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FM의 YG 보이콧은 구시대 발상
- [토크] 뮤직, 공연
- 2009. 9. 1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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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FM 라디오와 YG가 어제 하루 설전을 벌여야만 했다. 문제의 근원을 따져보면 라디오 프로그램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슈키라)에 출연 섭외가 되었던 빅뱅의 리더 G-Dragon이 방송을 펑크 내고 안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KBS FM은 보복성 처벌로 YG전 가수들의 라디오 방송을 보이콧 하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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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상황을 보고 있자면 참으로 답답한 일이 한 둘이 아니다. KBS는 국민의 방송이라고 스스로를 말한다. 그리고 수신료를 걷어서 운영되는 공영 방송국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런 사사로운 파워 게임을 한다는 것은 너무도 시대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행동일 수밖에 없다. 한 가수가 펑크를 냈다고 한 기획사 전체를 보이콧하는 우스꽝스러운 일은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일이다. 솔직히 이런 모습은 해외토픽에서도 웃을 일이라고 밖에 말을 못하겠다. 이런 구시대적인 발상을 하는 방송사의 못된 폭력은 도를 지나치는 행위다.
이번 갈등을 자세히 보면 우선 KBS 슈키라 측과 7일 날 매니저간 약속이 15일 방송하기로 돼 있었고, 11일 연락을 해서 출연을 못한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주장에 YG는 확답을 준 적이 없다. 그런 섭외가 오고 매니저는 확인을 해 보고 연락을 주기로 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서로 소통이 이상하게 되어 KBS 라디오 '슈키라'에는 지드래곤이 출연이 확정돼 발표가 되었다. 그런데 출연이 어려울 것 같아 YG는 여러 번 연락을 시도했고 11일 연락이 되었다고 한다. 출연을 못하겠다고 얘기를 11일 날 했는데 '슈키라'측은 그게 뭔 소리냐? 이미 공지가 되었으니 출연을 해라~ 라고 YG에게 말을 했다고 한다. 이에 그럼 다시 한 번 내부 회의를 하고 연락하겠다고 하고 최종적으로 14일 출연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도 출연을 하라고 하자 당일 15일 세 번째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KBS는 자신과의 약속을 어긴 지드래곤을 포함한 YG소속 가수 모두의 음악을 방송에 내지 않는 보이콧을 실행한 것이다.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웃음만 나온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방송사가 한 기획사를 상대로 통째로 보이콧을 하는지 쓴 웃음만 나온다.
약속을 잡다보면 커뮤니케이션에서 생기는 오류가 발행이 충분히 될 수 있다. '이것 좀 해줘~' 했을 때 상대 반응이 '아~ 글쎄요~ 네~ 생각해 볼게요'라고 했을 때 단어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 말을 긍정의 허락으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불확실하니 거절로 보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일을 KBS 라디오 슈키라 측은 전자의 경우로 허락으로 받아들인 것일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상대가 출연을 못한다고 하면 다시 한 번 재촉해 보다가 안 되면 포기를 했어야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런데 약속 잡아놓고 지금 와서 거절하는 게 어디 있냐?! 니들 안 나오면 국물도 없어~ 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볼 상 사납기만 하다.
지드래곤 슈키라 출연 거부는 라디오서 설리 지목 때문?
빅뱅의 지드래곤 솔로 앨범 활동으로 TV와 Radio를 나가는 지용이 며칠 전 라디오 출연 분에서 질문으로 받은 '가장 예쁜 걸그룹 후배가 누구인 것 같냐'는 질문에 'f(x)의 설리'라고 답한 게 화근이었다는 말이 나왔다. 이 말도 일반 네티즌이 이해하기는 참 어려운 일 같다. 이 일로 인해 사실인지 공식적으로 확인은 안됐으나 YG측에서 지용이의 라디오 방송 출연을 당분간 안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슈키라'의 출연도 불발이 된 것 같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자세히 모르겠지만, YG측에서는 여러모로 소속 연예인을 단속하고 있는 시점에서 자신 소속사가 아닌 타 소속사의 그룹 연예인의 이름을 대는 것에 민감해졌을 것이다. 요즘 지용이는 솔로 앨범이 발표되고 수많은 악성 댓글과 안티로 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시점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지용이 다른 걸그룹의 이름을 댄다는 것은 상대 소속사나 반대로 공격을 하기 좋은 악플러들에겐 먹이가 될 수 있다고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조심하라는 입장에서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모습이 아닌 말을 하는 곳에서 뺐을 것이다.
그렇다면 설리를 지목해서 자신들이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문제 하나를 덮고 갈 수도 있다. 지금은 말을 하지 않고 무대만 보여주는 것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을 YG는 했을 것이다. 이 판단에는 좋은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 해주고 싶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것은 이런 가벼운 가십성 멘트조차 소속사에서 제동을 건다는 것은 약간 무리 같아 보이기도 한다. 워낙 지금 시기가 예민한 시기니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시기의 문제가 가장 컸을 것이다.
설리를 지목해서 가장 예뻐 보인다고 한 것이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요즘 표절 논쟁들이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서는 모든 것이 공격의 주제로 쓰이기에 지용이의 발언은 논란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때는 자신의 소속사 2NE1을 예쁘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영악한 플레이 일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YG의 대응이 옳기도 하다.
일개 기획사를 향한 방송사의 횡포
KBS 2FM '슈키라'측의 이번 보복성 보이콧은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방송이 무기라고 아직도 생각하는 방송사의 관계자들이 그저 촌스러워 보인다. 이번 일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간 오해와 약속의 엇갈림 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그런 것도 이해 못하고 그저 자신의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을 안 했다고 제재를 하는 것은 1970년대 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만약 YG측에서 KBS 2FM 라디오 '슈키라'에 출연을 아무 통보도 없이 펑크를 냈다면 그건 분명한 잘못이다. 하지만 당일 포함해서 세 번의 통보를 했음에도 보이콧을 하겠다는 것은 방송사의 폭력이라고 밖에 말을 못하겠다. 그리고 설령 해당 가수에게 벌을 준다고 해도 지금의 보이콧은 전혀 이해를 할 수 없는 처벌 수위다.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생각해 봐도 해당 가수에게만 1~2주 출연 불가 처벌을 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적당한 처벌을 떠나서 한 기획사를 통째로 보이콧 하는 방송사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문제다. 이는 스스로 욕을 먹겠다는 뜻 같다. 어느 누구든 절대 권력인 방송사의 요구에 무조건 따라라~? 아니면 니들 소속사의 모든 연기자나 가수의 출연을 못하게 할 것이다!~ 라고 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있다고 보는가?!
이번에는 KBS 2FM이 문제가 됐지만 그 동안은 모든 방송사에서 하던 방식이다. 방송사의 요청에 뜻대로 안 해주면 어떠한 기획사든 깔고 뭉개야 직성이 풀리는 방송사의 관행을 많이 보여줘 왔다. 이는 기획사와 방송사 간의 유착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자신들의 요구를 잘 들어주는 소속사에는 엄청난 이득을 주고, 요구에 응대해 주지 않는 소속사에는 많은 불이익을 줘 왔다. 이런 관행은 제발 없어졌으면 한다. 상식에 맞는 행동을 하는 방송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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