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이제 더 큰 곳을 볼 때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12. 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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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은 명실상부 최고의 MC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은 최선을 다해 1위에 올려놓는 MC로 시청자뿐만 아니라 연출자에게도 무척이나 사랑받는다. 때로는 경쟁 프로그램의 선전으로 1위를 잠시 내주긴 하지만, 그 잠깐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1위를 탈환하는 게 그가 가지고 있는 꾸준함과 실력이다.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토요일 동 시간대 1위를 8년간 놓쳐본 적 없으며, 일요일 <런닝맨>은 최초 3~5%의 시청률에서 20%에 육박하는 시청률까지 치고 올라가는 저력을 보인 바 있다. 지난해 잠시 <진짜사나이>에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꾸준히 1위를 해왔던 것이 <런닝맨>이다. 민폐 프로그램 <맨발의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런닝맨>은 시청률에서 10% 초반대까지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KBS의 <해피투게더>는 신동엽으로 시작했지만, 프로그램 역사에 유재석이란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켜놨다. 2003년부터 유재석이 이끈 <해피투게더>는 10년이 넘는 시간을 한결같이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어쩌다 한 번씩 내주긴 했지만, 그걸 빼앗겼다고 할 수 없기에 부동의 1위를 지켜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2007년 시작된 <해피투게더 시즌3>는 현재 10% 초반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때로는 10% 이하의 시청률을 보일 때도 있지만, 이 현상은 주중 예능 프로그램이 겪고 있는 현실이기에 <해피투게더>만 저조하다고 말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해피투게더>를 평가할 때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동 시간대 경쟁 프로그램과의 성적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지금까지 경쟁 프로그램에게 1위를 내준 적은 그리 많지 않고 항상 주도권을 잡아왔다.
또한, <해피투게더>는 주중 예능 프로그램에서 꾸준히 10%를 넘기는 시청률을 보였지만, 대부분 타 예능은 평균 10%를 넘는 기록을 세운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
이런 종합적인 상황들을 고려해 볼 때 <해피투게더>는 여러모로 KBS를 안정적으로 먹여 살렸다는 것은 어지간히 알만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은 수년째 연예대상에서 그 공헌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평소 그렇게 크게 신경을 써주지도 않는다.
항상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이제는 그 행복에 겨워 둔감해진 KBS는 다른 프로그램에 온통 정신이 팔려 있는 모양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는 것은 이제 제작진과 유재석, 박미선, 박명수, 신봉선만 남은 상태. 제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관심이 끊긴 상황은 막막함일 것이다.
방송사에서 힘 좀 있다고 하는 중역진들의 관심은 온통 다른 곳에 팔려 있는 상황에 <해피투게더> 팀은 고난의 연속일 테고, 이제 시즌3도 어언 8년차로 접어드는 상황에 앞길 또한 막막하기 이를 데 없다.
공중파 프로그램 전체 상황이지만, <해피투게더>도 평균 시청률이 떨어지는 상황은 많은 스트레스로 자리 잡을 것이고, 이 또한 현 방송사의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언제 없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MBC에서 <놀러와>가 폐지되며 유재석은 현재 공중파 3사 3개 프로그램만 진행하고 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수의 한계가 3~4개가 적당하다고 했던 그의 말대로 하면 현재 알맞은 수다. 하지만 이제 그에게도 큰 결정을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지독히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고, 지긋하게도 자사의 프로그램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이는 KBS에서 한 프로그램을 줄이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워낙 자신보다 딸린 식구를 생각하는 유재석이기에 책임감 때문에라도 프로그램을 오래 하지만, 오래 한다고 해서 그들을 위하는 것은 아니기에 정리하고 더 큰 도약을 위한 발걸음을 보일 때다. 또 다른 곳에서도 그들을 위한 길은 있을 테니.
다매체 시대가 됐고, 케이블과 공중파의 벽이 무너지는 세상에 이제 굳이 공중파만을 고집하는 것도 고지식함일 것이다. CJ의 tvN이 약진하는 시대이기에 케이블 진출도 생각해 보면 좋을 듯하다. 케이블 tvN은 오락채널로 이제 10~50대 시청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종편이긴 하지만 JTBC도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에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도 영리함일 것이다.
무엇보다 tvN과 JTBC는 창조적인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내고 있고 도전 정신이 있어, 기존 유재석의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이미지의 유재석을 만들 가능성이 농후한 곳이다. tvN은 ‘응답하라’ 시리즈와 ‘꽃보다 OO’ 시리즈. 그리고 신 드라마 왕국으로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이웃집 꽃미남>을 성공시키고 있고, 오락 채널로 <SNL코리아>, <코미디빅리그>를 안정적으로 사랑받게 하고 있다. 젊은 PD들의 창조력이 있는 곳이기에 새로운 이미지의 유재석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
이제 굳이 공중파를 고집할 이유도 없는 세상이 된 것은 국민이 3사 공중파에 미쳐 있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신을 끊임없이 홀대하는 곳에서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다 좀 더 자신을 키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영역을 확장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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