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숨은 멤버 지석진을 알리는 효과적 방법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8. 4. 14:15
지석진은 <런닝맨>에서 없는 듯한 멤버처럼 느껴지지만, 그의 활약을 생각해 보면 늘 상상 이상이다. 더욱이 그의 나이를 고려한다면 버텨주는 것이 용할 정도이며, 그는 환경과 인물 적응력에서 늘 뛰어났다. 하지만 그 역할이 타 멤버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았기에 묻힌 것이 그간의 사정.
<런닝맨>은 그런 지석진을 띄우기 위해 나섰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그의 친구들을 불러 우승하게 하는 것.
<런닝맨>은 지석진을 우승시키기 위해 ‘박수홍, 김제동, 남희석, 김희철, 이소연’을 불러 모았고, 아주 유리한 게임을 할 수 있게 배려했다. 게임 룰도 막강 <런닝맨> 멤버들을 이기는 방법을 제시해 균형감을 유지하려 했다.
논바닥에서 숨겨진 링을 찾아 빙고 게임을 하고, 의리 미끄럼 타기 100회를 하는가 하면, 의리 공기 게임을 벌여 웃음을 줬다. 이어 타깃 피구까지 공통분모인 ‘의리’를 주제로 엮은 기획은 칭찬할 만하다.
여기서 의리란 것은 누구 한 명이 더 많은 임무 수행을 했을 때 타 멤버가 좀 더 수월한 임무를 할 수 있게 하는 규칙. 가령 미끄럼 타기에서 강한 체력을 가진 이가 많이 타 주고, 체력이 약한 이가 더 고생하지 않게 만든 것은 친구란 포맷과도 일치했다.
늘 들러리로 남의 우승만을 바라보던 지석진은 <런닝맨>에서 빛이 안 드는 곳을 지켜온 장본인이다. 유재석, 김종국, 송지효, 개리, 이광수, 하하 등이 쉽게 개인 우승이나 짝짓기 게임에서 우승했다면, 지석진은 2년에 한 번 우승하는 정도로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 늘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 멤버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존재인 지석진은 우승과는 먼 존재였기에 그만큼 시청자에게도 호평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런닝맨>의 꾸준한 시청자라면 지석진이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갖춘 지 안다. 상대적으로 능력이 떨어진다 해도 그 능력이 결코 보잘것없는 것이 아님을 열혈 시청자는 알고 있다. 그렇기에 늘 작은 안타까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왕코 지석진을 도우러 온 프렌즈는 사실 전력상 <런닝맨> 멤버를 이길 수 없는 전력임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그 부족한 부분의 균형감을 맞추기 위해 제작진은 단 한 번 이겨도 전체 게임 승리를 할 수 있게 했다.
그렇다고 터무니없는 승리를 할 수 있게 한 것도 아니다. 강한 게임을 하되 그 게임에서 이기면 보상을 크게 받는 식이었기에 시청자도 그 부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다만 시청자가 일부 지루해했던 부분은 미끄럼 타기 ‘100회’ 부분. 숫자에 집착한 나머지 지루하다 느꼈을 수 있지만, 사실상 <런닝맨>이 미끄럼 타기에 배정한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 지적할 부분은 아니다. 그 부분은 20배 빨리 감기로 돌려 지루함을 최소화했다.
더군다나 미끄럼 타기가 지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유재석의 김희철을 향한 역 디스의 말과 이광수를 꼬여 게임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게 하는 꽃뱀 역 이소연의 활약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유재석은 김희철이 <썰전>에서 한 말인 “런닝맨은 유치하다”라는 말을 돌려, “희철아 우리 유치하다 했었잖아”라고 해 포복절도케 했다. 이에 김희철은 언제 그랬냐는 듯 칭찬만을 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이어 나갔다.
전체 게임에 있어서도 다양한 게임은 알찬 구성이 됐다. 또 지석진을 우승시키기 위한 왕코 프렌즈의 노골적인 요구와 노력이 재미를 준 건, 막강한 <런닝맨> 멤버들에 허약한 멤버들이 달려들어 사생결단 하는 그림이 신선해서였다. 남희석은 조작해서라도 게임에 이긴 것으로 해달라는 무리수 요구를 하고, 핫팬츠를 입은 찡찡이 박수홍은 툭하면 삐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어떤 방법이라도 지석진만 우승시킬 수 있다면 부딪히는 친구들의 노력과 그것을 보조하는 <런닝맨> 제작진의 배려가 돋보인 ‘왕코&프렌즈 특집’. 그 방법은 신선했고, 결과 또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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