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팬덤의 자존심 싸움인 걸까? 아니면 팬덤의 무리수일까? 결과적으로 본다면 이번 양쪽 팬덤의 요구는 둘 다 문제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YG엔터테인먼트는 위너 송민호와 아이콘 바비의 듀엣 결성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시너지는 팬덤이 아닌 다수의 대중이 바라던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이들의 결성 소식을 알리며, 송민호가 아이콘의 두 번째 일본 아레나 투어 특별 게스트로 선다고 공지했다. 일본 전국 5개 도시에서 총 14회로 진행되는 공연 대부분에 듀엣 프로젝트로 첫선을 보이겠다는 것.
이에 아이콘 팬들은 불편함을 드러내며 ‘ONLY IKonin Ikoncert JAPAN’이라는 제목의 홍보물을 통해 “YG에 타가수 유닛 무대 철수를 요구합니다”라고 주장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런 팬덤의 요구는 최근 문제가 된 젝스키스 단독 콘서트와도 비슷한 사례다. 팬덤은 젝스키스 콘서트에 합창단 이벤트를 취소해달라는 요구를 했고 관철시켰다.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기획이었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가수와의 시간을 타 이벤트로 빼앗기기 싫다는 뜻이었고 관철해 취소했지만,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은 문제다.
이번 아이콘 팬덤의 요구도 비슷하다. “아이콘 멤버들의 제대로 된 단독, 유닛 무대도 없는 상황에서 타 가수와 유닛 무대를 추가하는 것은 부적절한 일입니다. 아이콘 멤버들만의 추가 무대를 원합니다”라는 성명을 낸 것은 팬덤이 아닌 대중으로 봐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팬덤끼리 경쟁을 하는 관계일 수 있으나, 애초 YG의 기획으로 본다면 이들은 경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동료의 관계다.
따로 분리됐지만, 따로 보기 어려운 형제 관계가 그들인데 굳이 팀을 나눠 경쟁하는 팬덤의 모습은 그리 좋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들은 과거에도 국내 무대나 음반을 빨리 내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해왔던 부분도 있었다. 그 가운데 은근히 경쟁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아이콘 팬덤의 요구뿐만 아니라 위너 팬덤도 이에 불쾌함을 내보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위너 팬들은 “위너 송민호의 아이콘 콘서트 게스트 참여 전면철회를 YG에 강력히 요구합니다”라고 말했다. 역시 똑같은 요구다.
하지만 위너 팬덤이 요구하는 것엔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하다. 연초 연간 프로젝트 앨범을 발매하긴 했지만, 이후 제대로 된 앨범이 발매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예민한 것은 이해되는 일. 그러나 예민한 것은 예민한 것이고 자신이 사랑하는 멤버가 유닛을 만들어 활동하는 데 마냥 불편함을 보이며 반대하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은 아니기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송민호와 바비는 팀이 떨어져 있어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다. 대중은 따로 떨어져 있지만, 그들이 항상 한 무대에 서는 것을 바라왔다. 드디어 무대를 볼 수 있게 됐고, 그 활동의 시작이 해당 콘서트라면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아무리 단독 콘서트라고 해도 무대와 무대 사이 축하 무대가 있는 법이고, 그 스타를 사랑한다면 콘서트가 무리가 없게 진행되길 바라야 한다. 그런데 모든 무대를 한 스타와 보내고 싶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자신이 사랑하는 스타를 괴롭히는 행위일 수밖에 없다.
YG는 꾸준히 유닛 무대를 보여왔다. 빅뱅도 지드래곤과 탑이 유닛을 꾸린 바 있고 솔로 활동도 한 바 있다. 이번 송민호와 바비의 유닛은 두 그룹 모두의 시너지를 위한 결정이 큰 부분이기에 팬덤끼리의 경쟁과 무리한 요구는 해만 될 뿐이다.
물론 YG엔터테인먼트가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지나치게 늦게 내주는 부분이 있고, 이에 불만이 있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또한, 그들이 말하는 끼워넣기 무대도 있는 것이 사실이나, 이는 허용돼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움이 되는 활동마저 막겠다고 한다면 자신이 사랑하는 그룹을 해하는 것이기에 만류할 수밖에 없다.
팬덤이 요구해야 할 것은 앨범을 내달라는 것이어야 한다. 정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요구다. 그러나 그 외의 무리한 요구는 해만 될 뿐이다.
<사진=Mnet'SMTM', 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