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후속으로 방송을 시작한 파일럿 예능 ‘셀프 디스 코믹클럽 DISCO’는 정규 프로그램으로 입성하긴 힘든 포맷을 선보였다.
떼 MC 체계는 정신 사나움의 끝판왕일 정도로 정돈이 안 된 상태였고, 다루는 소재는 ‘셀프 디스’이니만큼 자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첫 주제로 다룬 ‘잊힐 권리’라는 주제는 자신의 잘못을 어영부영 정당화시키고 면피하고자 하는 모습이었기에 그리 유쾌할 수밖에 없던 것이 사실이다.
김성주와 탁재훈이 메인으로 나섰고, 이유리, 박명수, 양세형, 지상렬, 박나래, 장우혁, 최자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대부분 지우고 싶은 과거를 가진 이들이 참여했다.
최자는 설리와의 연애 과정을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름과 관계된 이야기를 했으며, 장우혁은 H.O.T 재결합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상렬은 <1박2일>의 인연이었던 반려견 상근이와의 추억을 이야기했고, 박나래는 술과 관련된 이야기. 양세형은 동료 개그우먼과의 오해에 대한 이야기. 박명수는 선행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눴다.
하지만 그들이 나눈 이야기는 초대 손님으로 등장한 트와이스 쯔위와 채영에겐 그리 유쾌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나이에 안 맞는 자극적인 대화였기 때문이다.
최자라고 이름을 짓게 된 계기의 최강남자 뜻은 이미 타 예능에서 들었던 이야기다. 또 그 내용이 다시 재조명할 이야기도 아녔다는 점에서 부적절했다. 특히 최강남자는 순화시킨 말이기에 더욱 쯔위와 채영이 들을 이야기는 아니다.
설리와 연애를 하며 자신의 실수를 이야기 한 부분도 이미 알려졌던 내용이다. 굳이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은 다시 컴백을 하며 기존에 있던 강한 내용을 이용한 것뿐이지, 프로그램을 위해 뭔가 큰 것을 내놓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출연은 매력이 없었다.
또한, 유쾌하지 않은 과정을 거친 열애라는 점에서 기억에서 잊히니 미화할 수 있을 거란 의도가 보여서 유쾌할 수 없던 부분이다.
장우혁의 경우도 H.O.T의 재결합에 대한 의지가 있어 보였지만, 그의 의지는 사실 성사되긴 힘든 의지로 립서비스 정도의 이야기였다 판단이 된다.
탁재훈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대부분 까놓고 대화를 했다. 이 또한 미화되는 부분은 있다. 한두 번 적당히 드러내고 가는 것이야 필요한 것이지만, 적극 활용할 만한 아이템은 아니라는 점에서 크게 권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었다.
<셀프 디스 코믹클럽 DISCO>(디스코)가 파일럿이고 셀프 디스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들이 나눈 이야기는 크게 주제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해도, 이 아이템은 계속해서 사용하긴 무리가 있는 아이템이다.
그들이 시작하며 고해성사하듯 셀프 디스를 하고 지나간 이후 다른 이들도 출연해서 비슷한 패턴을 이어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잘못한 연예인들이 나와 해명을 하고 쉽게 용서받고자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가 표하는 우려는 이해될 수밖에 없다.
셀프 디스를 하고 잊혀졌으면 하는 키워드를 골라 대화를 나누는 컨셉은 반드시 자신의 잘못을 드러내야 하지만, <디스코>라는 프로그램이 취하는 쇼 적 토크에선 그 잘못에 대해서 반성하긴 힘들고, 지적하기도 어렵기에 시청자에게 만족감을 주긴 힘들다.
그들이 설령 셀프 디스를 한다고 하여 시청자와 대중이 만족할 거란 생각은 하지 말자. 그건 그들의 일방적 셀프 디스이지, 시청자와 대중이 하는 디스가 아니다.
한계가 있는 컨셉을 가지고 오래 방송하면 반드시 무리수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해도 프로그램을 이용한 면피 의도의 출연은 이어질 것이다.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