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대한민국 관광지, 대놓고 알리니 속이 시원

<런닝맨>이 각 지역의 대표 볼거리나 즐길거리를 찾아 알린 것도 수년째다. 그 가운데 대놓고 이곳이 어디인가를 알려준 것은 그리 많지가 않다. 전부 ‘O 랜드’, ‘O 문고’, ‘O 스퀘어’, ‘O 타워’ 등으로 알려졌던 것이 대부분. 그러나 이번 세계적 관광도시가 되기 위한 런닝맨표 ‘서울의 얼굴’ 알리기는 그간 보였던 방식과 사뭇 달랐다. 모두 숨기지 않고 보였다는 점.

많지 않은 곳이지만 <런닝맨>이 서울의 볼거리를 알린 것에 속이 시원함이 앞서는 것은, 그간 지나치게 방송 규제로 알리지 못했던 탓에 대한민국 사람도 항상 그곳이 어디인가를 궁금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는 했다.

<런닝맨>은 초창기부터 각 지역의 랜드마크를 알리는 좋은 취지가 있었지만, 염려스러운 면 때문에 직접 밝히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다. 직접 밝히는 것이 어려운 이유였다면 가는 곳에 초대를 받아 갔을 수도 있기 때문. 또 그런 오해를 받는 것이 싫어서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명실공히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분명하다면 어느 정도 촬영을 위한 협찬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장소를 알리는 것은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반대로 새로운 명소로 알리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한 곳에서의 초대가 있었다면, 직접 밝히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이기도 하다.

이번 <런닝맨> ‘서울의 얼굴’ 알리기는 그러나 무척이나 공적인 알리기의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서울의 관광명소로 시민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네 군데의 장소를 정한 것. 그 네 군데는 ‘광장시장’, ‘한글가온길’, ‘남산타워’, ‘장충동 신라면세점’ 등인데, 이 중 세 군데는 많은 사람이 찾을 만한 곳이기도 하다.

내국인보다는 외국인이 더 많이 찾을 법한 면세점을 뺀 세 군데는 우리가 모르던 곳도 있고, 그 모르던 곳이 꼭 알아두면 좋을 곳이기에 <런닝맨>이 잘 전했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남산타워’의 경우 서울 하면 떠올리는 대표 관광지이기에 많이 알고, 그다음 알음알음 아는 것이 ‘광장시장’일 것이다. 그러나 잘은 몰랐던 곳. 이미 <런닝맨>이 찾았던 곳이지만, 이번에는 숨기지 않고 이곳이 보고 즐길 만한 곳임을 명확히 알린 것은 시장의 번영을 위해서라도 꼭 해야 할 것을 했다는 차원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을 수 없다.

그 중 가장 몰랐던 곳이라면 ‘광화문 광장 주변’에 있는 ‘한글가온길’의 존재를 알린 것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광화문을 알고 광화문광장도 알지만 그 주변에 이런 길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점에서 <런닝맨>은 공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서울의 볼거리는 수없이 많지만, 그 중 알려져야 할 것 같은 곳이 알려지지 않았던 점은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러나 많은 시청자가 보는 <런닝맨>에서 이곳을 한 번 다뤄주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내국인에게 지금은 약간 뜸할지 몰라도 <런닝맨> 초기에는 그들이 가는 곳을 일부러 따라 움직이는 여행객도 많았으며, 현재는 외국인들이 <런닝맨>이 간 곳 흔적을 찾아 여행 중이기도 하다.

더 많은 볼거리를 소개하는 의미에서 <런닝맨>은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지만, 그것은 어떤 특집을 꾸리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하니 시청자가 이해하는 부분이다. 또 무조건 지역 랜드마크만을 조명할 수 없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 누구라도 공감할 만한 지역 대표 랜드마크라면 ‘O 민속촌’, ‘xx 랜드’처럼 숨기는 것은 큰 의미가 될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을 찾아 헤매는 시청자에게는 불편함만 줄 수 있을 테니, 이 부분은 개선하는 것이 더 나으리라 생각도 든다.

영화 <수상한 그녀>를 비롯한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심은경과 정용화를 필두로 한 씨엔블루의 멤버인 이종현, 강민혁, 이정신의 전 멤버가 함께한 <런닝맨>은 서울의 대표 관광지를 제대로 알리는 편이 됐다.

더불어 시민과 외국 여행자들까지 방송에 참여한 모습은 소통과 교류라는 면에서 큰 칭찬을 들을만한 편으로 꼽을 수 있다. 단독 협찬이나 노골적 알리기를 위한 장소 제공이라면 숨기는 게 맞겠지만, 그곳이 공적인 기준에서 쉽게 알 수 있고, 시청자가 알고 싶은 곳이라면 이번처럼 오픈하는 것이 더 옳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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