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디 허세에 굳이 성희롱이라고 해야 할까?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6. 13. 12:40
평소 허세 말투로 유명한 쌈디가 MBC 라디오 ‘써니의 FM데이트’에서 말실수를 하며 입방아에 올랐다. 그는 ‘사랑의 기술’이란 코너에 게스트로 출연, 자신의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는 성적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하지만 이런 그의 행동에 굳이 ‘성희롱’이란 단어까지 써 가며 그를 몹쓸 인물로 몰아가는 언론의 모습은 그렇게 뒷맛이 좋지만은 않다.
쌈디가 대중에게 웃긴 캐릭터로 각인된 것은 ‘일밤’ <뜨거운 형제들> 때였다. 당시 그는 ‘배꼽’ 드립을 치며 단숨에 섹스코드와 허세 코드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줬다. 기본적인 말투는 껄렁하고, 사투리 말투까지 조화를 이루며 그는 특이한 캐릭터로 웃음을 줬다.
지금까지 그의 캐릭터로 자리한 허세 코드는 적당한 선을 넘지 않았기에 웃기는 캐릭터로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따라서 앞으로 그의 캐릭터는 더욱 한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번 인식이 잘못 박히면 히트했던 캐릭터는 순간 손상돼 더는 써먹기 힘들기에 더욱 그러한 것. 대중은 한 번 안 좋게 비친 캐릭터를 이해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에 그가 하는 말을 어느 이상 문제 삼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래서 그 캐릭터를 밀고 나가기엔 애로사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쌈디가 써니에게 한 행동을 두고 그렇다고 악의적이었다고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지 균형을 맞추지 못한 철부지가 그 끝을 모르고 경거망동했다고 할 수는 있으나, 몰아붙여 몹시 나쁜 사람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다.
쌈디가 말한 말을 단편적으로 토막을 내 꼬투리를 잡으면 그의 말은 성희롱이라 느낄 만한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한 말을 보면 철없는 아이가 어떠한 주제에 심취해 오버스러운 행동을 했을 뿐인데 그것을 두고 성희롱이라 말하는 것은 다소 과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써니가 질문한 “ ‘사랑은 마음으로 하는 거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말에 쌈디는 “마음 쓰는 것도 일종의 테크닉이죠. 몸 쓰는 것도 일종의 테크닉일 수도 있고. 너무 야했나”라는 말은 그의 캐릭터를 생각하면 어쩌면 할 수 있었던 말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라디오 방송이 전국으로 전파를 타는 것이고, 그 듣는 대상의 연령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문제였던 것. 또한, 개인에게 하는 말의 수위가 지나치게 높았고, 그 말을 듣는 대상이 걸그룹의 멤버인 써니였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쌈디의 말은 문제 요소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상황을 돌려 나이가 많은 다른 DJ로 그 자리에 있었다 가정하면 이 말은 어쩌면 또 다른 상황. 아무것도 아닌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그의 캐릭터를 잘 알고 있는 탁재훈이나 나이 지긋한 최화정 등의 DJ 등이 있었다면 이 문제는 크게 문제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저 캐릭터라고 볼 수도 있었을 테니.
쌈디가 써니에게 한 말 중 전체적인 분량을 생각하면 사석에서 나눌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대한민국 전역에 방송되는 라디오에서 했다는 것은 문제였고, 이를 감싸줄 만한 근거도 부족하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반응해 언론이 나서 성희롱이라고 말하며 그를 성희롱범으로 한순간에 몰고 가는 것 또한 문제로 삼지 않을 수 없다.
누구든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수가 용서받을 수 있는 실수인가? 는 판단해 용서해 주는 것도 대중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언론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무조건 처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있는 그대로를 전하고, 그 잘못에 대해서 비평이든 비난이든 받게 하는 것은 언론이 할 수 있는 역할이지만, 언론이 나서서 개인적 감정을 섞어 특정 감정으로 대중을 끌어가는 것은 문제일 수밖에 없다.
쌈디의 실수는 그가 만들어 온 연예인 생활 전체를 바라봐야만 이해가 쉽다. 말 한마디를 토막 쳐 평가한다면 그는 참 몹쓸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좋게 바라봐 주며 지적을 해도 알아들을 수 있는 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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