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오랜만에 토크쇼의 진수를 보였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3. 13. 14:23
공감대가 많은 수다의 장은 끝내기가 아쉬운 법이다. 해피투게더3 브로맨스 특집이 바로 그런 사례. 출연한 이들의 맛깔 나는 수다에 공감하며 즐기다 보니 어느덧 끝날 시간이 된 것이 브로맨스 특집이었다.
<해피투게더3: 브로맨스 특집>은 그간 토크쇼에서 보인 맥 끊어짐 현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응집력 있었다. 서로의 에피소드를 풀어 놓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할 말 많은 수다의 장이 마련되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보통의 회차였다면 억지로 이야기를 끌어내는 모습이 조금은 보였을 것이나, 이번 <해피투게더>는 억지로 끌어내기보다는 스스로 재미있어 이야기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출됐다.
지오디의 데니안과 박준형, 김성주와 석주일, 이규한과 조동혁의 브로맨스 구도는, 에피소드 토크에선 경쟁 구도를 보였지만, 서로 잘 아는 만큼 시청자는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데니안과 박준형은 외사촌 동생의 관계에서 어릴 적 이야기를 통해 큰 웃음을 안겼다. 박준형은 9살 차이가 나는 어린 데니안을 위해 똥 기저귀를 갈아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고, 그 이야기를 통해 여러 웃음이 나올 수 있었다.
MC들은 어릴 적 기억을 못 하는 데니안에게 ‘기억나느냐’는 질문을 연신 던지지만, 데니안이 그 기억을 할 리 만무하다. 뻔히 기억 못 할 이야기를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버럭 하는 데니안의 모습은 여러 번 웃음을 안겼다.
지금과 똑같은 웃음 코드로 웃음을 주려던 박준형은 당시 사장인 박진영에게 ‘입 좀 닥쳐 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화날 상황이었지만, 숨김없는 성격 덕분에 또 그 이야기를 한 토크쇼에서 그대로 전했다는 말은 씁쓸한 사실에서도 다른 또 하나의 웃음이 되었다.
자유분방함보다는 ‘자유방방’함으로 웃음을 주기도 한 박준형은 가족의 이름에 관련된 에피소드로 다시 한 번 큰 웃음을 안겼다. 자신은 아버지가 호적을 잘못 신청해 박준동이 되어 수십 년간 살아왔고, 형도 태동이 됐으며, 심지어 어머니는 춘자인데 하자로 신고돼 살았다는 말은 포복절도케 했다. 그러나 그 이야기에 웃는 주변의 모습에 갑자기 ‘왜 우리 엄마 이름 가지고 웃어’라 말을 해 또 한 번 폭소케 했다.
이에 이규한과 조동혁도 질 수는 없다고 일반인 여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다. 공개 연애를 하면서 좋은 점과 나쁜 점.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 이야기하자 분위기는 극에 달했다.
김성주와 석주일도 선전했다. 석주일은 잘 사는 처가의 이야기와 자신이 유일하게 주눅 드는 곳이 처가라는 사실을 알리고, 자신이 아내와 결혼한 것은 돈 때문이라는 속물근성을 자식으로부터 폭로된 상황을 설명해 큰 웃음을 안겼다. 김성주 또한 석주일이 해설을 하며 겪은 웃픈 이야기를 전해 분위기에 동참했다.
이외에도 조동혁의 여친 클럽 구조기와 이규한의 드라마 현장 재연 또한 큰 웃음을 남긴 장면이다.
서로 털어놓는 에피소드에 <해피투게더>는 실로 오랜만에 짜임새 있는 웃음을 쉼 없이 안겼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던 것은 궁합이 잘 맞는 게스트를 캐스팅해서 가능했다.
근래 토크쇼의 재미가 사라진 이유 중 하나는 궁합보다는 화제가 되는 스타를 섭외하고자 하는 기획 때문이기도 했다.
또 중대형 기획사의 홍보 경쟁은 재미없는 출연자들을 보게끔 해 재미를 하락시켰다. 그러나 이번 편 만큼은 평소 서로를 잘 아는 이들을 섭외해 자연스레 경쟁하게끔 한 것이 웃음을 준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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