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스눕독 행오버 콜라보, 히트곡 가치 충분하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6. 10. 14:38
싸이와 스눕독의 콜라보레이션 곡인 행오버(Hangover, 숙취)가 발표되자 언론과 여론의 반응이 뜨겁다. 한국 여론의 반응은 역시나 호평보다는 비관하는 반응이, 해외언론의 반응과 여론은 호의적 반응이 많은 것이 특징. 그러나 어떤 반응이 있더라도 싸이와 스눕독의 ‘행오버’는 충분히 매력적인 가치를 지닌 곡임에는 변함이 없다.
‘행오버’에 대한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 원인 중에 하나는 한국의 주류문화 혹은 음주문화를 세계에 알렸다는 점과 알려진 문화가 그리 좋지 않은 문화로 여기는 것이 알려졌다는 점에 문제로 삼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과민반응일 수밖에 없다. 한국적인 음주문화가 잘못됐다는 판단은 철저히 개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이고 나아가 한국 사람이 갖는 판단일 뿐이지 세계인들이 같은 방식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적 음주문화가 한국인에게는 안 좋게 여겨질 수 있으나, 그것은 관습적인 면에서 느끼는 체화된 한국적 느낌일 뿐. 외국인이 느끼는 감정은 아니다. 외국인은 한국인이 느끼는 관습 그대를 느끼지 않는다.
한국인이 늘 보이는 음주문화의 폐해는 그 이후에 생겨나는 잘못된 행동이 문제이지 우리 고유 음주문화 자체가 타락한 문화가 아니기에 지나친 반응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것이 알려진다고 한들 창피한 일은 없다는 것이다.
싸이의 음악은 B급 감성이 특징인 음악이다. 그가 하는 음악이 EDM 류의 음악이지만, 전체적으로 그의 음악은 댄스음악인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그가 하는 음악에 제한은 없다. 그것은 그가 단순히 댄스 가수가 아니기 때문이며, 음악을 하는 이에게 음악적 장르의 제한은 없기에 이번 ‘행오버’가 전형적 힙합이라고 해도 뭐라 지적할 이유가 없다.
‘행오버’란 곡은 처음부터 스눕독과의 콜라보를 염두에 둔 곡이기에 철저히 싸이 스타일의 곡이 될 수 없다. 반대로 그래서도 안 된다. 더욱이 음악적 장르가 달랐던 가수가 콜라보를 하면서 한쪽의 스타일로 가려는 것은 무리수다.
시작점이 스눕독과 함께하는 곡임을 염두에 뒀다면 이 곡은 전형적 싸이 스타일보다는 두 가수 모두를 알릴 수 있는 곡이어야 했다. 그래서 ‘행오버’는 힙합이라는 절충점을 제대로 잡은 것이라 할 수 있다.
EDM과 힙합은 궁합 면에서도 매우 잘 맞는 음악 장르이기에 콜라보에 유리한 점이 있어 이질감도 없다. 기존 힙합에 귀가 열린 세계인들도 어색하지 않게 들을 수 있기에 오히려 ‘젠틀맨’보다 반응은 좋으리라 생각된다.
단순한 ‘행오버’의 연속이라 말하는 이들에게는 그 음악이 단순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오로지 그 사운드에 취할 수밖에 없기 때문. 그러나 댄스가 아닌 힙합 장르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플로우이다.
싸이의 음악보다는 스눕독의 음악이라 폄하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폄하할 게 못 되는 것은 싸이와 스눕독의 콜라보를 완성하는 것이 힙합이란 특성이 있기에 힙합 특성과 랩의 특성을 본다면 그것이 반드시 싸이의 음악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행오버’는 한국적 음주 문화를 고스란히 담았다. ‘숙취’로 해석할 만한 제목답게 만취해 잠들어 깬 후 부작용의 구토. 변기에 구토하는 싸이의 등을 두드려 주는 스눕독의 행동 등은 우리가 늘 보는 특이한 한국적 문화다.
게다가 숙취 해소를 위한 편의점에서의 삼각김밥과 컵라면 흡입, 숙취해소 음료 흡입 등의 모습은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든 문화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문화가 타락됐다고 말할 수 없다. 그저 특이함일 뿐. 그런데 그것으로 창피하다면 그것은 여론을 형성하는 개인이 지나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맞는 것이다.
싸이와 스눕독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하루 만에 1,600만 뷰를 넘어섰다. 이 기록은 한국인만이 세운 기록이 아니다. 전 세계인이 시청했다는 것이고, 해외 유수 언론은 칭찬하기 바쁜데, 유독 한국만이 칭찬을 하지 않는 것은 우리 문화라고 생각되는 문화가 널리 알리고픈 문화가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인들은 그 문화를 두고 나쁘다 평가를 하지 않는다. 그저 특이하다고 생각할 뿐. 그들의 평가는 재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히려 ‘젠틀맨’보다 ‘행오버’가 더 친숙한 것은 정통 힙합적인 부분이 많고, 특이한 문화적 특징이 결합했기에 재미있게 느낄 수밖에 없게 하는 것이다.
술자리에선 술잔 돌려 술 마시기와 술병 딸 때 바닥 치기와 목 치기 기술 시전. 숟가락으로 병뚜껑 따다 숟가락이 날아가 싸움이 벌어지는 모습은 우리가 늘 보는 모습이다. 또 2차 3차로 노래방 가는 문화, 당구장 가는 문화 등. 이는 외국 문화에선 쉽게 접하는 문화가 아니기에 더 신기하게 다가올 것이다.
음악적으로도 충분히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 게 ‘행오버’이다. 싸이가 나아가려는 방향의 B급 감성 코드에 한국적인 사운드의 결합. 그가 말하려는 쾌락적인 부분과 ‘음악은 재미다’란 골조의 유지는 여전히 이 음악이 싸이의 음악임을 증명한다.
무한 반복되는 ‘행오버’의 연속은 술 취해 했던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우리 내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저 하나의 문화를 즐기는 이가 음악적으로 말하려는 것을 두고 혹평할 이유는 없다.
힙합이란 음악은 시만을 읊는 것이 아니다. 욕도 할 수 있고, 사회 불만을 표할 수도 있는 특성의 음악이다. 무엇을 말하든 그건 그 사람의 몫이고 자유다. 싸이가 음주 문화를 어떻게 표현하든 그건 개인의 자유고, 표현하려는 내용이 보고 듣는 이에게 재미있다면 그가 말하려 한 것은 온전히 전달된 것이기에 음악적 완성도는 충분히 갖춘 것이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