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의 자랑거리라면 소통이 있다는 점이다. 벌써 수년 간 시민과 함께하는 특집을 꾸몄다는 점에서, 다른 프로그램과는 확실한 차별점이 존재한다.
<런닝맨>하면 생각나는 ‘이름표 떼기’와 ‘방울 레이스’는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게임 컨셉이지만, 시청자가 바라는 만큼 자주 하지는 못한다.
출연하는 게스트에 맞는 게임을 기획하다 보면 시청자가 바라는 만큼 모든 걸 해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 또 같은 게임을 매번 하면 질린다는 항의가 있으니 뭐든 마음 놓고 하기는 힘들다.
더군다나 현재 <런닝맨>은 프로그램을 이끌던 PD들이 대부분 중국으로 빠져나갔다. 프로그램을 떠나는 PD도 생겼고, 힘겨운 상황이기에 바라는 대로 움직이질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때만큼이나 현 제작진은 노력하고 있고, 멤버들도 여전히 노력하고 있기에 약간은 불만족스러워도 이해하며 볼 수밖에 없다.
300회 특집은 기념비적인 일이기에 스케일을 키워 다양한 재미를 주려 하는 모습이었다. 멤버끼리 진행한 ‘300m 글짓기 미션’을 시작으로, 제작진과 함께한 ‘300그릇 음식 빨리 먹기 대결’. 방탄소년단과 진행한 ‘300개 박스 옮기기 대결’ 등의 미션을 진행했다. 또 ‘7 vs 300’ 특집을 마련해 연세대 학생과 대결을 벌이는 등 기존에 없던 대형 시리즈 미션을 완성해 나가며 여전한 열정을 보인 게 <런닝맨>이다.
그들이 시민(연세대 학생)과 소통을 하며 프로그램을 만든 건 프로그램의 인기에 시민들이 적잖은 역할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300회가 만들어지기까지 크고 작게 재미를 준 시민은 많았다. 실험적인 미션에 참가한 시민도 있었고, 단순히 게임만 하는 미션에 출연한 시민도 있었다. 프로그램에 있어 시민은 가족이나 다름없는 존재.
300회 특집은 멤버들의 미션으로 시작해, 제작진과의 미션을 거쳤고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스트인 연예 스타와의 미션. 마지막엔 판을 확대해 시민과 함께 하는 미션 시간을 가져 모두에게 축제의 장을 마련한 것은 칭찬할 만하다.
<런닝맨> 멤버들은 시민과 함께하는 ‘7 vs 300 특집’에서 가감 없는 열정을 보였다. 유재석은 딱지치기, 김종국은 팔씨름, 지석진은 가위바위보, 개리와 지효는 커플게임, 이광수는 메추리알 복불복을 하며 축제를 즐겼다.
그들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대결을 벌였고, 그 버거운 대결로 진이 빠질 수밖에 없었음을 게임에 참가한 학생도 알았고, 시청자도 알았기에 지적은 할 수 없다.
딱지치기나 팔씨름, 가위바위보 등은 하나하나 놓고 보면 작은 게임이다. 그러나 7인이 300인과의 대결을 펼친다는 것은 불가능에 일이기에, 그들이 왜 그런 노력을 하는지를 어림잡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 될 만했다.
김종국은 혼자 팔씨름으로 52인을 제압했지만, 그와 반대로 지석진은 1인도 제압하지 못하고 당해 뒤로 갈수록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유재석의 딱지치기는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운이 많아야 이기는 게임이고, 이광수의 메추리알 복불복도 운으로만 해야 하는 게임이다.
개리와 지효가 한 커플게임은 대거 탈락이 되는 게임이었지만, 역시 위험부담은 똑같은 상황이기에 누가 유리하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 오른손목에 무리가 갈 정도로 열심히 한 김종국이나 개리와 지효의 커플게임도 힘들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다른 멤버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노력해 시민들에게 감사함을 돌려줬다.
재미를 위해서 잔꾀를 부릴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 각본 있는 드라마. 각본 있는 예능이긴 해도 각본을 넘는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노력한 모습은 함께해준 시민과 시청자들이 알기에 그들의 노력은 뜻깊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