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 강호동 세상 되면 퇴보하는 시스템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1. 2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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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은 강호동이 안 보일 때 가장 빛을 발한다. 강호동의 활약보다는 참여하는 개개인의 능력이 예능 속의 생활체육을 살리고, 그곳에서 생겨나는 긴장감이 시청률을 유지케 한다. 그러나 그것을 잊은 채 강호동을 살려놓으니 바로 ‘1박2일화’ 되는 현상을 동계 전지훈련 편에서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난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은 대전팀과 새해 첫 경기를 가져 참패를 당한 바 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동계훈련. 그러나 동계훈련이라는 말만 들어도 대충 어떤 그림이 그려질 것인가를 예상할 수 있는데, 그 예상은 단 하나 벗어나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들이 그려낸 동계훈련 그림은 시청자가 늘 보아오던 <1박 2일>의 그림이었다. ‘차 안에서 이야기 나누기’는 것도 완벽하게 <1박 2일> 그림. 소원성취해준다고 적어 내라고 한 것으로 전지훈련 프로그램을 짜 향한 곳이 바닷가였고, 그곳에서 그들은 입수만 안 했을 뿐 <1박 2일>의 그림을 그려냈다. 게임까지도 유사했다. ‘가위바위보 게임’에 이은 ‘코끼리코 덩크게임’은 이것이 ‘예체능’인지 ‘1박2일’인지 헛갈리게 할 정도였다.
그곳에서 멈췄다면 그저 향수를 느끼는 차원에서 그랬다고 생각하겠지만, 멈추지 않고 마음껏 먹은 후 1시간 오침 시간을 갖는 소원성취 모습 또한 ‘1박2일’ 그림이었다. 또 식당 씬도 비슷한 상황.
방에서 피디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도 우리가 늘 보아오던 ‘1박2일’ 그림이다. 피디가 작은 분량으로 진행하려 하니 ‘피디 너 진행 욕심내지 마!’ 할 때 오고 가는 신경전도 상황은 약간 달랐지만, 평일 <1박2일>을 보는 듯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시스템으로 잠시 외도를 하며 드러난 문제가 <예체능>의 정체성을 흔들었다는 점이다.
<예체능>이 가지고 있는 그나마 좋은 시스템이라면 강호동의 진행력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매번 바뀌거나 유지되는 생활체육에 선수가 바뀌어 진행되는 것은 새로움이었으며, 시청자는 그들이 시민들과 어우러지는 모습에 긴장감을 가지며 몰입할 수 있었다.
<예체능>이 타 프로그램과 다른 면이 바로 스포츠라는 점이었는데, 그 장점을 죽여 토크가 들어가고 익숙한 야외 버라이어티 요소가 침입하자, 다시 듣고 보기 싫은 단점들이 재연돼 아쉬움을 줬다.
현재는 외면 받지만 예전 강호동의 장점이라고 불렸던 호령하는 듯한 고성의 진행이 살아났고, 각 게스트를 휘어잡으려는 패턴이 살아났다. 또한, 익숙하게 PD가 개입하는 그림이 이어진 것은 시청자가 어떤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가를 헛갈리게 했다. 문제는 이런 패턴이 현재 시청자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식상한 진행이란 것이 판정됐고, 그 스타일로 진행하던 프로그램은 모두 사라졌다.
그간 <예체능>은 강호동이 아닌 멤버들의 개인 역량이 초점화돼 시청률이 유지됐다. 조달환이 그 주인공이었고, 현재 ‘김혁-서지석-줄리엔강’이 농구실력으로 주인공화 됐다. 이런 현상은 기존 토크프로그램이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보아오던 것이 아니었기에 그나마 특색으로 뽑혀 시청하게 했는데, ‘예체능의 1박2일화’는 시청자에겐 배심감을 느끼게 하고 말았다.
‘어쩌다 한 번인데!’라고 생각하는 안이함은 <예체능> 또한 식상하다는 생각을 불러올 수 있다. 강호동을 살려놓으니 기존 그가 진행해 오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진행방식 모두가 살아났다. 더불어 귀도 피곤해졌다. 왜 <예체능>의 장점을 죽이는지 이해 못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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