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출신 떼어줘도 될 만한 류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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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화영은 더 이상 아이돌 그룹으로 활약할 여지도 없거니와 여건이 마련될 일은 없어 보인다. 또 가수로 그녀가 활약할 여지도 현재로썬 없어 보인다. 대신 그녀가 선택한 제2의 직업인 배우로선 꽤 기대할 만한 것이 사실이다.

<구여친클럽>에서 라라 역을 맡아 연기한 그녀의 배역 역할 수행도는 충분히 80점 이상을 줄 수 있다. 보통의 아이돌에게 주는 점수가 평균 30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필자로선 꽤 점수를 후하게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깝지 않다.



물론 그렇게 평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상대평가 점수가 반영된 것이기에 절대적 평가라 할 수는 없다. 그녀의 연기가 많은 부분 보인 것이 아니기에 절대평가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이 드라마 하나를 보고 기존 출연했던 영화와 드라마를 생각하면 이런 점수는 과한 것이 아니라 생각된다.

류화영은 <구여친클럽>에서 실제 30세지만 27세 삼류 여배우 역을 맡았다. 청순한 얼굴에 글래머. 에로와 예술을 오가는 영화 ‘발라주세요’가 대표작이지만, 그녀는 떠본 적 없는 5년째 라이징 스타의 배우 역할이다. 그런 그녀가 옛 남친이었던 방명수(변요한)의 영화에 배역 하나 따보려 덤비지만, 그게 그리 쉽지는 않다.

그녀는 배역 하나 꿰차보겠다고 덤벼들었지만, 방명수의 구여친 중의 한 명으로 오히려 같은 입장의 구여친들과 친해지고, 구남친보다는 파워가 있는 감독 조건 역 도상우에 마음을 빼앗기는 역할을 선보였다.

류화영은 드라마 안에서 구여친인 김수진(송지효)을 방명수와 엮어 주는 의외의 역할을 했으며, 발랄한 성격만큼 분위기를 띄우는데 한 몫 단단히 했다.



류화영의 연기력은 이 드라마 안에서 적어도 80점 이상이었다. 발음 문제도 크게 지적할 것 없이 깔끔했으며, 대사 전달력도 좋았다. 연기할 때 톤 유지도 좋았으며, 호흡도 좋았다. 게다가 표정 연기까지 나무랄 데 없는 면을 보인 것이 그녀다.

푼수 같은 언변에 방정맞은 행동을 해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 면은 기존 아이돌 가수들이 보이지 않는 능숙함이 보일 정도였다. 단순히 발랄한 아이돌의 모습이 아닌, 연기자로 보일 수 있는 그 가벼운 듯한 연기는 적당해서 놀라움을 줬다.

송지효의 어눌한 발음이 신경 쓰일 정도로 류화영의 발음은 좋았다. 그뿐인가! 억지로 다른 배우를 끌어들여 비교해도 류화영의 실력은 좋은 편. 대표적으로 현재 방영되는 <화정>의 이연희는 수년째 배우로 활약하고 있지만, 어눌한 발음과 어색한 표정으로 아직도 욕을 먹고 있다. 그에 비교해 류화영은 전혀 어색한 면이 느껴지지 않는다.



또 같은 입장에 선 과거 동료였던 아이돌 출신들이 배우를 흉내 내지만, 배우라 불리지 못하고 있는 것에 반해 류화영은 배우로 불려도 될 만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고작 4번째 작품인 <구여친클럽> 출연이었지만, 그녀는 확실히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 모두 조연이고 미미한 배역이었지만 그 미미한 배역을 뚫고 올라 존재감을 부각시킨 것이다.

그녀를 직접 본 건 제작발표회 때가 다지만, 아이돌 출신의 신인 배우로 위치에 걸맞지 않게 당당한 모습이 조금은 놀라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놀라움을 실력으로 증명해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그녀에게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우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배우로서의 자격을 증명할 실력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성적 문제를 깨끗이 해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아이돌 걸그룹으로 누렸던 인기와 영광은 없었던 듯 내려놓아야 한다. 연기자로 제대로 발붙이려면 처음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해야 다시 새로운 영역에서 인기를 얻을 것이기에 내려놓는 것. 겸손함을 먼저 갖춰야 한다.

<구여친클럽>을 통해 만나본 류화영은 확실히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어줘도 될 만했다. 배우로서의 그녀가 기대되는 건 편견을 깨는 연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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