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식상함은 도려내야 한다

뻔히 보이는 식상함까지 가져가는 것만큼 위험한 게 또 어디 있을까! <나 혼자 산다>가 점점 식상해지는 것은 보인 그림이 다시 보이고, 보기 싫은 그림을 계속 보여주는 것 때문일 것이다.

<나 혼자 산다>는 첫 멤버 구성이 무척이나 잘됐기에 그들이 무엇을 하든 ‘솔로’가 살아가는 방식을 보고 공감하기가 쉬웠다. ‘노홍철-김태원-이성재-서인국-데프콘-김광규’의 모습은 저마다의 색깔이 뚜렷했고, 점점 공동체 생활로의 변화는 홀로남들의 변화상을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이들은 형제와도 같은 모습을 보이며 개인의 생활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롤모델이 되었다. 서인국이 김태원과 친해져 가는 과정과 이성재가 데프콘과 친해져 가는 과정들은 홀로남이어도 인생의 동반자가 있으면 행복하다는 모습을 보여줘 좋게 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멤버가 한 명씩 바뀌어 가면서 홀로남의 성격이 더 강해졌고, 건전한 방향으로 가던 <나 혼자 산다>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갖게 했다.

무엇보다 최고의 장점인 교류가 없어졌다는 점에서 더한 아쉬움을 갖게 한다. 현재도 나름 희미하게 남아있긴 하지만, 그 모습이 예전처럼 살갑고 다정하게 보이는 것만은 아니어서 아쉽다.

김광규는 홀로 여행하는 모습을 보였고, 홀로 에어로빅을 하고 있으며, 어머니와 형과의 모습을 보이지만 대부분이 지극히 개인적인 포커스로 이동했다.

전현무 또한 개인적인 일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개인적인 모습은 모두 보여주기식 모습으로 자연스럽지 못한 상황은 <나 혼자 산다>에서 가장 식상한 시간이 되고 있다. 이미 다른 홀로남이 보인 모습을 따라하는 모습 정도만 보이는 전현무는 새로운 그림이 없다. 그가 보인 헬스나 자전거 타기 등은 이미 노홍철과 강타가 보인 그림으로 전혀 그 개인의 매력을 더할 만한 그림은 아니다.

전현무는 <나 혼자 산다>에서 개인이 보일 수 있는 개성적인 면이 전혀 없어서 사실 있으나 마나 한 존재지만, 개인의 인맥인지 회사의 파워인지 잘 버텨내고 있다. 사실 가장 빨리 빼야 할 멤버 중 한 명으로 강타와 비슷한 수준의 식상한 그림과 활약도를 보이고 있다.

김광규가 시도한 에어로빅은 어쩌면 그가 잘하는 그림이어서 그려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사실 홀로남이 공감하기란 어려운 그림이기도 하다. 함께 하기도 어렵고, 시도도 어려운 그림. 그만의 독창성은 있으나 올드한 그림. 한 번 보기는 좋으나 식상하기 이를 데 없는 그림이기도 하다.

차라리 김광규의 취미 생활을 유도하고, 시청자까지 그 그림에 공감하기 위했다면 좀 더 그들의 생활상이 비슷해질 수 있는 그림으로 유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홀로남이 쉽게 할 수 없는 그림이라면 차라리 에어로빅보다는 요가가 더 안성맞춤 아이템이었을 것이다.

전현무나 김광규가 보인 그림이 식상한 것은 너무 올드한 그림, 빤한 그림이어서이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요가 또한 빤한 그림일 수 있지만, 차라리 <나 혼자 산다>의 홀로남 2~3인을 모아 같이 배우게 하는 그림이었다면 또 다른 화면을 제공했을 것이다. 교류하는 모습도 그릴 수 있으니 일거양득.

어떤 응용을 하는가에 따라 식상함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에 <나 혼자 산다>는 그 부분을 귀찮아하는 듯 보인다. 그렇다고 아예 못 그리는 그림도 아니고, 이미 한두 번 그린 그림인데 안 그리는 것은 귀찮음으로 생각해도 무리는 아닐 듯하다.

어떻게 대입해도 식상한 그림만 나오는 전현무보다는 새로운 멤버 파비앙이 기존 멤버들과 하나 되는 모습. 남의 취미에 함께 하는 모습들을 그려내는 것도 좋은 그림이 될 것이다. 데프콘이 김용건의 취미에 함께 한 그림은 칭찬할 만하다. 아직도 교류라는 그림과 좀 더 좋은 홀로남의 취미 생활로 유도하는 그림이었으니 말이다. 김광규도 자신이 할 줄 아는 것보다는 새로운 것에 함께할 때 매력이 더 커 보인다. 솔로남의 홀로 생활도 좋지만, 그 솔로남끼리도 재미있는 생활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보이는 게 우선이어야 할 <나 혼자 산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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