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병에 걸린 MBC, 믿음이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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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시청률의 함정에 빠졌다. 그 결과는 고질적 병적 증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아무리 재밌는 드라마, 예능이라도 시청률이 보장이 안되면 칼로 무우 베듯 싹둑 잘라낸다. 그런 MBC를 향한 믿음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MBC가 어느 순간부터 시청률이 보장 안되는 방송국이 된 것은 그만큼 애정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이 재미 없다는 생각보다 이제는 방송사 차원의 애정없음이 눈에 띈다. 시청률이 낮으면 이리저리 옮겨다녀야 하고, 겨우 얻은 시청층은 아예 깡그리 무시한채 어느 한 순간에 프로그램을 사망시켜 버린다. 프로그램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아야 하고, 눈에 익을 때가 되어야 애정도 생기고, 관심도 가는 법인데 이 방송사에서는 그런 애정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시청률이 저조하다고 주말드라마 '탐나는도다'도 간단히 보면 4회를 줄여 조기종영시키고, 방송 총 분량으로 봤을 때에는 6회 분량의 내용을 삭제시켜서 작품성은 생각지 않는 삭제를 요구한다. 이런 방송사에서 어떤 드라마가 맥을 추겠는가?! 현재 MBC에서 사랑받는 드라마는 월, 화 드라마가 그나마 맥을 유지하고 있고, 나머지 드라마에선 눈길도 못 끄는 상태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내리 사랑인 자식 사랑이 없어서이기 때문이다. 일단 방송을 탔으면 그 작품은 자신이 만들어 낸 자식이다. 그 자식이 인기가 없다고 내 자식이 아니니 가져다 버리란 격이니 정말 한심한 것이다.

장인정신 또한 없다. 포커스 맞춰진 드라마 한 개, 그나마 인기 끌어주는 예능 한 두개를 빼면 현재의 MBC에서는 애정과 장인정신의 작품을 보기는 매우 어려운 상태가 되었다. 드라마로 봤을 때에는 월화드라마에 전력을 하고 나머지는 막장이 됐든, 말아먹든 방치가 되어있다. 인기를 끌기 위해 막장드라마 '밥줘'를 만들어 내는 센스나, 지금은 끝났지만 '사랑해 울지마'들을 막장으로 만들어 냈다. 그리고 수목드라마 또한 재미와 작품성은 잃은지 오래됐다.

주말드라마 오후 8시대 방송과, 10시대나 11시대 드라마가 죽을 쑤었다. 잠깐의 인기를 위해서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아무리 좋은 드라마라도 시청률이 안 나오면 단호히 없애 버리는 그 조바심과 애정없음이 바로 지금의 이런 꼴을 만든 계기가 된 것이다.


오빠밴드 또한 마찬가지다. 이번에 또 시청률이 적다고 폐지가 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1부 오빠밴드와 2부 노다지 모두가 그 대상으로서 가을 개편에 맞춰 폐지가 된다는 소리다. 이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는 오빠밴드 해당 게시판에는 많은 반대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나마 조금 눈에 익을 때가 되니 없앤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MBC가 시사, 보도, 정치에 신경을 쓰느라 그 외에는 전혀 신경을 안쓴다. 그래서 애정 가득한 보도 프로그램에는 꾸준히 일을 만들어가며 공을 들이는 반면.. 드라마, 예능에는 애정을 싹 끊어 버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어느때부터 나온 발상인지 궁금하다. 그저 예상만 할 뿐이지만 확실히 생각하는 그때부터는 MBC에서 드라마, 예능의 힘은 많이 사라졌다. 예전 MBC는 드라마왕국이라는 소리를 듣고 산 적도 있었다. 그때는 만들어 내는 작품 거의 대부분이 호평을 받고 시청률까지 보장을 받았다. 하지만 애정이 사라지니 좋은 작품에 대한 욕구 또한 없어진 것 같다.

