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이제 음지를 비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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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편중 현상은 한 나라에 재벌 계층과 극빈층의 극단적인 차이를 낳게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국민이 고루 잘사는 나라가 아닌 나라이다. 복지는 후진국 수준이며, 과세는 없는 사람에게 집중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이런 현상은 문화 쪽도 마찬가지이다. 잘 먹고 잘사는 대형기획사는 충성스러운 팬들 덕분에 부족한 실력에도 쉽게 돈을 긁어모으고, 자신들이 출연하고픈 프로그램은 언제든지 출연할 수 있다. 그러나 못 먹고 못 사는 소형기획사의 입장에선 방송 출연은 하늘에 별따기 수준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는 권력의 유착이 심해서 일어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일례로 대형기획사와 적을 진 아티스트는 집중견제를 당해 현재 예능에 출연을 못 하고 있기도 하다. 방송사 차원에서 알아서 기기에 출연은 엄두도 못 낸다.



그렇다고 적을 진 아티스트나 기획사만 손해를 보는 시스템이 아니다. 거의 무조건 힘 있는 기획사의 소속 아티스트들이 게스트로 출연하기에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의 소속사 아티스트는 출연을 꿈꾸지도 못한다.

이런 불리한 구조의 방송가 시스템은 애초에 스타가 만들어질 수 없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힘 있는 기획사에서만 스타가 나오는 시스템은 바로 이런 환경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번 <런닝맨: 최고의 사랑> 특집에는 엑시드의 하니와 정소민, 윤소희, 남지현, 예린이 등장했다. 이중 정소민과 윤소희가 SM C&C이고 엑시드 하니는 예당엔터로 이들은 출연의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나올 수 있는 파워를 갖춘 소속사를 배경으로 뒀다.

하지만 배우 남지현과 걸그룹 여자친구의 예린은 그간의 시스템으로 본다면 나오기 힘든 게스트였다. 화려한 배경에 인기까지 덤으로 얻은 이들 사이에 이들이 꼈지만 나름 충분히 매력을 보여 반가움은 컸다.



물론 인기와 인지도에서 하니와 정소민이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졌다지만, 그들도 사실 소속사만 컸지 그리 큰 인기를 얻은 인물들은 아니었다. 요즘 들어 빛을 보는 하니이고, 정소민도 작품은 많이 했지만, 인기는 크게 없었다. 이번 출연은 전체로 볼 때 음지에 있던 이들의 출연이기에 그를 기획한 제작진을 칭찬하고 싶어진다.

이런 분위기는 사실 근래 발견한 패턴으로 한참 문제를 일으켰던 제국의아이들 문준영과 인기와는 별개의 김태헌이 등장한 장면이 놀라게 한 장면이기도 하다. 예전이라면 가능하지 않았던 출연이었을 것이다.

<런닝맨>은 또 ‘2015 신년 요리 대전’에서 김성령, 유선, 연정훈, 유수영, 서우, 페이, 택연을 출연시켜 그늘에 있는 이를 비췄고, ‘숨은 보석 찾기’ 특집에선 아이돌 중 빛을 못 본 멤버인 려욱과 권소현, 손동운, 장동우, 소진, 니엘, 에릭 남, 이민혁, 엔을 출연시키는 용감함을 보였다.

이들 중 상당수는 사실 예능감이 증명되지 않은 이들이었고, 웃음을 줄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없는 게스트였기에 캐스팅은 놀라움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었다.



<런닝맨>은 2015년 들어 음지에 있는 이들을 집중적으로 보이는 데 노력을 하는 모습이 확연하다. 그래서일까? 예전 반복되던 그림과는 달리 특이한 그림이 연출되고 뭔가 날 것의 생동감을 보는 듯하다. 정갈한 연출도 돋보인다.

이번 특집에 등장한 엑시드 하니의 당황스러운 털털함과 정소민의 엉뚱한 어록. 귀여움을 발산한 윤소희와 남지현. 엉뚱발랄한 춤으로 놀라움을 준 예린까지 고른 매력을 발산했다.

기존 한 번 뜨면 사골 끓이듯 이 방송 저 방송에서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매번 똑같아 식상함을 줬지만, 평소 보지 못한 음지의 이들이 사생결단 하고 매력 발산하는 모습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오는 장면이었다.

만약 생각대로 음지를 비추는 데 노력을 하는 <런닝맨>이라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문제가 될까 무조건 버리기만 하는 연출자들 사이에 이런 연출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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