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나 홀로 집에 특집은 풍자도 일품이었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1. 12. 07:47
상암동으로 이전한 MBC는 겉으로 볼 때 방송사로서 최고의 환경을 갖춘 곳이다. 주위 환경 모두가 이제 각 언론사의 미디어센터가 자리해 정보를 나누기도 편해졌으며, 경쟁도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할 수 있다.
그러나 MBC는 그 좋은 환경에서도 최악의 콘텐츠를 만드는 집단으로 다른 곳에 정신 팔린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무한도전: 나 홀로 집에 특집>이 녹화된 날은 지난 2014년 연말 크리스마스 때였고, <무한도전>을 통해서 보인 MBC는 스케이트장을 개장해 많은 이들의 여가 장소가 돼 있었다.
소통을 강조하고 실행에 옮기는 방송사가 된 MBC의 모습은 여의도 때의 폐쇄형 구조에서 바뀐 오픈형 구조로 돼 있다. 라디오 부스는 이제 지나는 이들이 언제든 볼 수 있게 됐으며, 일부 시설은 마음만 먹으면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됐다.
언뜻 외부에서 봤을 땐 현재 MBC는 좀 더 미래형 방송사로 탈바꿈한 방송사의 모습이다. 그러나 내부적인 MBC의 모습은 폐쇄적이었던 여의도 MBC 때와 같다. 전혀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폐쇄적인 집단이 돼 있는 것이 현재다.
<무한도전>을 통해 보인 지난 여의도 MBC는 인력이 모두 빠져나간 흉가였고, 빈 방송사를 털어 보겠다는 ‘무도’ 멤버들의 담력 테스트 장이 됐다. 침입한 도둑들을 무찌르고자 한 거인 케빈 서장훈의 활약이 빛났고, 멤버들은 많은 재미를 줬다.
정준하와 유재석의 리액션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나 시청자를 폭소케 했다. 더욱이 이번 <무한도전>이 빅재미를 준 건 그들의 놀라는 장면과 함께 등장하는 제작진의 특급 센스 자막이 있어서 배를 쥘 수밖에 없었다.
<무한도전>의 자막은 반어법이 많아 웃음을 던져주는 케이스. 멤버들이 공포에 떠는 모습을 즐겁게 표현하고, 행동하는 모습 하나도 즐거워서 반응한다는 식으로 표현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나 웃고 즐기기만 할 수 없었던 건 <무한도전: 나 홀로 집에 특집>에 현 MBC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담겨서다. 상암동 MBC 신사옥은 MBC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할 곳이나 겉치레의 모습에 빠져 있는 모습이었다.
내부를 결속하기 위한 인사도, 콘텐츠를 만들려는 의지도 없는 상암동 MBC의 현재는, 흉가가 된 여의도 MBC가 그 모습을 대신했다.
빈 뉴스데스크에 앉아 프롬프터를 읽어 내려가는 도둑들의 모습. 이 모습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올바른 앵커를 유배 보내고 도둑 앵커가 자리한 모습을 풍자한 듯 보였고, 이 도둑 앵커는 제대로 된 앵커의 모습과는 다른 격 떨어지는 방송을 해 나갔다.
도둑 앵커들은 공포감에 프롬프터가 전하는 대본만 연신 읽어대는 모습만을 보였다. 이는 현 MBC의 모습이기도 하다. 권력 실세와 고위 선이 제재하고 내보내라고 하는 뉴스만을 앵무새처럼 읽어대는 그들의 모습은, 흉가가 된 여의도 MBC에서 도둑들이 전하는 뉴스로 풍자 표현됐다.
어느 하나 다를 것이 없는 그들의 모습. 도둑 앵커는 앵커로서 교육을 받지 않은 비전문가였기에 연신 실수를 할 수밖에 없었고, 전하려는 뉴스가 뭔 내용인지도 몰랐다. 무색 무취 무미하고 건조한 뉴스를 내보내는 도둑 앵커들의 모습. 그 모습과 현재 MBC 앵커들의 모습은 다를 게 없었다.
도둑 앵커들이 느낀 공포는 쉴 새 없었다. 각 미션별로 계속되는 공포감 선사는 역대 그 어떤 공포물보다 지속적이었다. 그 무한 공포감을 그대로 현 MBC 앵무새 앵커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마음은 왜 드는지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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