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인기가요’ 갑질, 빅뱅만 피해 보는 게 아니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6. 15. 09:57
남자 그룹 중 최고의 포지션을 점하고 있는 ‘빅뱅’이 갑(甲)질의 희생자라면 신인을 포함한 모든 가수가 갑질의 피해자일 수 있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라고 하니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SBS 인기가요>는 지난달 24일 방송된 ‘인기가요’에 빅뱅의 일부 멤버가 수상소감 발표에 함께하지 못한 것을 문제 삼아 패널티를 안겼다. 이로 인해 빅뱅은 순위에서 제외됐으며, 현재 갈등으로 출연하지 않고 있다고 언론은 알리고 있다.
문제는 빅뱅이 명확한 피해자로 보인다는 점. 빅뱅은 이미 이 방송을 위해 사전녹화를 마친 상태였으며, 3인이 오른 수상소감 무대에서도 남은 2인이 뮤직비디오 촬영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수차례 관계자들에게 이해를 구했음에도 보복성 대우를 받은 점은 실망스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빅뱅의 팬들은 지난 1일 밤 12시 발표된 신곡 ‘뱅뱅뱅’이 ‘인기가요’ 후보 등록 과정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타 가수와 비교해도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말하고 있고 신곡 등록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 말하고 있다. 이는 사실.
신곡 ‘뱅뱅뱅’이 발표된 후 41시간이 지나 등록되고 기존 빠지는 곡인 ‘배배’애 투표를 한 팬들은 이후 등록된 ‘뱅뱅뱅’에 투표를 하지 못해 정당한 경쟁을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문제 삼고 있다. 이에 SBS 측은 정당한 절차라고 말하지만, 이 투표 시스템에 공감하는 이는 없다.
SBS 측은 ‘당주 월요일에서 수요일까지 공개된 음원’과 ‘당주 출연 가수의 신곡’이 일괄적으로 추가 등록된다. 따라서 월요일에 리스트에 등록됐던 가수 중에 신곡이 발매되면 해당 신곡으로 교체해 투표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곡으로 교체되면 기존 곡에 투표했던 이들은 다음 곡에 투표하지 못하기에 명백히 피해를 보는 게 사실. 이런 문제점이 있기에 팬들은 불공정하다 말하고 있고, 그 논리가 틀리지 않기에 팬들의 억울함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SBS의 대응이 팬을 분노케 하는 이유는 엑소와는 다른 대우를 했다는 점 때문이다. <SBS 인기가요> 제작진은 엑소의 경우 멜론에서 집계되는 시청자 사전 투표 리스트에 엑소가 한시적으로 누락된 것에 대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지만, 빅뱅에 대해선 잘못했음에도 사과하지 않는 모습 때문에 더욱 분노의 마음을 표하고 있다.
또한, 엑소의 경우 제외된 시간 피해 부분을 보상키 위해 메일을 보내면 투표 집계에 반영하겠다 섬세한 배려를 했지만, 빅뱅에 대해선 다른 대우를 해 패널티로 느껴지게 하고 있다.
<SBS 인기가요>는 한 주 지난 14일 방송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문제가 이어지자 1위 발표를 하지 않고 하루 지난 15일 1위 발표를 하겠다고 하여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는 단순한 1위 미발표 해프닝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문제다. 또 공정하지 못한 투표와 이후 대처 모습 때문에 발표가 돼도 문제일 수밖에 없다. 엑소의 경우 정당한 경쟁이라 보기 어렵기에 상을 받아도 떳떳하지 않고, 빅뱅의 경우 1위를 해도 늦은 발표이기에 1위로서 영광을 빼앗긴 듯 느껴져 불쾌할 수밖에 없다.
차트를 놓고 볼 때 빅뱅은 주요차트에서 1위를 줄곧 놓치지 않았고 무난히 <SBS 인기가요>에서도 1위를 할 수밖에 없다 느껴졌기에 이번 미발표는 꺼림칙하지 않을 수 없다.
<SBS 인기가요> 측의 대응이 못내 아쉬운 점은 빅뱅이 타 방송사에 비교해 빠지지 않고 출연을 했다는 점에서다. 특별히 더 신경을 쓰던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이었는데, 한 번 수상소감 무대에 서지 않았다고 패널티를 받는 모습은 무척 아쉬울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게다가 본 무대도 아닌 수상소감 무대에 서지 않은 것을 문제 삼는다는 점은 특히 옹졸해 보이는 지점이다.
대형 기획사인 YG의 아티스트조차 이런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은 타 중소 기획사의 처지에서 더욱 공포스러운 장면일 것이다. 이번 사안은 본보기라는 점에서도 타 가수와 기획사가 떨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KBS <프로듀사>에서 ‘뮤직뱅크’ 팀이 갑질의 피해자인 척 하지만, SBS <인기가요>에서 증명하듯 방송사는 여전히 갑질의 주인공으로 보이는 게 사실이다. 부인한다고 하여 부인될 수 없는 현재 진행형 갑질을 보여주고 있기에 팬은 더욱 분노하는 것이다.
이런 패널티는 비단 빅뱅만 받을 피해가 아니기에 타 기획사와 팬들조차 경계해야만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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