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옵SHOW’ 마음도 제대로 표현 못하는 박명수와 노홍철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6. 9. 4. 06:00
있는 건 딱 하나의 벽이다. 그 하나의 벽만 넘으면 대다수가 바라는 일이 성사되는데, 도통 그 하나의 벽을 못 넘어 마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무한도전’이고 그들은 ‘무한도전’에서 나와 헤매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어서옵SHOW>에서 멋쩍게 만난 노홍철과 박명수는 사실 누구보다도 가족 같은 한 프로그램의 멤버였다. 박명수가 직접 언급했듯 ‘가족 같으니까’의 멤버가 노홍철이다.
그러나 멋쩍은 만남이었다. 서로 더없이 반가우면서도 그 반가움을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은 지켜보는 시청자까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형, 한 프레임에 우리가 들어오다니’라는 홍철의 부끄러워 하는 한마디에 박명수도 반갑지만, 그 반가움을 표현치 못한 이유는 아직도 벽이라는 것이 존재해서였다.
탁 터놓고 반가워해도 되는데, 마치 그것을 누가 막고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그들은 쉽게 서로에게 아는 척을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무한도전>에서 나오게 된 이유가 노홍철의 잘못으로 시작된 것이고, 그 잘못에 대해 대중의 시선이 여전히 안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서로 조심하려는 듯 보였다.
이제는 서로 그 벽을 털어낼 때도 됐는데, 여전히 한 명은 자신을 믿어준 형들을 배신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이제는 다가와도 될 만한 동생이 거리를 유지하고 있기에 어쩔 수 없어하는 모습은 안타까움일 수밖에 없었다.
박명수도 내심 노홍철이 <무한도전>에 돌아오는 것을 바라지만, 쉽게 말을 못 하는 모습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몸짓 하나. 표정 하나에 드러났다.
그냥 쉽게 ‘돌아와’라고 해도 되는데, 박명수는 굳이 어렵게 “네가 다른 프로 간다고 새로운 걸 하는 게 아니야”라며 아쉬운 소리를 한 건 자기보다도 노홍철의 결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노홍철이 고집을 부리는 것도 아니다. 형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고, 자신을 이끌어준 김태호 PD의 믿음을 저버렸다는 생각은 더 그가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결과이니 그것을 두고 노홍철의 고집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노홍철은 현재 쉽게 <무한도전>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이유는 자신이 돌아가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이 현재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쉽게 돌아가 예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 자신뿐만 아니라 길도 나와 있는 상태고, 정형돈도 불안장애로 빠져 있는 상태기에 쉽게 컴백하기도 어렵다.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완벽한 멤버가 한 번에 치고 들어가는 것이나, 현재의 <무한도전>엔 그들을 대신한 이들이 자리해 있어 쉽게 컴백하기 어렵다.
<무한도전>에 ‘1%’도 도움 안 되는 광희가 빨리 빠져 한꺼번에 들어가면 좋으나, 여러 여건상 그것도 쉽지 않아 들어가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해결하기 어려운 건 아니다. 김태호 PD가 독립적인 인사권을 부여받아 <무한도전>에서 완벽한 가족의 그림을 만들었던 ‘유재석-노홍철-정형돈-하하-길-정준하-박명수’ 7인 라인을 다시 구축한다면 어려움 없이 다시금 전성기를 향해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결정을 못하고 있다. 다른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여론’이라는 과장된 실체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다.
항상 <무한도전>은 도덕적이길 바랐고, 선봉에 서길 바랐지만, 그 희망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 돌아가고 싶어도 못 돌아가는 노홍철이나 그를 반기고 싶은 박명수도 모두 거리끼는 것은 바로 이 도덕적인 잣대에 매몰돼서다.
과도한 사랑과 과도한 집착, 과도한 참견을 받는 <무한도전>. 그러나 프로그램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독자적으로 끌어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시청자의 말은 옳지만, 모든 시청자의 기준을 맞추지는 못하는데 그들은 억지로 맞추려 하는 강박증을 보이고 있기에 지금 이 사달이 난 것이다.
시청자의 입맛은 절대 맞출 수 없다. 가족의 음식 습관 하나 제어도 못하는데 어찌 시청률 20%의 시청자 모두를 맞출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그 입맛을 맞추려 하기에 지나치게 도덕적으로 된 것이다.
그들은 지금 이 하나를 까먹고 있다. ‘무한한 도전’. 언제나 도덕적으로 잘못은 할 수 있다. 그 잘못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옳은지도 보여줄 줄 알아야 하는데, 파괴된 것에만 몰입해 완전하지 않다고 도전을 멈췄기에 지금의 상황이 나빠진 것이다.
‘무한한 도전’은 완전해지고자 꾸준히 노력하는 것을 의미해야 하는데, 그들은 ‘순결한 도전’을 해 쉽게 컴백하려는 마음도 못 갖게 했다.
지금 <무한도전>에 필요한 건 ‘실수할 수 있다’를 외치는 것이다. 자꾸 깨지고 앞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노홍철이나 길, 정형돈도 쉽게 컴백할 수 있다. 지금 빠져 있고, 프로그램에 남아 있는 멤버들 공통적으로는 모두 ‘강박증’을 앓고 있는 단계일 것이다. 그 강박증을 깨야 노홍철이나 박명수가 <어서옵SHOW> 같은 프로그램에서 만나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토크] 방송, 문화, 연예' 관련 글
어서옵SHOW 폐지설. 설령 폐지된다고 해도 못 한 게 아니다
2016.09.07
‘꽃놀이패’ YG의 제작 참여와 환영받는 분위기. 기대감은 UP
2016.09.05
‘라스’ 김구라의 호사가 통신. 쌈디가 친해도 실례다
2016.09.02
냉장고를 부탁해, JTBC의 장남 최현석이 있어 다행이다
2016.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