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노홍철 빈자리를 벌써 채우자는 오지랖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11. 18. 10:13
노홍철이 없는 <무한도전>은 무한동력을 잃은 것과 같다. 그가 없으면 추진될 프로젝트의 범위가 줄어드는 건 명백하다. 그여서 사는 프로젝트가 있을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대단하며, 유재석 다음의 존재감일 정도니 그가 빠진 <무한도전>은 힘이 들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빈자리를 채우자는 오지랖이 등장하고 있다. 그의 자리를 대신할 멤버로 최종훈을 꼽는가 하면, 조세호를 꼽기도 하고, 전진을 꼽기도 한다. 또 그간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준 게스트를 멤버로 들이자며, 프리스타일 랩을 하는 오지라퍼의 똥싸는 랩은 차지기만 하다.
물론 그들의 오지랖은 <무한도전>을 위한 걱정으로 시작된 것일 게다. 그러나 오지랖이 방자하면 시청자와 대중의 마음을 노하게 한다고, 대중의 반응은 대다수 5인 체제의 결속을 바라며 그런 이들의 제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노홍철의 존재감이 컸기에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작게는 이해가 된다. 워낙 여러 역할을 했고, 한 집단에 에너지원으로 힘을 줬으니 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자리를 채우자는 소리는 사실 말이 되지 않는다. 더욱이 ‘멤버 자리’를 운운하니 대중의 반응이 더 냉담한 것이다.
이런 제안은 제작진의 입장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본다면 더욱 오지랖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내부 결속을 다지고 새로운 분위기로 힘을 내려 하는 시기에 팀을 어지럽히자는 제안을 하는 것이니 얼토당토않은 말로 들릴 수밖에 없는 것.
힘들더라도 힘을 내 살아가야 하는데 가족을 바꾸자는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은, 좋게 들으려고 해도 좋게 들을 수가 없다. 극한 예를 들어 보자. 만약 자신의 가족 중 딸이 시집가고, 아들이 장가간다고 타인이 그 자리를 채우라는 말을 한다면 과연 오지라퍼는 자신의 가족으로 다른 이를 입양할 수 있을까?
<무한도전> 멤버 7인은 이제 가족이다. 사건 사고가 생겨도 가족을 쉽게 내칠 수 없는 일촌의 관계다. 잘못하면 따끔하게 혼내고 잘 살아가게 해야 하는 것이 가족이 하는 일이다. 매번 사건 사고가 생긴다고 해서 가족을 호적에서 파 버리는 일을 하는 게 가족은 아니다.
<무한도전> 멤버 7인은 그들만의 가족도 아니다. 시청자와 함께 정서적으로 밥을 같이 먹던 식구였고, 슬프거나 즐거우면 같이 울고 웃던 그들은 어느새 시청자의 가족이 되었다. 그런 가족을 호적에서 파버리자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제안이라고 한 것이다.
가족 중 한두 명이 집을 비워 힘이 든 집은, 일을 할 때 일꾼을 쓰면 된다. 그들이 힘들어도 버틸 수 있다면 일은 가족 안에서 이뤄진다. 만약 그들이 힘들다면 일꾼을 쓰는 것은 그들이 결정하는 것이고 일꾼은 일꾼일 뿐이다.
일꾼을 쓰는 것은 전적으로 그 가족이 결정하는 것이다. 도움을 주고받는 것은 품앗이 입장에서 할 수 있으나, 품앗이하는 일꾼을 가족에 입양하라는 것은 오지랖이다.
멤버를 보강하는 것은 <무한도전> 제작진과 연기자의 전적인 권한이다. 그들이 힘들어도 5인 체제를 이어가겠다는 말을 했다면 더는 그것에 오지랖을 보일 필요가 없다.
못난 자식의 반성은 그 아비와 어미, 형제가 해야 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일촌인 그들이 하는 일이다. 정서적 혈연이라 주장하는 시청자와 언론은 일촌이 아닌 사촌의 팔촌 관계다. 따라서 팔촌 관계쯤의 언론이 가족을 바꾸고 입양하라는 말을 하는 것은 오지랖일 수밖에 없다.
일부 어이없는 언론인(?)은 노홍철이 차 바꾼 것에 대해서도 시비를 걸고, 故 김자옥 씨까지 들먹이며 그를 안 좋게 평가해 내쳐지길 바라는 모양새이기도 하다. 게다가 칼럼이랍시고 이미 오래전에 바꾼 홍카를 이번에 바꾼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는 모습은 대중을 어이없게 했다. 언론인이 아닌 불량배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오지랖도 적당할 때 웃어넘길 수 있다. 그 오지랖이 가족의 마음을 다치게 한다면 오지라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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