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나영석의 고심. 게스트 빛낼 필요 없다. 자체발광할 뿐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6. 27. 15:12
나영석 PD가 고심하고 있다는 게스트 분량 축소를 위한 고민. 이는 무척 큰 고민거리일 것이다. 호스트를 잡아먹는 게스트의 존재감이란 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기 때문. 단적으로 호스트가 주인공이 아닌 게스트가 주인공이 되는 주객전도의 양상이 펼쳐지는 건 그리 크게 바라지 않는 일일 것이다.
박신혜나 유해진처럼 어쩔 수 없이 큰 존재감을 드러내는 경우야 그를 십분 활용해야 옳은 경우지만, 그런 분위기를 우연찮게 탔다고 여타 게스트의 분량에서도 게스트를 선택하는 건 무척 위험한 일이기에 고심의 이유가 되는 건 당연하다.
<삼시세끼: 어촌편>의 경우는 게스트가 빛나기도 했지만, 그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 호스트였다. 차승원과 유해진의 엄청난 존재감은 그 어떤 게스트가 등장해도 압도적일 수밖에 없었다. 워낙 개성 강한 인물임과 동시에 누구도 따라오기 힘든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편이었던 것.
그러나 <삼시세끼: 정선편>은 상황이 다르다. 아무리 이서진의 매력이 있고, 옥택연의 매력이 있다 해도 독특한 개성이 있는 게스트의 장점을 넘어서지 못하는 면도 부분적으로 있기에, 그 흐름만을 따라가게 해서는 안 되는 면이 있다. 그러면 호스트가 게스트에 비해 분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 이는 실제 벌어지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미 오래 노출됐기에 그런 면도 없지 않지만, 그들의 주 영역은 따로 있기에 비슷한 매력의 게스트를 넘어서지 못하는 현상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꽃보다 할배>로 히트한 이서진의 매력은 바로 그 프로그램에서 가장 크게 빛이 날 수밖에 없고, 옥택연은 아무리 빙구짓을 해도 가수 영역에서 가장 빛나는 그 이상 빛나지 않는다. 의외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어도, 그 매력이 더한 매력을 지닌 이를 추월할 수 없기에 분량상 희생될 수밖에 없는 면이 있다.
<삼시세끼: 정선편>만을 두고 본다면 호스트인 이서진과 옥택연은 오히려 현재보다 더 고생을 시켜야 하는 면이 있다.
게스트의 매력을 발산시키려 같은 양의 노동을 한다면 호스트는 묻힐 가능성이 더 크다. 전문 농부나 전문 요리사의 능력을 갖춘 이가 아닌 그저 힐링을 위한 전원생활을 그리는 컨셉에서는 게스트나 호스트나 능력은 비슷하다.
차승원이나 유해진은 능력이나 매력이 게스트를 압도하는 면이 있었다지만, 이서진과 옥택연은 압도적인 능력을 갖추지 못한 비슷한 능력을 가췄기에 게스트에게 호스트의 일을 과하게 나눠줘서는 안 된다.
게스트의 능력이 압도적인 상황이라면 그림을 바꿔 호스트를 비웃고 조롱하는 예능적 그림을 그리는 게 어떻게 본다면 호스트를 살리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쉽다.
유해진은 본편을 뛰어넘는 스핀오프의 주인공으로 이서진과 옥택연을 하수처럼 대하는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좋을 것이기에 그런 그림을 그리는 건 당연하고, 최지우의 경우 이서진의 본편 격인 <꽃보다 할배>에서의 관계를 연장하는 그림을 그리는 건 당연하다.
현재 고심하고 있는 편집 분량에 대해선 사실 고민 시점이 빠를 수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해도 된다. 박신혜와 지성, 보아와 유해진. 이제 김하늘이 출연하는 시점이기에 게스트에게 분량이 함몰될 정도는 아니지만, 게스트의 매력으로 호스트가 빛이 안 나 보이는 건 사실이기에 조정은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고 게스트의 매력을 일부러 죽일 필요도 없고, 분량 편집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이런 필수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게스트와 게스트 사이에 일반적인 게스트를 초대하는 게 방법일 수도 있다.
게스트만 빛나는 상황의 연속이 아닌 호스트가 빛을 발하는 가운데 게스트의 빛을 발하는 상황을 드문드문 넣어주는 것이라면 <삼시세끼>는 질리지 않고 계속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을 얻을 것이다.
전체 약 12부작이라고 한다면 8부작은 호스트가 주인공이 되는 그림을, 4부작 정도는 게스트가 빛나는 그림을 그리는 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다.
그를 위해서 필요한 조정이라면 위 필수불가분의 관계의 게스트를 몰아 출연하기보다 산발적인 배치를 해야 한다는 점. 또 그들을 활용하는 데 있어서는 좀 더 손님의 성격을 강화하는 면이 수행된다면 이서진과 옥택연은 다시 존재감에서 빛이 날 것이다. 굳이 빛나는 게스트의 빛을 죽일 필요는 없다. 자체발광하는 것을 어떻게 죽이겠는가! 대신 텀을 두는 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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