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에필로그에서 찾은 왕따 박민우. 왕따예능이었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3. 4. 10:38
예능 역사상 가장 편애가 심하고 가장 책임 없는 예능에 ‘룸메이트’를 올려놓지 않을 수 없다. 시즌2가 시작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출연자가 있다면 이 말은 사실일 수밖에 없다.
<룸메이트 시즌2>의 시작은 공식적으로 표시된 게 2014년 9월 21일로, 시작된 지 5개월이 넘었음에도 출연자에 이름이 오른 박민우가 단 한 차례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저 지나는 씬 한두 컷으로 등장했을 뿐, 그는 누구와도 제대로 함께하질 못했다.
초반 그가 출연을 못 하는 이유가 그저 드라마 <모던파머> 출연 때문일 거란 생각은, 제작진을 너무 배려한 생각이었을 뿐. 애초 제작진은 박민우를 철저히 배제한 모습이어서 황당할 수밖에 없다.
<룸메이트 시즌2>가 시작된 이후 시청자는 박민우를 꾸준히 찾아왔다. 그가 시즌1에서 아무리 잘못했다고 해도 이후 바뀐 모습을 기대하며 찾았건만, 그 어디에도 박민우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아니 출연을 함에도 통편집의 굴욕을 당한 것.
박민우는 시즌1에서 박봄과의 다툼과 서강준을 질투하는 모습을 여러 회 연출하며 시청자의 미움을 샀다. 거기에 졸음운전 하는 모습까지 보여 한순간 이미지가 안 좋아졌다.
그러나 좋았던 점도 있다. 송가연과 허물없는 모습으로 친해져 그녀를 부각시키는 데 한 몫 제대로 했고, 어느 부분에선 책임감 있고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위 언급된 일로 박민우는 시청자에게 미움을 받고, 제작진에게도 팽을 당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따지고 보면 박민우는 피해자일 수도 있었다. 당시 연출된 편은 ‘좋은 일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였고, 반은 연출된 장면으로 식구끼리 분란과 화해를 그린 에피소드 편이었다. 이어지는 편이 <흐린 뒤 맑음>이었으니 그들의 연출 과정상 이 에피소드는 분란의 에피소드일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이 에피소드를 그려내며 박민우가 너무 악역으로 몰렸다는 것. 시청자에게 그는 지질함의 대명사가 됐고, 비난의 주인공이 됐다. 제작진은 박민우의 이미지를 화해 편과 이후 편에서 다시 좋게 해야 했으나 그 책임은 지질 않았다.
예능은 연출상 생각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는 일도 있고, 실제 출연자끼리 얼굴 붉히는 일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는 제작진이 풀어가는 과정을 보여줄 책임도 있다. 그러나 <룸메이트> 제작진은 판은 벌이고 책임은 다하지 않았다. 요즘 SBS가 캠페인 중인 '배려'는 눈을 뜨고 찾을 수도 없었다.
박민우는 이 에피소드 이후 꾸준히 비난을 받았고, 애프터서비스는 이루어지질 않았다. 시즌2가 이어지며 가장 먼저 이루어졌어야 할 그의 이미지 애프터서비스는 되지 못하고 지금까지 그는 멍에를 안고 살아오고 있다.
<룸메이트>는 셰어하우스란 컨셉으로 한 집에 모여 사는 이들의 모습을 그리는 예능이지만,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치는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예능은 쓸데없이 러브라인을 만드는 가하면, 쓸데없는 게스트 초대에만 몰두하는 예능이 됐다. 정작 신경 써야 할 식구는 신경 쓰지 않고 잿밥에만 눈이 멀어 다른 곳만 비추고 있는 현실이다.
타 가족을 집중적으로 보이려 하고, 셰어하우스의 내부 인물을 비추지 않는 형태는 질타받아 마땅해 보인다.
방송 마지막 에필로그에 스쳐 가듯 보인 박민우가 안돼 보이는 것은 제작진의 책임 없는 모습 때문이다. 일은 벌이게 하고 그 책임을 져주지 않는 제작진의 모습은 박민우보단 시청자가 화날 일이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