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결의 일루션을 TV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는 복 받은 일이다. 공연장을 찾아야만 볼 수 있는 그의 일루션을 TV로 거저 볼 수 있다는 건 확실한 복이라 할 만하다.
과거 마술하는 마술사들이 TV를 통해 보여주는 마술은 딱 그 마술 행위 하나만이었다. 그럼에도신기하고 신비로운 느낌은 있어 인기를 끌 수 있었다.
마술은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그 상상을 풀 길은 없었다. 그러나 <호기심천국>을 통해 마술 일부가 트릭임을 알게 된 대중은 마술에 대한 흥미를 잃었던 것이 사실이다.
트릭임을 충분히 알고부터 마술사들은 호기심을 자극하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 이런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마술사들은 여러 형태의 쇼(Show)로 마술을 발전시켰고, 이은결은 일루션이란 형태로 발전시켜 독보적인 인기를 끌었다.
화려하지만 분류상 단순하게 분류하는 마술이 아닌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일루션은, 이은결이란 이름을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시킬 수 있게 했다.
이은결의 일루션엔 드라마가 있다. 드라마를 구성하는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형식 모두가 존재한다.
하나의 마술을 보이기 위해 부가적인 부분을 만들어 냄으로써 하나의 드라마를 완성해 가는 것이 그의 일루션이다.
‘서유리를 웃겨라’라는 지상과제로 접근해 그의 마술을 보여주긴 쉽지 않다. 더욱이 그가 만들어 낸 하나의 프로그램에 ‘서유리를 웃겨라’라는 돌발 과제는 덧입히기 참 어려운 과제다.
그런 어려운 과제를 대비하는 게 바로 그의 특기. 관객이란 요소를 항상 생각하고 대비하는 그의 완벽한 시뮬레이션은 여러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을 쉽게 헤쳐 나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고 있다.
서유리를 웃기는 부분에서 그가 준비한 소품 중 최민식이 프린팅된 책은 애드리브로 사용할 수 있는 소품이었으나, 그에 따르는 ‘웃어라’ 음성은 준비하기 힘든 것이라 시청자를 단숨에 놀라게 한 요소였다. 또 연결해 성대모사를 하고 다른 마술로 넘어가는 장면은 놀라웠던 장면이다.
바로 연결한 혓바닥 자르기 마술은 일회성 애드리브 마술이라고 생각했지만, 단순한 일회성 마술이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마술과 마술 간 브리지 역할의 작은 마술이지만, 혼을 빼놓는 그의 가벼운 혓바닥 자르기 마술은 자연스럽게 서유리가 참여할 기회를 마련해 줘 더 즐겁던 장면이다.
서유리가 아주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이은결이 갖추고 있는 절대적인 기술. 체면을 생각해 뺄 만하지만, 어느새 알아서 혓바닥을 자유자재로 놀리는 모습은 그를 즐기는 관객까지 즐겁게 한 부분이다. 서유리가 아니어도 관객은 서유리처럼 어느새 빠져 같이 즐기는 것을 스스로 목격하는 것이 그의 일루션 무대다.
빨대로 물을 마시는 장면을 관객에게 하게 하고 그 장면을 촬영해 주인공을 만들어 주는 소통이 있는 그의 무대. 속았다는 것을 보여주며 한바탕 신명 나게 웃고 즐기는 관객과 시청자. 자신이 속았어도 즐거운 무대가 그의 무대다.
어정쩡한 모습으로 끌려나가도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분위기에 취해 적극적인 크루가 되어버리는 관객의 모습은 그의 무대서 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그의 일루션 무대를 볼 수 있는 건 행운이다. 완벽한 쇼 하나를 거저 볼 수 있으니 행운일 수밖에. 그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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