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최선을 다해 초심으로 돌아갔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3. 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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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게 ‘초심.. 초심..’을 찾기보다 직접 몸으로 다시 한 번 옛 시간으로 돌아간 <무한도전>은 초기 <무(모)한 도전>을 보는 듯했다. 자메이카 팀은 ‘무도’ 멤버가 스타를 동경하는 마음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도전과 노력을 보였고, 국내 번지 팀은 기꺼이 서브 역할을 자원하며 폭설이 내린 산간 지방을 찾아 아주 작게나마 제설 작업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이 특집을 위해 방송 프로그램이 얻을 수 있는 특권을 최대한 배제한 채 가장 초심에 가까운 상태로 돌아갔다. 그를 위해 자메이카 팀은 직접 섭외가 아닌 ‘볼트를 찾아서’ 컨셉으로 그가 살아온 흔적을 밟아가며 감동주기에 나섰고, 국내 번지 팀은 고립된 마을을 수소문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를 도왔다.
사실 <무한도전> 멤버들이 현재의 위치에서 프로그램과 방송사를 통해 섭외할 수 있는 대상은 무척이나 방대한 편이다. 그러나 그들이 직접 누군가를 섭외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그 노력이 상대를 감동케 해 응할 수밖에 없게 하는 것은 현 위치에서 하기 힘든 일임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그렇다고 누군가를 직접 섭외하지 않은 적도 없지만, 유독 그들이 직접 스타를 찾아보겠노라! 찾아 나선 것은 어쩌면 나태해질 수 있는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함일 수도 있다.
그저 노홍철이 주연이었던 ‘밀라노 특집’에 ‘홍철이가 하면 나도 해’ 식의 하하의 떼쓰기가 특집이 되고, 그 특집에 책임을 지려면 얼마나 노력을 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그들의 작품을 만드는 장인정신은 실로 대단한 면이다.
자메이카 문화부차관의 특별한 초대를 받아 참가하는 ‘레게 페스티벌’이 단순히 페스티벌 참가만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 특집은 애초 <무한도전>이 생각하는 고품질의 방송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또한 멤버나 제작진이 애써 만든 특집이 아닌 현 레벨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본 것이기에 큰 의미를 둘 수 없고, 어쩌면 작은 비난이라도 당당할 수 없는 출장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무모한 도전’ 시절 때처럼 ‘노력은 실패해도 아름답다’는 정신으로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우사인 볼트’ 찾기에 나섰고 성공했다. 초대한 차관의 도움이 아닌 오롯이 멤버의 노력으로 무모한 도전을 현실로 만들어 갔다.
<무한도전> 자메이카 팀은 우사인 볼트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부터 많은 공을 들였다. 그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SNS인 트위터를 이용하는 방법. 그들은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갖가지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했고, 그 특이함에 우사인 볼트가 반응했다. 작은 가능성이 보였고, 그들은 그 작은 가능성을 현실의 만남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너무나도 무모한 도전일 수밖에 없었던 우사인 볼트와의 만남은 그들이 밟아 간 흔적의 고생만큼이나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번지 팀이 찾은 강원도 강릉 덕현리 마을은 고립된 주민에게 있어서는 <무한도전> 팀이 참으로 고마운 존재였을 것이다. 개인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천재지변에 누군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입장에서 도움을 주는 손길이 있다는 것은 여러 형태의 위로를 주게 된다.
누군가는 고작 두 집 눈 치워주는 것이 뭐 대단한 것이냐! 며 그들의 노력을 폄훼하기도 하지만, 그런 손길과 관심이 줄어들 때 일어나는 사고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이기에 그들의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다.
미약한 힘일지라도 그들은 마음을 다해 노력했다. 그것도 가장 손길이 닿아야 하는 곳에 수소문해서라도 찾아가 도움을 줬다. 일부 비난하는 이는 그저 집이나 게임방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를 치며 비난하는 생활을 하지만, 그들은 직접 나서 불안함을 해소해주는 가상한 노력을 보였다.
초심으로 돌아가려 했다면 이번 <무한도전>은 충분히 성공한 특집이다. 초기에 자주 목격했던 평균 이하의 몸뚱어리 재롱은 드레드락을 묶어 올리고 살이 오른 김성수를 닮은 듯했던 스컬이 현란하게 재연해 내 웃음을 줬다. 그들의 노력은 초기 <무한도전>의 진실성 있게 노력하는 모습과 무척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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