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자다’ 금요일 편성? 잘못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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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잘 될 길이 있는데, 굳이 그 좋은 길을 걷어차는 KBS인 걸까? 왜 그들은 <나는 남자다>를 수요 편성에서 금요 편성으로 바꿨을까? 뻔히 잃지 않아도 되는 인재까지 잃어 가면서 말이다.

게다가 꾸준한 시청자 팬이 있는 <사랑과 전쟁2> 프로그램까지 이동이나 폐지의 갈림길에 몰면서까지 금요 편성을 고집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 편성국의 똥고집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편성으로 보여 답답하기 그지없다.

파일럿으로 선보였던 <나는 남자다>를 KBS는 정규 편성하면서 금요일 밤 11시에 배치한 것은 분명 이유가 있다. 그 가장 큰 이유라면 지상파 3사의 예능 프라임 타임이 바로 이 시간대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평일 밤 예능 중 현재 시청률에서 10%를 넘는 프로그램의 없는 실정이다. 월요일 <안녕하세요>와 <힐링캠프>, 화요일 <심장이 뛴다>와 후속 <매직아이>. 그리고 <우리동네 예체능>도 역시나 마찬가지. 수요일 전통 강자였던 <라디오스타>는 5~7%, 목요일 <해피투게더>와 <별바라기>까지 모두 10% 이하의 시청률이다.

그러나 금요일은 상황이 다르다. SBS의 <정글의 법칙>은 꾸준히 8~12% 사이. MBC의 <나 혼자 산다>도 7~10% 사이. 이 시간에 KBS만 예능이 아닌 드라마를 방송한다. 그런데 드라마는 시청률이 안 나오고 예능은 시청률이 꽤 괜찮게 나온다. 그래서 새로운 싸움을 할 수 있다 생각하고 <나는 남자다>를 금요일 편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



이런 시청률 패턴이 된 것은 직장 근무 여건이 개선되고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돼서가 한 이유다. 이젠 주말이 금요일에서 시작되기에 가벼운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소비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금요일 예능이 흥하는 것이다.

이는 비단 예능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케이블 채널인 tvN이 금토드라마를 대성공시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

어찌 됐든 간에 KBS는 새로운 시청자의 소비 패턴에 맞춰 최고의 경쟁력이 있는 진행자를 금요일 밤 예능에 배치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다른 방송사가 먼저 시도한 것에 따라 경쟁에 참여 하는 것이기에 내심 불편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최초 고정 MC로 프로그램 틀을 맞춘 유재석과 노홍철의 그림을 못 보게 한 것은 큰 실수일 수밖에 없다. 노홍철은 <나는 남자다>가 금요일 편성되면 경쟁 프로인 <나 혼자 산다>와 겹쳐 실제 출연이 무산될 수밖에 없고, 현재 그런 그림이 됐다.

노홍철이 <나 혼자 산다>를 그만둔다는 것은 프로그램의 폐지와도 연관돼 그만둘 수도 없다. 현재 <나 혼자 산다>에 많은 솔로가 출연하고 있지만, 최초 이 프로그램의 기틀을 유지해 준 것은 노홍철이었기 때문이라도 그의 존재감은 프로그램의 생명과도 연관된다. 이 상황에 새로운 파일럿이 정규 편성되었다고 그쪽으로 옮긴다는 것은 불가한 일이니 노홍철을 잃을 수밖에 없는 것.



<나는 남자다> 또한 노홍철을 잃는 것은 많은 부분을 잃는 것이다. 노홍철은 유재석과 함께 팀 대 팀 간 대항전을 벌일 수 있는 진행 능력을 갖추고 있어, 그가 빠진 자리를 아쉽게 한다. 특히, <나는 남자다>의 포맷이라면 더욱 노홍철이 유재석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좋은 그림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노홍철을 잃어야 하는 금요일로 편성한다는 것은 KBS의 결정이 장기적으로 좋은 결정이 아니라고 느껴지게 하는 이유다.

파일럿이 방송된 수요일 시청률이 신통치 않았기에 내린 결정임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굳건히 수요일 편성해 새로운 프라임 타임대로 만들려는 노력은 왜 없는 것인지가 안타깝다. 수요일 편성을 했다면 시청자는 새로운 도전의 프로그램을 보는 기분이었기에 많은 칭찬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확고한 시청자 팬이 있는 <사랑과 전쟁2>를 이동 혹은 폐지하면서까지 <나는 남자다>를 시대의 변화에 맞춘다는 미명하에 급작스레 금요일 편성하는 것은 애초 기획에서도 멀어지는 것이기에 조금 더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시청자는 권오중이 합류한다는 소식에 좋아할 시간도 없이 노홍철의 하차 소식에 실망하고 있다. 만약 ‘유재석-노홍철-권오중’ 삼각편대의 활약을 볼 수 있었다면 그림은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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