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저협과 함저협 싸움은 공정해야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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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지난 20일 국내 주요 작곡가 및 가수 등이 함께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체육관광부(문광부)의 방송사용료 분배 규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음저협의 요구는 ‘함께하는 음악저작인협회’(함저협)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음저협에 불합리한 새로운 분배 규정을 승인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날 신중현을 비롯해 김희갑, 최백호, 윤종신, 윤일상, 김현철, 박학기, 유희열 등 다수의 음악인이 극렬히 항의한 이유는 ‘배경음악’과 ‘일반음악’의 가치를 동일하게 매김으로 저작료 분배가 대형 배경음악 수입업자 등 극소수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는 이유에서다.



문광부가 4월 ‘함저협’에게 승인한 ‘배경음악 방송사용료 분배 규정 개정’에서는 기존 ‘음저협’이 음악인을 위해 지켜오던 수익과는 완전히 딴판인 수익 분배 규정이 있어 항의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함저협’이 내건 배경음악 방송 사용료 분배 규정에는 ‘배경음악’과 ‘일반음악’의 가치가 동일하게 매겨져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분배 규정이 기존 ‘음저협’ 회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방송사나 일부 음악인은 ‘함저협’의 규정에 따르는 것이 좋다 생각할 때 변심할 것이 뻔하기에 항의를 하는 것.

문제는 ‘함저협’의 분배 규정이 옳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저작권 신탁단체의 경쟁이야 독려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이고, 그래서 문광부가 경쟁체제를 승인한 것이지만, 지금의 경쟁은 독으로 작용할 경쟁이 보인다는 점과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

기존 수없이 많은 세월 동안 보완해 적용된 시스템이 무리한 경쟁 체제로 무너져 내린다면 옳지 않기에 염려를 하는 것.



당장 ‘함저협’이 내건 분배 규정 중 ‘배경음악’과 ‘일반음악’을 동일한 가치로 매겼다는 점은 충분히 우려스러운 점이다. 이는 음악인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에 만류하려는 것. 기존에는 차등으로 분배 규정을 삼았는데, ‘함저협’은 이를 같은 가치로 매겨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런 경쟁이 시작되면 ‘배경음악’이든 ‘일반음악’이든 이를 사용하는 곳에서는 자신들이 부담 없는 쪽을 선택할 것이기에 당연히 ‘함저협’의 시스템에 있는 음악을 쓸 것은 뻔한 일이다.

이 시스템은 장기적으로 무척 위험한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당장 ‘함저협’ 소속 음악인들이야 시장 점유율이 늘어 수익도 늘긴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자신의 곡을 마땅한 가격에 팔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에 큰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일.

문광부의 해명은 ‘함저협’이 주장하는 것과 궤가 같다. 방송사용료의 분배 기준을 ‘음악의 종류’가 아닌 ‘음악의 사용시간 및 형태’로 변경한 것이라 하고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일반/주.배.시 음악 간 분배 점수’에서 구분을 없게 한 것이 ‘함저협’의 분배규정이고, 사용시간과 사용형태에 따른 분배규정을 마련한 점이 눈에 띈다.



‘함저협’의 분배규정은 차등 분배란 점과 일부 분배에서 음악인에게 유리한 점도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은 ‘음저협’이 말하는 ‘일반음악’과 ‘배경음악’ 간 구분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이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시스템이기에 만류하는 것.

또한, 박학기가 말한 ‘향후 10년간 1200억 원의 국부가 해외로 유출될 것’이란 말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이유는 방송 배경음악을 공급하는 ‘라이브러리’ 전문업체가 음원의 절반 가까이를 외국곡으로 채우기 때문이다. 이는 더 심화될 수 있다.

이번 ‘음저협’의 공식 항의 성명과 ‘함저협’의 반론은 두 신탁단체의 단순한 싸움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함저협’ 분배규정 승인은 대중음악과 문화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기에 ‘문광부’가 조심스럽게 접근했어야 했다.

김형석이 주장하는 ‘단 한 번의 공청회 없이 문광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부분은 심각한 대목. 그 문화를 만들어 온 이들의 터전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승인을 일방적으로 한 것이기에 심각한 일이다.



‘음저협’이든 ‘함저협’이든 공통의 목표는 음악인의 전반적인 자기권리 찾아주기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다가올 경쟁 시스템에서의 분배규정은 도움되긴 어려운 면이 다분하다.

‘함저협’은 좀 더 다른 시스템으로 기존 ‘음저협’과 경쟁을 해볼 수 있겠지만, 소속 음악인에겐 장기적으로 도움을 주기 어렵다. 음악인의 배를 불리는 저작권 행사가 되어야 하는데, 이 시스템으로 가다 보면 결국 장사하는 이들의 배만 불리는 결과가 될 것이기에 다시 조율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시장 흐리는 것을 막아야 할 ‘문광부’가 나서 시장의 혼란을 부추긴 셈이 됐다. 서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본 틀을 마련하고 경쟁을 시켜야 할 곳이 ‘문광부’이기에 공청회를 통해서 바람직한 안을 마련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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