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연예인 기부 강요. 자발적이어야 가치 있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4. 2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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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일만 일어나면 일부 대중은 연예인에게 몹쓸 강요 한 가지를 한다. 그것은 ‘기부’ 강요. 이런 강요를 하는 이들의 논리는 참으로 단순하고, 때로는 어이없게 만들기도 한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전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고, 당사자 가족도 자신의 가족이 혹여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는 시기. 스타 연예인들은 이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저마다의 계획으로 기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부 물결로 인해 적잖이 부담을 갖는 연예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걱정스러운 면이기도 하다. 마치 기부를 당연히 해야 할 것 같은 느낌. 그것도 많이 해야 하는 느낌을 반 강요당하듯 받는 것이 요즘 연예인들이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누구는 얼마 했대?’라고 먼저 물어보는 연예인과 소속사. ‘그러면 그것보다 조금 더 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물음들. 거기에 더해 ‘그런데 이걸 공개해야 해?’라는 여러 복잡한 물음들은 꽤 골치 아픈 고민이다.
누구는 천만 원 기부했다더라, 누구는 1억 했다더라. 누구는 3억 했다더라.
점점 판이 커지는 기부 액수는 그 자신들에게도 꽤 눈치 보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의 마음은 이 정도는 해야 해’라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타 연예인들을 생각하면 행동도 제약되기 마련. 그렇다고 눈치 보며 안 낼 수도 없어 기부하면, 타 연예인들은 큰 부담감을 느끼며 무리한 기부를 하고는 한다.
문제는 좋은 기부문화가 변질되며 의미까지 퇴색된다는 점에서 강요를 통한 기부문화는 커지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일부 대중은 이런 말을 한다. ‘어쨌든 강요든 뭐든 기부를 하면 좋은 곳에 쓸 수 있으니 좋은 거 아닌가’라는 말. 그러나 받아들이는 이가 기분 좋게 받을 수 없는 돈이라면 아무리 큰돈이라도 고맙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치다. 거꾸로 내는 입장도 그리 상쾌한 기분만은 아닐 것이다.
만약 내기 싫은 돈을 억지로 받아 구호품을 받고 지원을 받는다면 그게 그리 달갑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또 ‘억지 기부문화’가 되며, 올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이런 기부문화에 자신의 안 좋은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진정성 없는 기부를 하는 이가 생겨난다는 점에서 억지 기부문화는 말릴 수밖에 없다.
실제 이번 사안에서도 기부를 통해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이가 기부를 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작게라도 안 좋은 목적이 끼었다는 것에서 찜찜함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개념 없는 대중은 유명 스타가 이번 사안에 큰 기부액은 내야 한다고 억지 떼를 쓰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이들이 적잖이 보인다는 점에서 안타깝게 한다. 그들은 왜 이런 중요한 시기에 기부금을 내지 않느냐는 식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들이 유명 스타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은 지금까지도 그래 왔지만, 남몰래 선행했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행동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
만약 그래서 했다는 것을 밝히면, 또 잘난 척한다면서 비아냥거리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는 것이 일부 대중이기도 하다. 모두는 아니지만, 이런 이들이 은근히 많다는 것은 애석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넌 얼마를 벌고 살고 있으니 얼마를 내야 한다’는 식의 구체적인 가이드까지 내려주는 어이없는 친절함을 그들은 보인다. 그러나 정작 그들은 큰돈을 어디에도 내 본 적 없는 인생이 상대적으로 많다. 키보드로만 용감하고, 키보드로만 선행을 베푼 이들의 세상에서 연예인들은 이래저래 피곤하다.
단돈 천 원이든, 만원이든 그 액수가 뭐 중요하겠는가. 그것도 못할 정도로 영세한 이들은 마음으로 같이 슬퍼해 주는 것만으로도 진정한 마음 나누기는 되는데.
물론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좋은 뜻을 갖고 행하는 기부 선행은 두 팔 벌려 환영하지만, 그렇다고 할 수 없음에도 억지로 하는 기부는 연예인이나 받는 이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일이기에 안 함이 옳다. 대중이 한가지 염두에 둘 것은 그들이 하는 기부가 무조건 보이는 선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들 몰래 십수 년, 수십 년 이어온 기부를 한 이들이 한두 번 안 한 것처럼 보인다고 비난하는 것은 진정 무개념이기에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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