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민트라이프’ 취소 통보 측에 조롱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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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뷰티풀민트라이프> 음악 페스티벌이 고양문화재단의 일방적인 통보로 취소됐다. 이에 뮤지션과 이를 주최하려던 주최사 민트페이퍼는 크게 반발하고 있고, 관련 음악인들의 반응 또한 반발이 거세다.

뮤지션과 주최측이 이렇게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는 음악이 무조건 웃고 즐기는 차원의 성격이 아니기에 충분히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반발할 수밖에 없는 것.

고양문화재단이 취소 통보한 이유는 당연히 세월호 침몰 사건을 애도하는 차원에서 통보한 것이겠지만,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자신들이 비난을 받을까 하는 노파심에 공연을 취소시킨 것은 잘못된 권력 휘두르기의 진수로 안타깝게 한다.

고양문화재단 측의 상황을 이해하려 해본다면 고양시의 시민들이 ‘지금 이 시기에 해야 되겠느냐’는 질책성 민원이 미리 걱정돼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런 사람이 다수가 아닌 극소수였다면 그런 배려는 적당치 않은 것은 당연하다.

웃고 즐기는 공연이 되지 않게 하려 주최측과 뮤지션들은 노력해 공연 컨셉을 추모 공연의 성격으로 잡았지만, 그조차도 고양문화재단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말이 나오지 않게 하려 처음부터 싹을 잘라 버리는 행동을 한 것은 여간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과정을 보면, 그들이 생각하는 공연의 정의는 무척이나 단순했던 것으로 보인다. ‘웃고 즐기는’ 정도가 공연이라고 생각하는 무지함. 그런 무지함을 보인 것은 고양시장 한 예비후보도 마찬가지. 이 예비후보는 “세월호 통곡 속 풍악놀이 웬말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하지만 내용을 보기도 전에 그의 무지함을 느낄 수 있다.

그의 무지함은 바로 공연을 단순히 ‘풍악놀이’ 정도로 안다는 사실에서 여실히 무지함이 드러난다. 그저 흥한 음악만 있다고 느끼는 무지스러움. 그러나 음악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다.

인간은 살며 ‘희로애락’을 느끼는 존재다. 그 ‘희로애락’에 동반자가 되어 줘 왔던 게 바로 음악이었던 것은 삼척동자도 알 만한 사실. 유구한 역사에서 음악은 형태만 바뀌었을 뿐. 끊임없이 변화하며 우리의 곁에 있어왔다.

기쁠 때 기쁨을 음악으로 표현해 불렀고, 노여울 때 노여움을 표할 수 있던 것이 음악이었다. 또 슬퍼질 때 그 슬픔을 치유해주던 것도 음악이었다. 하나의 예로 우리의 ‘아리랑’을 생각해 보면 이해는 더욱 쉽다. 정선과 진도 그리고 밀양의 3대 아리랑은 그 성격이 모두 달리 불려진 민요다.

흥해서도 불렀고, 일이 고돼서도 불렀던 아리랑. 때로는 신세타령과 팔자한탄의 음악이 되어줬던 것이 바로 여러 아리랑의 쓰임새였다. 어떤 아리랑을 부르냐에 따라, 또 어떻게 부르냐에 따라 그 음악은 사람들에게 힘을 주거나 치유가 되어 주었다.

또 하나의 예로 보자. 안 그런 사람들도 소수 있을 수 있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실연을 겪게 되는 시기가 있다. 이때 자주 하는 말 중에 ‘왜 노래의 슬픈 가사는 모두 내 상황과 똑같을까?’하는 생각. 우연찮게도 들어맞는 노래 가사들은 슬퍼 눈물 나게 하지만, 그렇다고 그 슬픔으로 인해 나락에 빠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사람 대부분은 그런 노래 가사를 위로 삼아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밟는다.


기나긴 역사 속에 음악은 늘 그래왔다. 음악을 통해 ‘희로애락’을 표현했고 위로도 받았다. 그런데 애도를 해야 한다고 음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신들이 여러 말 듣기 싫으니 공연 주최측과 뮤지션에게 하루 전 일방 통보해 취소하는 것은 다수의 대중을 생각하는 것처럼 결정한 일이지만, 다수의 선택권을 빼앗은 결과가 됐다.

미리 협의해 이 공연의 특성을 바꿨음에도 일방적 취소 통보를 한 것은 당연히 고양문화재단을 비난할 수밖에 없다.

이 일로 금전적으로 손해를 입은 수많은 공연 관련사와 뮤지션의 손해도 손해지만, 아픔을 치유할 권리마저 빼앗긴 관객의 마음은 또 어떤 것으로 풀어야 할지. 그런 피해를 본 이들은 원망할 수밖에 없다. 당장 보이는 이들이 웃고 떠든다고 하여 아프지 않은 사람은 아니다. 웃고 떠들고 울며 다시 웃는 선순환의 감정을 거쳤을 때 마음도 건강하게 유지되기에 이런 일방적 취소는 없어져야 한다.

공연은 그들이 해줄 수 없는 더 큰 활력소가 되어 힘든 이들을 위로 해준다. 그들이 해야 할 것은 취소 통보가 아니라, 추모 공연이 되기 위한 조율 과정에 나서는 역할이면 된다. 김C와 스윗 소로우의 한탄이 이해되고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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