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학교’ 예능인 듯 예능 아닌 예능인 너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6. 2. 4. 07:00
장르와 출연 인물. 기획의도에서 드러나는 ‘배우학교’의 성격은 예능이다. 장르가 예능이니만큼 당연히 예능인 것이다. 구성 인물 중에서도 웃음을 줄 수 있는 멤버가 보이고 반은 예능을 위해 출연한 것이니 역시 예능이 맞다.
심지어 기획의도 전체에서 드러나는 멤버의 성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발연기’ 연기자들이고, 그들의 ‘발연기’를 예능으로 풀어내 웃음과 함께 진짜 연기가 뭔가를 느끼게 하고 나아지게 하려는 것이니, 예능의 힘을 빌린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기획의도를 본다면 이건 예능이 맞으나, 또 박신양을 보고 박신양이 이 프로그램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이건 또 예능이 아닌 실전 연기 교실일 수밖에 없어 또다시 다큐멘터리의 영역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박신양은 이미 페이크 다큐 <시간을 달리는 TV>를 찍어본 유경험자로 예능을 경험한 배우이기도 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의 역할은 굳이 웃기려 하는 역할이 아닐지니. 그가 웃음 주길 기대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그가 진지할수록 웃음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는 이 캐스팅 최고의 적격자로 꼽을 만하다.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 후속으로 등장한 <배우학교>는 ‘연기 교육 리얼리티’라는 장르의 예능 성격에서 알 수 있듯 예능이다. 그런데 기존 보기 힘든 류의 예능이어서 기대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는 건 그 장르가 가리키는 것이 일부 ‘병맛’ 코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
tvN이 가장 잘한다는 독특한 장르이며, 가장 자유도가 높은 채널의 특성만큼이나 특유의 재미를 줄 것으로 보여 기대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인터넷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발연기’ 연기자라면 첫 번째 박재정을 빼놓을 수 없었지만, 그는 노력으로 오명을 씻어 내, 현재는 ‘발연기’ 연기자라 불리지 않는다.
그 뒤를 잇는 최고의 발연기 연기자는 장수원. ‘로보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뻣뻣한 말투로 연기한 덕에 모든 예능에서 웃음 소재로 사용됐고, 그는 ‘발연기’를 대표하는 연기자 아닌 연기자가 됐다.
그것도 특기라고 대중이 환호하자 tvN에선 최고의 인기를 끈 드라마 <미생>을 패러디해 <미생물>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론 실패.
당시 <미생물> 연출을 맡은 바 있는 백승룡 PD는 이번 <배우학교>도 맡아 회심의 일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 그 당시의 기획과는 다른 탄탄한 기획이 눈길을 사로잡고 있기에 조금은 더 희망적.
<배우학교>는 박신양이 진지할수록 재미를 줄 컨셉.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발연기’를 지적받은 이들을 ‘단기속성 액팅 클라쓰’를 열어 야멸차게 몰아쳐 연기 교육을 하는 면은 ‘액팅 클래스’를 듣는 출연자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시청자도 예능으로 접근하기에 아무래도 기준은 낮은 선에서 올라갈 것이다. 그래서 큰 부담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 박신양은 예능이 아닌 실전 교육을 할 것이다. 그것을 보는 이들은 구분을 예능으로 하겠지만 말이다.
<심야식당>을 통해 발연기 논란이 불거진 남태현은 자신도 발연기임을 인정했고, 조금은 더 성숙한 연기를 하고자 꾸준히 노력한다는 반응을 보이듯 그는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그에게도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병재의 경우는 작가. <SNL코리아>에서 독특한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정식 연기자의 훈련을 거치지 않았기에 출연자로 안성맞춤. 게다가 그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주는 존재이기에 캐스팅은 최고의 선택이다.
대중은 이 프로그램에 왜 이원종이 학생으로 출연하느냐 의문을 갖지만, 그는 자신이 직접 지원을 했다. 필모그래피는 왕성하고 연기도 나름 인정받고 있지만, 그 자신이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지원했기에 그와 함께 수업을 듣는 이들은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받을 것은 분명하다.
두 명의 젊은 연기자인 박두식과 심희섭은 각각 <막돼먹은 영애씨14>와 영화 <변호인>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보인 연기자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좀 더 대중과 소통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느 학교나 우수 학생이 있을 때 조금 못하는 이들의 실력도 좋아질 수 있기에 이들의 역할은 중요할 듯하다.
이미 코미디 연기로는 베테랑인 <코미디빅리그>의 이진호도 합류했다. 독특한 연기. 자신이 하려는 또 다른 캐릭터를 위한 연기 공부는 그에게 도움을 주면 줬지, 해는 안 줄 것이기에 기대감은 높다.
박신양은 ‘발연기’란 말을 알지도 못했고, 처음 듣는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아하는 듯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 이유는 그런 지적이 그들을 옭아매는 족쇄가 될 것이란 판단을 해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는 ‘발연기’란 소리는 안 듣게 하는 게 목표라고 했듯, 출연자들을 조금은 더 성숙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단기간에 큰 효과를 못 볼지라도 도전으로 나아지고자 한다면 그것도 배우가 되는 과정이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에 그는 조금 더 힘을 낼 것이다. 그래서 <배우학교>를 더 기대하는 것이다.
<배우학교>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 예능보단 반 다큐로 보는 게 낫지 않을까! 그래서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오면 그게 바로 성공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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