개그야는 폐지되어서 이제 '하땅사'로 방송이 된다. 이전 개그야 프로그램도 주말과 평일 심야를 오고가며 제대로 시간을 편성 받지 못했다. 코미디가 재미가 없어진 이유도 있었겠지만 꾸준히 고정 시간대를 내어주지 않은 방송 편성의 문제가 많다. 사람이 아예 보지도 않는 시간으로 몰아넣고 시청률이 나오길 바라는 것이 우스운 일이다. 결국 일요일 4시 20분 사람이 활동하는 시간으로 버렸다. 그래 놓고 시청률이 안 나온다고 폐지했다. 새로 나오는 '하땅사'는 제발 폐지만 하지 말았으면 한다. '하땅사'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시간대를 안정적인 시간으로 올려주길 바란다. '하땅사' 충분히 재미있어졌다.

세바퀴를 보면 프로그램 '일요일 밤에' 1부와 2부를 오고가며 꾸준히 제 정신을 못 차리게 했다. 그러다가 모험으로 토요일 늦은 심야에 배치하고 나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 또한 드라마 살려보자고 한 시간 땡기고, 늦추고 하는 짓을 반복했다. 가장 최근에 들어서까지도 그래왔다. 이제는 슬슬 자리를 잡는 듯 보이지만 지금의 MBC가 하는 행태를 보면 이 또한 안정적이지만은 않다.

우결 또한 세바퀴와 마찬가지의 입장이었다. 그렇게 옮겨다니며 시청률이 적다하여 기존에 멤버 싹 빼 버리고 고전의 늪으로 빠졌다. 다시 살리려고 하니 이미 시청자 층은 거의 모두가 '패떴'과 '해피선데이'로 빠져나갔다. 일밤의 인기는 이때 완전히 빠져버렸다. 거품을 내고 싶어도 거품을 낼 수 있는 거품기가 다 사라져 버린 다음에 힘을 쓰질 못했다. 역시나 우결 또한 독립을 했다. 독립을 하면서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일밤 자체 시간을 다 말아 먹어놓고 이제서야 살린다고 하는 것을 보면 우습다. 가능성 있는 코너는 싸그리 없애놓고 계속 실험을 한다고 이것저것 넣어보지만 결과는 대참패일 수밖에 없다. 이미 시청률을 잡고 있는 '패떴'과 '해피선데이'에서 시청자층을 빼앗아 오기는 정말 힘들어졌다.

오빠밴드는 그간 내용을 구성하는데 약간 부족한 것이 있었지만 꾸준히 시청자를 한 두명씩 빼앗아 오고 있었다. 그런데 시청률이 안 나온다고 폐지를 한다고 한다. 어찌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단 1%의 시청률을 빼앗기 위해 노력해서 빼앗아 온 것을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대체해서 바로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참 우스운 일이다. 어떤 프로그램이 처음서부터 몇 10%의 안정된 시청자를 얻겠는가! 지금 '일밤'의 시간에 넣는 것은 모두 시도일 수밖에 없다. 시도하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시청률을 보장받길 원한다는 것이 욕심이다.

현재 '일밤'이 대적하는 경쟁 MC는 대한민국을 쥐락펴락 하는 유재석과 강호동이다. 지금은 남자의 자격으로 시작하지만 이 또한 방송 경력에서 매우 안정적인 이경규가 하고 있다. MBC는 이경규를 놓친 것도 패인일 수밖에 없다. 믿음이 사라진 방송사에서 아무리 좋은 MC가 있었다고 해도 관리를 못하고 신임을 못하니 그가 들고오는 코너에 믿음을 주지 않았을 테고 결국은 놓쳤다. 그래서 옮겨간 곳에서 그가 생각했던 코너로 시청률에서 패하고만다.

믿음이 사라진 방송사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그것도 스스로 파 놓은 일요일 오후 예능 시간대의 저주를 말이다. 이 저주는 방송사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것이다. 오빠밴드 폐지를 생각한 MBC라고 하면 절대 살리지 못할 것 같다. 왜냐면 MBC는 보도 프로그램이 아닌 드라마, 예능에는 별 관심이 없으니 칼자루를 벗어난 칼날은 목표가 된 오빠밴드를 벨 것이다. 물론 보도프로그램의 애정은 높이사지만, 그렇다고 방송사가 한 쪽으로 몰리는 현상은 절대 정상적이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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