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탐험대3, 예능도 작품이기에 소신대로 밀고 가라. 장동민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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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예능이 중국에서 흥하는 것은 중국에서 시도하지 못한 창조적인 연출이 있기 때문이다. 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연출력을 담보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기에 좋은 작품이 그나마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근래 한국 예능은 퇴보했다. 그렇게 만드는 데 한몫을 한 건 시청자와 방송사.

시청자는 조선시대 꼰대 선비 버금가는 고지식한 면으로 예능을 바라보며 지적질에 몰입하고 있다. 과연 이들을 바라보고 방송을 제작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도가 지나치다.


개인적인 감정으로 출연자를 공격하고, 그 출연자가 하차할 때까지 지속되는 공격은 제작진의 자유를 옭아매 작품은 삼천포로 흘러간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제작진과 예능인은 희극이란 예술 장르를 만들지만, 일부 시청자는 개인감정으로 작품을 작품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동민이 <코미디 빅리그>에서 한가정 자녀를 비하했다고 했지만, 명백히 그건 비하가 아닌 풍자였다. 작가와 PD. 그리고 배우들이 상의해 만들어 낸 풍자는, 어느새 장동민을 싫어하는 이들의 무지한 폭력에 짓밟혀 작품을 작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사과하며 굴욕을 맛봐야만 했다.

정작 문제는 이런 대중의 무지한 폭력이 작품을 만드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는 점이다. <코미디 빅리그>만 문제가 아니라 <렛츠고 시간탐험대3>도 제작에 애로사항은 있다.


일부 수준이 높지 않은 대중과 언론의 시선에 맞추다 보면 과거를 재현하는데 분명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 역사에 기록된 형벌이나 당시 사회상을 보여주려 하지만, 고지식한 선비 같은 대중과 언론이 매사 딴지를 걸기에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없어 고민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김형오 PD도 2회를 마친 상황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애로사항을 말했다. 과거 고증을 거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도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추다 보면 엉뚱한 말이 나올 것 같아 정상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고 말이다.


장동민도 소신대로 말했다. <시간탐험대3>의 ‘수위’가 어느 정도로 유지되어야 하느냐는 고민을 나누는 부분에서 “어려운 문제다”라고 운을 뗀 뒤 “사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더 심한 장면과 대사도 있다. 그러나 예능에서는 상대적으로 잣대가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시간탐험대’에서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 엉덩이를 보이고 곤장을 맞는 장면이 있는데, ‘가학적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만약 사극에서 누군가가 엉덩이를 보이고 맞는다면 ‘저 사람 연기를 잘한다’ 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런데 예능은 ‘왜 저렇게까지 웃기려고 하는가’라는 말을 듣게 된다. 사실적으로 고증에 의해 연기한 장면인데 다르게 봐주시니 소극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말해 고충을 알게 했다.

사실 그의 고충은 이 시대 예능인이 공통으로 느끼는 고충이다. 코미디언과 개그맨은 모두 희극인이고 그들이 하는 것은 형태와 장르만 다를 뿐이지 연기인데, 드라마를 하는 배우는 배우로 여기고, 희극인은 급 낮은 예능인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장르만 다른 연기를 하는 배우임에도 장르가 다르다고 배우가 아니라는 듯 여기는 풍토가 억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간탐험대3>는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실제 조상들의 삶을 그대로 재현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고 밝히고 있듯, 조상들의 삶을 그대로 재현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것을 예능으로 풀어냈기에 조금은 필터링 돼야 한다고 하지만, 필터링도 사실을 벗어난 필터링은 없어야 하기에 ‘가학적’이란 말로 규정지어 제재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말아야 한다.

또한, 제작현장이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사고가 없을 수 없는 곳이기에, 사고 한 번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 하는 무리한 요구도 조심해야 한다.

<시간탐험대3>를 비롯해 여러 예능 또한 작품이고, 그들이 연기할 대상과 시대상의 실제 모습이 있기에 그저 자기 보기 좋자고 감내라 배내라 할 이유는 없다.


장동민의 소신 있는 발언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 고충을 털어놓은 김형욱 PD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 예능은 ‘영화 배우’, ‘드라마 배우’와 ‘희극 배우’도 구분 못하는 대중의 수준에 맞게 형편없어질 것이다.

<시간탐험대3> 제작진도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한 예능을 만들려 한다면 ‘자존감’을 갖고 일관성 있게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지나치게 휘둘릴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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