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방송 결방 문화, 엔터테인먼트계 올스톱 정말 좋은 문화일까?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4. 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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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신문화가 생겼다. 재해와 재난이 생기면 어김없이 예능과 드라마가 결방 체제를 갖추고, 이에 더해 엔터테인먼트계가 올스톱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엔터테인먼트계의 올스톱 현상은 방송의 결방이 결정적인 요인. 충분히 결방에 대해 이해를 하고 공감을 하나 크게 봤을 때 국가의 한 산업이 올스톱되는 현상은 뭔가 큰 손해를 강요당하는 것 같아 씁쓸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더불어 이런 문화는 대한민국 전체 문화에도 큰 영향을 끼쳐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어 염려스럽기까지 하다.
재해와 재난 시 방송이 결방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당연함은 보편적인 당연함이 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전체 프로그램을 볼 때 각 방송사가 갖추고 있는 성격은 다르다. 보도전문 채널이 있는가 하면 예능전문 채널이 있고, 드라마전문 채널이 있기 마련이다.
여기에 더해 종합방송채널은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채널로 한 나라를 대표하는 채널로 그 다양함을 유지하는 건 생명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대표 채널도 재해와 재난 시 특수성을 고려해 어느 한 분야를 확대 편성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든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 다양성은 이제 대한민국에서 획일성으로 재편돼 재해와 재난 시 공중파 모든 방송은 특보체제만을 유지한다. 드라마와 예능이 없는 공중파 방송이 된 것이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이해를 해야 한다’는 말은 매우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 그것이 강요할만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현재는 강요하는 분위기가 됐다.
처음 웃고 떠드는 것을 자제하자는 측면에서 예능 방송. 그리고 음악방송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실천된 이후 이는 점차 신문화로 자리 잡아 이제는 당연한 것이 되어 눈치를 보며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됐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자 피해를 보기 시작한 곳은 전체 엔터테인먼트계. 단순히 한두 번 자제한 것을 떠나 이제는 당연하다는 식의 문화가 되자, 어찌할 수 없어 음반발표를 미루는 게 대세가 됐다. 그러나 이는 반강요 당해 선택된 결과.
음반을 내면 활동을 해야 하는데, 가수들은 활동할 곳이 없어졌다. 음악방송 모두가 방송되지 않는 상태에서 그들이 설 수 있는 무대는 없다. 특히 재해와 재난의 크기가 커지자 음악 방송뿐만 아니라 각종 공연이 모두 취소되는 상태에서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하루 이틀에 생긴 재해와 재난도 추도 기간을 필요로 하기에 짧게는 일주일에서 몇 달까지 일부 대중은 예능을 받아들여 주려 하지 않는 세상이 됐다. ‘대구 지하철 사건’과 ‘천안함 사건’ 등을 통해 대한민국 대중문화는 변화를 거쳤고, 처음 자제 분위기는 ‘세월호 침몰 사건’에 이르자 강요로 변질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됐다. 족쇄를 채우는 모습의 문화가 된 것. 시간이 지날수록 이는 더욱 심해 이제는 웃음까지 막으며 강제하는 세상이 됐다.
스타 연예인은 지금 시기 어디에서 팬과 웃으며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졌고, 또 해외 팬과의 미리 약속된 팬 미팅도 하면 안 되는 세상이 됐다. 이는 비단 연예인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 시민들 중에서도 지하철에서 웃고 떠드는 것이 보기 싫어 폭력을 휘두르고 싶었다는 말을 할 정도니 이 문화가 얼마나 많이 비틀어지고 있는가를 여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회가 이토록 변하니 가수는 음반을 낼 수 없게 됐고, 영화는 개봉해도 사람이 찾지 않는 상태가 됐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그들 스스로 내린 결정보다는 남의 눈치를 보며 자제하는 것이기에 문제.
대중이 스타 연예인들을 단속하기 시작하고, 방송을 단속하기 시작하며 이상하게 변질된 문화는 일반 대중 또한 이 족쇄에 걸려들게 했다. 이제 대중 또한 왠지 TV를 보거나 영화를 보는 게 죄짓는 느낌을 받고 있다는 것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이제 연예인에 대한 기사를 쓰거나 방송에 대한 글을 쓰면 으레 따라 오는 대중의 덧글은 ‘시기가 어느 시기인데’와 ‘이러니 기레기’라는 말을 듣게 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세상이 됐다. 언론매체 중 연예매체는 개점휴업 상태로 몰렸다.
긴 역사 속 추모문화가 있음에도 지금의 추모문화는 너무 단기간에 급속도로 변화해 진정한 추모문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 대중 또한 이제는 어디 가서 웃을 수도 없는 세상이 됐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 미디어를 접하는 이들 중 공중파와 케이블 모두를 볼 수 있는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공중파만을 바라봐야 하는 일부 국민에게 있어서 3대 방송사인 KBS, MBC, SBS는 접하는 전파의 모두이나 이 방송사들은 현재 특보체제다. 따라서 일부 일반 국민들은 뉴스 이외에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TV를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특보가 전하는 소식이 새로운 게 아니다. 무한 반복성으로 나오는 소식은 국민을 지치게 하고 있다. 심지어 우울증까지 불러일으키는 단계까지 가고 있는 점은 무척이나 염려되는 점이 아닐 수 없다.
‘그깟 TV 안 보면 어떠한가’라는 말은 그 말만으로는 바른말. 허나 확대해서 보면 이 사회는 현재 그 하나를 단속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개인의 생활 모두를 단속받고 있는 지점에 다다랐다.
추모 문화는 엄연히 강요할 수 없는 자발적 문화이다. 내 가족이 화를 당했다고 다른 가족에게 슬픔을 강요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은 문화 자체가 반강요의 단속 문화가 되어버렸다. 염려스러운 일이다.
지금의 슬픔은 그 누구라도 같거나 더한 슬픔을 느끼는 이들로 가득하다. 강요하지 않아도 슬퍼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그러나 남의 슬픔을 강요하고자 작게나마 웃는 것도 강제하려는 움직임은 위험하기 그지없는 현상이다.
방송을 단속하고, 타인을 단속하는 문화. 그래서 국가의 한 산업이 올스톱되는 현상. 이 현상이 과연 옳은 것일까? 자율에 맡길 것은 자율에 맡겨야 한다. 그 자율까지 단속하는 것은 모든 것을 단속당할 수 있는 시초가 될 수 있다. 이런 말조차 무섭다. 그게 현재다. 그깟 방송 안 하고, 그깟 음반 안 내고, 이깟 글 안 써도 살 수 있지만, 이대로 변하는 세상이 염려스러워 글을 쓰지 않는 것도 비겁해 키보드질 하는 게 한탄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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