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션, 멈춘 아이스버킷에 대한 안타까움에 공감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12. 23. 07:00
어설픈 도덕군자의 나라 대한민국에서는 좋은 일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도움을 주고픈 이들은 어떤 방법을 제시하더라도 그에 따르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지만, 어떤 이들은 다양한 구실로 그를 저지하려 애쓴다.
지난 아이스버킷챌린지는 루게릭병을 앓는 환우를 위한 온정의 물결이 가득했던 유명인들의 사회참여운동이었다. 전국민까지는 아니었지만, 전국적으로 젊은이들은 스타 연예인들이 시작한 운동을 자신도 따라 하면서 기부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참가자가 다음 참가자를 지목하여 기부에 참여토록 한 운동으로, 세 명을 지목. 24시간 안에 얼음물을 뒤집어쓰든지 루게릭병 단체에 기부하라는 권유를 한다. 단, 강제성은 없지만, 이미지가 좋아지고 좋은 일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어 유명인들은 이 대열에 참여했다.
그러나 기부운동에 참여하면서 유명인 중 일부는, 자기홍보와 프로그램을 위한 수단으로 아이스버키챌린지를 이용했고, 이런 모습에 비판을 가하는 이들이 늘었다.
비판하는 이들은 기부운동과 동시에 루게릭병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본질도 모르면서 그저 신 나게 즐기는 모습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또 아이스버킷이 환우가 느끼는 고통의 크기를 조금이나마 알고자 시작한 운동이라며, 잘못된 정보를 공유했다. 그들은 정보를 기반으로 이 운동이 성숙된 기부문화로 정착하길 원했겠지만, 틀에 갇힌 사고 덕분(?)에 온정의 물결은 사그라졌다.
이런 경직된 사고는 좋은 기부문화 하나를 광속으로 사라지게 해 세계적으로 창피한 일이 됐고, 결과적으로 병을 늦추고 환우를 돌볼 수 있는 시설을 만들지 못했다.
이 운동을 처음 제안받은 것은 가수 ‘팀’이었지만, 한국 유명인에게 제안하기 시작한 것은 지누션의 션. 션은 빅뱅의 지드래곤과 축구선수 이영표, 배우 조인성 3인을 지목해 국민운동이 되게끔 했다.
잘 이어 나가던 운동이 좌초된 것은, 일부 여가수와 정치인들이 뜻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듯한 행동으로 이 운동에 참여하며 비판의 대상이 되고서부터였다. 그것이 화근이 되어 참여하고픈 이도 참여 못 하는 현상이 생긴 것은, 이 운동을 널리 알리고픈 이들에겐 뼈아픈 일로 받아들여졌을 일이다.
사실 이 운동은 어떤 형태로 진행돼도 상관없던 기부운동이다. 아이스버킷챌린지 자체가 틀에 박힌 기존의 기부운동과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었기에 더욱 다양한 형태로 기부운동이 커져도 상관없었다. 그러나 ‘기부는 숨어서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고리타분한 사고를 가진 이들은 이런 오픈형 기부운동이 낯설어서인지 조용히 기부하고 끝내라는 권유를 같잖게 했다.
션은 이 운동이 커지고 길게 이어져 실질적으로 루게릭병 환우를 돌볼 수 있는 시설이 만들어지길 원했지만,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힐링캠프>에서 션이 아쉬워했던 것은 중간에 아이스버킷챌린지가 멈춘 것 때문이었다.
만약 아이스버킷챌린지가 멈추지 않았다면 10일만 잡아도 유명인들을 비롯하여 전국민적으로 약 8만 8천여 명이 참여할 수 있었고, 그들이 1만 원만 기부했어도 8억 8천만 원이 모이는 효과를 볼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사실 그 모습이 어떻든 좋은 일에 참여하는 것이기에 지켜만 봤더라도 단순 계산해서 8억 8천만 원이 적립되는 것이었다. 이는 지난 10년 기부받은 것 이상이었으며, 약 한 달간 이어진 아이스버킷챌린지로 10억을 모금한 것을 봤을 때에도 운동 효과는 더 컸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멈췄기에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션이 말했지만, 미국은 무려 1,000억 이상의 모금이 성공했고, 우리나라는 그의 1/10만 되었어도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전한 부분은 시청자로서도 아쉬웠던 부분이며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판 좋아하는 이들 때문에 더 확산할 수 있었던 아이스버킷챌린지가 사라진 것은 션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아쉬워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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