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의 사랑, 기대되는 을들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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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랑, 기대되는 을들의 사랑

[토크] 방송, 문화, 연예
2015. 2. 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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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는 갑이 될 수 있으나, 결국 누군가에는 을이 될 수밖에 없는 세상 이치가 있다. 영원한 갑이 될 수 없고, 영원히 을이 되라는 법도 없다. 어딘 가에선 을이 갑을 이길 수 있는 세상이 있을 테니.

tvN의 새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에선 을이 갑을 이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회적인 평가로 보자면 드라마에서 비치는 호구 강호구(최우식)는 을 중 슈퍼 을의 모습일 것이다. 자신이 주도적이기보다는 적당히 살아가며 친구의 어시스트만 하는 그는 학교 다닐 때도 우리 주변에서 찾을 수 있었던 호구의 모습인 인물이다.

어수룩하고 바보 같아 늘 손해를 보는 그런 사람을 일컫는 ‘호구’. 친구들에겐 업신여김당하고, 사랑에선 매번 무료봉사나 하는 그런 인간류로, 왜 그렇게 살아가는지 한심할 때도 있지만, 나빠서이기보다 그냥 사는 게 답답해 보여 속되게 말해 ‘호구’라 우리는 말해왔다.

바라보는 입장에서야 호구들이 답답할 수 있지만, 그저 그게 편한 것이 호구의 특징일 때도 있다. 그냥 맞춰주는 것이 좋은 순한 그들. 평가상으로 보자면 패배자 같아 보이고, 늘 누구에게 진다는 선입견을 주는 그들이, 때로는 스펙 갑의 인간류들이 부러워하는 것을 가질 때가 있다.

<호구의 사랑>에선 가장 호구 같은 인물인 최우식이 가장 강력한 스펙을 갖추고 있는 변강철 역 임슬옹을 호구로 만드는 관계다. 그건 바로 국가대표 수영 여신이라 불리는 도도희 역 유이를 사랑으로 쟁취하기 때문.

임슬옹이 맡은 변강철 역은 모든 것을 갖춘 역이다. 서울대 법대 수석입학, 사시 최연소 합격을 거쳐 에이스 변호사로 살아가는 그다. 하지만 최우식이 맡은 강호구는 좋게 말해 웹툰 작가 친구의 어시스트지만, 속되게 말하자면 따까리 생활을 하는 그저 그런 인생이다.

어떤 면으로 봐도 딱히 떨어질 것 없는 스펙에 성격도 원만한 그. 한때 연인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도도희를 사랑으로 쟁취하지 못해 최종 승자가 되지 못한 그는 호구 강호구보다 못한 인물이 되고 만다.

강호구의 쌍둥이 동생인 강호경 역 신인 이수경은 상담심리사 석사 연구생으로 밀당을 제법 잘하는 선수다. 그러나 집에 들어오면 천하의 거지 수준으로 소박한 인물의 모습을 보이는 인물. 연애에선 누구보다 선수지만, 단 한 사람인 변강철에겐 자신의 스킬이 무력화돼 자신의 본 모습으로 호구가 된다.

도도희 역 유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대 수영스타이자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로 여신급 취급을 받는다. ‘국민 인어공주’라는 호칭을 받을 정도로 언론의 관심을 받는 그녀는 겉으론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캐릭터이나, 상처도 많은 캐릭터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오로지 수영 하나에 삶을 맡기고 버텨온 그녀이기에 그 하나를 빼면 외로움을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의 상처를 안다면 누군가는 그녀에게 호구가 되어주고 싶을 것이고, 이 드라마에선 평범하기 짝이 없는 호구 강호구가 그 빈 공간을 채운다. 도도희에겐 없는 가족을 호구는 가지고 있으며, 강호구는 가족의 따스함으로 도도희의 마음을 채울 것이다.

변강철이 유일하게 루저가 되는 사랑과 또 그 사랑을 채우고자 다가서는 여자 호구 강호경은 또 어떤 관계가 될지 그것 또한 기대케 한다.

<호구의 사랑>은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사랑을 그린다. 화려하거나 공식화된 사랑이 아닌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랑의 모습은, 소박한 모습으로 따스함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물고 물리는 호구들의 사랑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 보자.

드라마 시작 전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겉모습만으로 신인 이수경을 곤란케 한 언론들이 창피함을 보여줬고, 어리석은 네티즌은 그에 선동돼 마녀사냥을 했던 터라 시작이 깔끔해 보이지 않지만, 분명 좋은 드라마가 될 것이다. 표민수 감독의 감각적 연출과 윤난중 작가의 매끄러운 대본을 믿어 보자. 작품은 작품으로 볼 때 몰입도 잘 되는 법이다.

* 추신: 밑에 예쁜 사진 보시고 글 말미 공감도 부탁드립니다.

[ '호구의 사랑' 제작 발표회. 서비스 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