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휘재. 대상 타면서도 두려워하는 이상한 현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12. 27. 07:00
KBS의 2015 연예대상 왕관은 이휘재에게 갔다. 그러나 이휘재는 자신이 잘해 받은 상을 보고도 마냥 즐거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유는 자신이 대상을 받으며 받을 악플 공격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며칠간 댓글을 못 보겠다고 한 당사자나 시청자의 마음은 같은 마음으로 아플 수밖에 없었다.
평상시 자신의 이미지에 못 마땅한 네티즌은 수시로 공격을 했고,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도 꾸준히 악플에 시달리고 있는 게 이휘재다.
그를 좋아하지 않는 네티즌의 공격 이유는 사실 명확하지 않다. 그저 이미지가 보기 싫다는 이유 외에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게 악성 댓글을 남기는 네티즌의 특징.
악플러는 이휘재의 진행을 못 한다고 비판을 가장한 비난을 하지만, MC 중에 이휘재만큼 프로그램을 매끄럽게 진행하는 MC도 많지 않다는 점에서 그들의 비판은 공감받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십 수년을 끊임 없이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시대에 뒤쳐지려 하지 않은 노력은 누구 못잖게 꾸준했다.
정보 예능부터 뷰티 예능, 토크쇼까지 고른 진행력을 보이는 MC가 그이며, 그는 큐가 들어오자마자 최고의 진행 능력을 보이는 MC 중 한 명이다.
그의 진행 능력은 TV에서 비치는 것만으로 판단하기 힘들다. 현장에서 그의 진행 모습을 본 사람치고 진행 능력이 없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간간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밉살맞은 행동이나 언변이 있어 일부 시청자가 거북해 하긴 하지만, 그건 그가 보이는 극히 일부분의 모습이다. 그 하나로 진행에 대해 큰 비판을 한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대목.
그가 2015 KBS 연예대상을 수상한 것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주역으로 대상을 받은 것이지만, 그는 KBS 예능 터줏대감이라 할 만큼 오랜 진행을 해왔다. <스펀지 제로>부터 <비타민>까지 그외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KBS 예능 기둥으로 묵묵히 일해왔다.
그의 활약은 늘 튀지는 않았지만, 묵묵함이 있었다. 유재석과 강호동 양강체제로 프레임이 굳어진 부분 때문에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지만, 그는 누가 뭐라 해도 꾸준히 KBS를 위해 일해왔고 베테랑이다. 전 방송사에서 한 프로그램을 가장 오래 진행한 MC 중 한 명이 이휘재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대상을 받고 좋아하질 못했다.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대상을 받아도 그걸 축하해 주기는커녕 악플로 그 가치를 평가절하할 것은 뻔하기에 마음껏 좋아하지 못한 것이다.
가장 화려한 빛을 발하지는 못했다고 해도 그가 이뤄놓은 공은 있고, 실력도 모자람이 없는데 유독 이미지와 일부 모습으로 판단해 계속해서 좋지 않은 댓글로 공격하던 시청자와 네티즌은 많았다.
이번 대상을 받고도 역시나 일부 커뮤니티에선 이휘재가 대상을 어떻게 받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고, 그에 동조해 악플을 다는 형편없는 네티즌이 많은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맘껏 좋아하지 못했던 것이다.
2015년 KBS 예능치고 사실 독보적으로 잘했다고 할 만한 예능은 없었다. <개그콘서트>는 무너졌고, 다시 살아 났다고 하지만, <1박2일>은 옛 명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해피투게더>도 개편을 했지만, 재미를 찾지 못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휘재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실제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MC로 서 있다. 최고의 인기 가족으로 추성훈 가족과 송일국 가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프로그램의 구심점에 있는 인물은 이휘재일 수밖에 없다.
활약을 독보적으로 잘 해서 그가 이 프로그램의 대표라기보다 프로그램이 서 있기 위한 조건으로 프로그램을 맡은 것이 그이기에 그가 대표로 대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다. 또 그렇다고 그가 활약을 못한 것이 아니다. 그의 가족도 인기는 좋다.
새로운 가족에게 많은 장면을 내주어도 그가 빠질 수 없는 것은 역시나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MC이기 때문이다.
그는 분명 프로그램을 대표해 대상을 받을만한 자격을 갖췄다. 개인에게 주어지는 인기상이 다른 가족에게 돌아갈 순 있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대상을 논한다면 당연히 이휘재가 언급되어야 하고 그가 받는 게 맞다.
그런데 미안하다니. 그것도 기쁜 마음을 숨기면서까지. 아니 두려움에 떨면서까지 미안해 하는 모습은 그에게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이 원망스럽게 한 장면이다.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이경규 말대로 도긴개긴 수준이었고, 이휘재가 받는다고 해도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었던 해다. 무엇보다 잘했으니 받은 것이기에 맘껏 좋아해도 될 법한데 그 영광의 순간도 맘껏 누리질 못하고 다른 출연자에게 영광을 돌린 게 그다.
이휘재는 충분히 대상감이었고, 이해도 되는 수상이다. 당당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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