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 막연한 상상이지만 현실이 될 수 있는 재난 스토리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9. 19. 07:00
재난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 하며 그런 상상을 하지 말라 안심만 시키는 이들의 세상보다는, 그런 상상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미리 대비하자고 외치는 세상이 훨씬 안전한 법이다.
JTBC 새 금토드라마 <디데이>는 그런 막연한 상상을 드라마로 그려낸다. <디데이>는 만약 서울에 대지진이 일어난다면 어떤 상황이 될까? 그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상상에서 시작된다.
재난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늘 생각과 다른 상황에서 생겼고, 늘 안전하다고 생각할 때 생겼다. 누가 성수대교가 붕괴될지 알았으며, 누가 삼품백화점이 무너질지 알았겠는가!
막상 재난 상황이 닥치면 우린 늘 전혀 손을 못 쓰는 사람들처럼 무기력하게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인재도 못 막는 나라에서 자연재해로 일어난 재난이라면 더욱 아무것도 하지 못할 상황이기에 이런 막연한 상상에서 그려지는 드라마는 은연중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드라마를 매뉴얼 삼을 일은 크게 없지만, 그만큼 경각심을 갖는다면 최악의 상황에 닥치더라도 조금은 더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기에 드라마로 경각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한국의 경우 영화 <해운대>를 통해 쓰나미가 몰려온 자연재해 상황을 다뤄 본 적 있고, <연가시>와 <감기>를 통해 감염의 공포를, <타워>를 통해 화재 재난상황을 다뤄봤지만, 이중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의 재난영화는 화재 재난상황 정도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지진의 공포가 있고, 한국과 가까운 일본은 수시로 지진이 일어나는 상황과 한국도 영원히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에서 <디데이> 같은 재난 소재 드라마나 영화도 나올 법하다.
이미 작은 지진은 한국에서도 많이 있던 상황. 문제는 ‘만약’이라는 가정이 현실이 될 때를 생각했을 때 아찔함이 생긴다는 것.
JTBC 드라마 <디데이>에선 서울에 진도 6.5의 지진이 생기는 가정을 한다. 그러나 이 정도로 강력한 지진을 이겨낼 수 있는 설계 건물은 16%에 불과한 상황이라, 대부분 지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가정을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더군다나 재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응급의료센터는 많지 않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마비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갈지 이 드라마는 조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는 지진을 대비해 건물안전설계를 한국보다 월등한 수준으로 하지만, 그래도 피해를 보곤 한다. 그러나 형편없을 정도로 대비되지 않은 한국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면 생각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 터질 것은 분명하기에 <디데이>가 보여주는 상황은 멘붕의 상황일 수밖에 없다.
그간 한국 드라마에서 메디컬 드라마 소재는 많이 봐왔지만, 영화처럼 재난 소재를 다룬 드라마는 없었다. 그러나 <디데이>가 그 자리를 치고 들어왔다. 1회 방송했을 뿐인데, 반응은 좋은 편이다.
아무래도 재난 소재의 드라마이다 보니 사전제작은 필수여서 8부까지 촬영을 마쳤다. 그래서인지 CG도 자연스럽다. 서울의 상징인 남산 타워나 국회의사당이 지진의 피해를 보는 설정을 했지만, 그런 상징적인 것이 파괴됨으로 시청자는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됐다.
젊은 배우인 김영광과 정소민, 하석진, 윤주희가 주연을 맡았고, 이어 이경영과 차인표, 김상호, 김혜은, 김정화가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드라마의 안정성은 보장할 만하다.
재난과 메디컬 드라마의 콜라보레이션은 그간 보아오던 드라마의 형식과는 달라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권력을 잡고 유지하려는 자들의 무사안일함과 이기적 모습도 보일 것이다. 또 정의로운 일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실행되어야 한다는 주인공의 외침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디데이>는 재난의 날이자 절망의 날. 삶은 계속 되어야 한다며 투지를 보이는 이들의 악전고투를 볼 수 있는 드라마로 시청자를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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