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토토가’. 얘들아 1990년대 음악 이렇게 좋았단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1. 4. 12:43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1970년대부터 2005년까지의 음악 변화는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른 변화를 보였다.
우리 고유의 소리가 아닌 음악이 대한민국에 자리 잡은 것은, 일제강점기 엔카가 들어와 자리 잡은 트로트였고, 지금까지 트로트는 한국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트로트를 벗어난 현재 대중음악은 트로트에서 변형된 발라드, 포크, 팝의 영향을 받은 댄스, R&B, 힙합. 그리고 록 등의 곡들이 혼재하는 시장이 됐다.
트로트를 벗어난 음악의 시대를 연 조용필과 심수봉, 주현미는 1980년대 한국적 대중음악의 뿌리를 내린 인물이며, 이전 1970년대까지는 트로트의 시대였으나 1980년대는 트로트가 많이 잊혀진 대표적 포크 시대였다.
1990년대 들어 송대관, 태진아, 설운도 등 트로트 가수들이 명맥을 이어 지금까지 트로트가 사랑받고 있지만, 1990년대 들어 한국 대중음악은 그 어느 나라보다 다양한 음악이 둥지를 틀어 부화해 성장한 시기다.
<무한도전>에 출연한 김건모를 비롯해 신승훈은 발라드와 레게를 완전히 정착시킨 시기가 1990년대로 이들은 황금기를 보내며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또 이 시기는 팝과 댄스, R&B, 록이 사랑받던 시기다.
바로 그때 사랑받던 이들이 <무한도전>에 출연한 이들이기도 하다. 김건모, 쿨, 엄정화, 지누션, 소찬휘, 김현정, 이정현, 터보, S.E.S. 이들 모두 1990년대와 2005년 사이 사랑받던 가수로 당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한 인물들이다.
이들의 노래와 실력은 하나같이 최고였으며, 현재 획일화된 대중음악 시장보다 이들이 만들어 놓은 시장이 훨씬 견고해 지금까지 살아남고 있다. 물론 이들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무한도전>에 출연하지 않았어도 서태지와 아이들, 김경호, 김정민, 룰라, H.O.T, 젝스키스, 유승준, 핑클 등 다수의 가수가 최고의 대중음악 전성기를 연 시기가 이 시기다.
이때 만들어진 곡 중 일부는 해외 음악의 카피가 있긴 했어도 건강하고 창조적인 프로듀서들의 힘으로 비교적 다양하고 탄탄한 대중음악 시장이 열렸다.
그러나 이후 조금씩 획일적인 음악과 일부 카피 음악을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들어 내는 아이돌 기획사와 프로듀서들이 늘어나며 시장은 혼탁해졌다. 그것이 바로 아이돌 시대가 열린 2000년대. 지금으로부터 10년의 시기는 한국 대중음악의 혼탁기로 보면 될 듯하다.
이 혼탁기에 록과 R&B, 레게 등은 쇠퇴했으며 살아남은 건 발라드와 댄스, 힙합이다. 댄스와 힙합을 지나치게 사랑하게 된 대중이 늘어나며 한국 대중음악은 다양성도 없어졌다. 그러한 현실인 가운데, 7080세대와 90년대 세대, 2000년 세대는 세 부류로 나뉘어 음악을 소비하는 추세다.
그러나 크게 봐 2000년대 세대도, 좋은 노래라 생각되는 1990년대 음악의 우수성을 알아 아직도 수많은 오디션에서 이 당시 음악을 주로 애용하고 있다. 또한, 그 이전의 음악도 이용한다.
<무한도전>이 기획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는 1990년대 빅히트를 한 가수들을 모아 다시금 그 시대를 추억하는 기회로 삼아 큰 성공을 거뒀다. 본 공연 1회 시청률이 19.8%, 2회가 22.2%일 정도로 대성공했다.
시청자가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에 열광한 것은 이 시대 히트한 가수들의 실력이 레전드 급이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지나면 촌스러울 법한 데도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그저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이어서가 아닌 현시대 사람이 생각해도 더욱 다양한 음악을 한 시대의 가수의 실력이었기에 그들의 실력에 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이 시대 가수들 대다수가 노래를 못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메인스트림을 차지하고 있는 댄스와 힙합 가수들의 상당수의 실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인기를 끌고자 하는 아이돌의 노래는 내용도 없고, 들리지도 않으며, 그저 성적 이미지를 팔아대는 쇼걸 이미지가 많아 진짜 노래를 들으려 하는 이들은 방해를 받는 게 현실이다.
오히려 옛 노래, 옛 가수들의 정서를 반영한 가수들을 찾게 되는 현실은 분명 정상은 아니다.
그러한 가운데 ‘무도 토토가’는 진짜 노래, 진짜 가수의 상을 보일 수 있는 이들을 불러 모았다. 역시나 그들은 최고의 실력으로 ‘이게 노래야’라는 것을 보여 감동케 했다.
댄스와 힙합만이 음악이라 생각했던 요즘 세대들이 접한 ‘토토가’의 음악은 우수하고 다양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바로 그 음악을 듣고 지낸 삼촌과 이모들은 나이가 들어 슬프겠지만, 젊은 시절 더 다양한 문화를 누렸기에 행복할 것이다.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시장에서 멀어진 90년대 가수들이지만, 대한민국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찬란하고 눈부셨던 시대를 보낸 이들이기에 그들과 그 시대의 음악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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