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연말정산 비틀기. 시궁창 같은 현실을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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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비틀어 표현한 연말정산 논란은 처절하기만 했다. 을의 분담금이 매회 누적될수록 갑은 부유해지는 시스템은 문제가 된 연말정산의 속을 드러내는 시스템 그대로였다. 그럴수록 서민의 허리는 휘는 시스템.

‘무도’ 멤버는 꺾이는 허리를 조금이라도 유지해보고자 한쪽은 상자를 갖고 도망하고, 그를 쫓는 멤버들은 상자를 못 열게 추격전을 벌인다. 한시라도 빨리 상자를 오픈해야 자신의 상금이 늘어나는 문제보다 한시라도 빨리 열어야 자신이 잃는 금액을 보존하는 시스템이기에 누구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최초 역대 최고 수준의 상금액이라는 말은 허울 좋은 말이라는 것을 <무한도전> 멤버도 감으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멤버들은 속아 넘어가기보다 제작진이 마련해 놓은 덫을 밟지 않을 수 없었다.



문제는 추격 게임 계약을 할 수밖에 없는 을의 모습이 우리 국민과도 같았기 때문에 안쓰러울 수밖에 없던 것. 연말정산은 ‘13월의 보너스’라며 불리었지만, 개정으로 인해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뻔했다. 국민은 세금이란 것을 내야 하는 의무가 있기에 악법이라도 일단 발효가 되면 내야 한다. 보너스가 아닌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시스템이었기에 연말정산은 증세를 위한 개정이었다.

악법을 저지할 수 있는 건 그 법이 생기기 전. 일단 이번 연말정산 개정은 막았다. 그래서 부작용도 앓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무한도전> 멤버는 그 법의 효력에 지배가 돼 악의 구렁텅이에서 헤매는 모습을 보이게 됐다.

어쨌든 누군가는 상자를 열 수밖에 없는 구조의 추격전이었고, 한시라도 빨리 열어야 1시간 이후 다시 열어 상금액을 불릴 수 있기에 첫 상자는 오픈돼야 했다. 내가 아니면 누구라도 열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첫 상자를 열자 숨겨져 있던 악법의 실체가 드러났다. 멤버는 계약하며 미처 읽지 못했던 계약이 이면에 있다는 것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상금이 MBC에서 지급되는 것이 아닌, 멤버들 개인 출연료 계좌에서 까지는 시스템이었기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연말정산도 마찬가지. 국민이 1년 내내 힘들게 번 소득액을 신고하고, 소득공제된 금액을 받지 못하게 교묘히 늘려놓은 증세효과는 국민을 기만하는 법 개정일 수밖에 없었다. ‘무도’ 멤버들은 자신이 열심히 일해 상금(급여)을 받기보다는 피를 빠는 MBC에 헌납하는 구조로 억울해할 수밖에 없었다.

유재석은 게임을 하며 꼬박꼬박 빠져나가는 돈에 “내 돈 써 가면서 촬영하는데 왜 빚이 늘어나?” 느냐 하며 억울해했다. 정형돈도 “세상이 왜 이래? 열심히 하면 할수록 더 힘들어지는 게”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이전 박명수도 “더 주지 못할 망정 빼앗느냐”며 항의를 했다. 이 모습은 국민들의 모습이기도 했다. 내고 또 내는데 더 내라는 것이 연말정산이었으니 억울해야 하는 입장은 같았다.

멤버들은 상자를 열면 열수록 빚더미에 올랐다. 한 번 열린 상자는 자신이 열면 그 빚을 탕감받기에, 열지 않을 수 없었다. 대신 자신이 여는 순간 그전 상금액은 무효화 되고 다른 멤버는 빚잔치에 오르는 구조는 누구라도 억울한 관계를 생성할 수밖에 없었다. 이 게임은 일단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는 게임이기에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피 터지는 추격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피 튀기는 게임을 국민이 하지 않아서 다행일까? 아니다. 우리는 모두 이 게임을 알게 모르게 하고 있다. 또 다른 곳에서 증세한 것을 우리는 모르고 지나고 있을 테니. 증세는 우리가 아는 것만 해도 담뱃값, 주민세, 자동차세, 공공요금이 있고, 앞으로도 인상될 여지가 많다.

예능으로 포장됐기에 그저 웃을 수 있는 연말정산 논란 비틀기였지만, 속을 까발려 보면 참 아픈 현실을 비춘 특집이었기에 그 마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나마 <무한도전: 끝까지 간다> 특집에서 미소를 지으며 볼 수 있던 장면은 없는 서민끼리 서로의 처지를 돌보고자 하는 의리가 보인 장면에서였다. 와플 가게 주인장이 보여준 의리는 명품의리로 웃음과 함께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했다. 웃음적인 면으로 볼 때 일반적이라면 방송사고감이었던 음소거 방송. 이 두 장면은 시청자에게 최고의 임팩트 장면으로 남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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