 음원 제작자인 하드웰의 공개 저격이 있었기 때문. 이후 박명수의 해명이 나왔지만, ‘해명도 아닌 사과도 아닌’ 영혼 가출 랩에 대중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박명수는 불성실한 사과가 논란이 일자, 자신의 라디오 방송에서 다시 사과를 하는 모습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찜찜한 기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박명수는 첫 사과문으로, “일단 선곡이 잘못된 건 맞습니다. 대형클럽 옥타곤에서 불법다운파일은 음질저하로 사용치 않고 aiff파일을 대부분 사용합니다. 순간적으로 선곡을 하다 보니 실수가 있었습니다”라고 하고, 이어 “앞으론 좀 더 선곡에 신경 쓰겠습니다”라는 사과 비슷한 사과를 했다.
또한, “하드웰과 원작자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분들입니다. 더 좋은 set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말해 대중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이유는 그의 말이 앞뒤가 전혀 맞지 않아서다.
박명수의 1차 사과는 어떻게 봐도 사과라고 볼 수 없는 사과문이었다. 그 어디에도 ‘미안하다’라는 말이 없고, 해명이라고 하지만 ‘해명이 아닌 변명’을 하다 보니 앞뒤 말이 안 맞는 영혼 가출 멘트가 된 것이다.
아무리 좋게 1차 사과문을 봐주려고 해도 그건 사과 멘트가 아니었다. 네티즌의 말대로 ‘당당하다’는 표현이 더 맞을 정도로 그의 말에는 미안한 마음이라곤 느껴지지 않았다. 당장 위기를 벗어나려는 변명 멘트를 구사하다 보니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하드웰 페이스북>
직업적 정신이라고 둘러 댄 변명이 클럽 옥타곤에선 불법다운 파일은 음질저하를 이유로 사용치 않는다는 말은, 그 말이 클럽 옥타곤에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보여 더 어이없는 게 사실이다.
평소 자신이 불법 다운로드된 파일을 안 쓴다고 변명을 하는 것이라고 해도 그 상황에서 쓸 말은 아니다. 오히려 부주의했던 것에 모든 마음 다해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했어야 했다. <무한도전>이 보여줬던 진정성 있는 사과처럼.
순간적으로 선곡을 하다 보니 실수가 있었다는 변명 또한 우습기 짝이 없다. 클럽 디제잉을 하는 디제이가 프로그램을 안 짜 올라간다는 것은 솔직히 말이 되지 않기 때문.
흔히 하는 실수라면 샘플링 소스를 받았는데, 그 소스에 저작권 콘텐츠가 섞여 있었다고 말했다면 그나마 조금은 이해가 됐을 수 있지만, 그 변명도 아니었다. 황당할 정도로 당당해 보인 멘트는 “앞으론 좀 더 선곡에 신경 쓰겠습니다”라는 말 때문. 바로 이 부분이 당당해 보였기에 대중은 화를 낸 것이다.
논란이 일자 2차 사과 때는 제대로 사과를 했지만, 그 사과도 찜찜한 것은 마찬가지다.
누구보다 저작권에 민감해야 할 라디오 DJ가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불법 다운로드한 것을 썼다는 것은 미숙하기 짝이 없어 실망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찜찜한 것은 그가 유명인으로서의 네이밍 파워로 업계에 쉽게 진출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과 테크닉에서도 부족하고, 힘들어하는 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는 것 때문이라도 좋게 볼 수 없다.
대기업이 골목 상권에 진출한 것이나 다름없는 행보 때문이라도 말은 못 하지만, 업계에선 그의 활동에 좋은 시선을 보내진 않고 있다.
공개적으로야 환영하는 분위기가 조금은 있을지 몰라도, 내심 좋을 수 없는 게 그들의 입장이기도 하다.
앞서 연예인 출신이 디제잉에 나선 것은 구준엽이 거의 유일해 보일 정도(물론 그 말고도 많다)로 많은 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구준엽은 꾸준함과 실력으로 업계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그는 적어도 시장에서 같이 구르고 고생을 한 DJ였기에 인정받을 수밖에 없던 것.
그러나 박명수는 상황이 다르다. <무한도전>의 시너지 인기에 힘입어 너무도 쉽게 진출해 그들의 고생을 헛되게 했다.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 없을 수 있지만, 그의 업계 진출은 디제잉뿐만 아니라 그의 사업 또한 마찬가지였다.
기부나 좋은 사람 이미지로 이미지가 개선돼 이젠 좋게만 받아들이는 다수의 대중이 있긴 하지만, 그 깊은 곳까지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의 활동 모습을 보며 좋게만 보지는 않을 것이다.
업계에도 상도덕이 있고, 그 무리에 끼어 얼굴 맞대고 활동하려면 시장에 만들어진 룰은 지켜야 한다. 그 룰이 적어도 악한 룰이 아니라면 따라야 하는 게 당연하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를 돕는 몇몇의 도움으로 수월하게 활동을 했기에 고운 시선이 될 수 없는 것.
이번 논란도 실수로 받아들일 수는 있다. 가볍게만 본다면 말이다. 박명수의 사과가 못내 찜찜한 것은 인기 뒤에 보이는 어두움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